서울 아파트 전세 다시 꿈틀, 13주 만에 하락 멈추고 매물도 뚝
올해 들어 안정세를 유지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전세 물건이 큰 폭으로 줄었다. 게다가 새 아파트 입주 물량 마저 부족하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3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 1월 마지막 주 -0.02%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한 뒤 내림세가 이어졌다. 민간조사기관인 부동산R114의 지난주 조사(4일 기준)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1% 오르며 1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가격의 선행지표 격인 수급지수 역시 오름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이번 주 94.7을 기록하며 대선이 끝난 3월 14일(89.6) 이후 7주 연속 상승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3월 첫째 주(7일 기준) 120.6에서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128.2로 두 달 동안 7.6P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가격을 낮춘 급전세 등이 빠르게 소화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전세자금 대출은 전월 말(131조3349억원) 대비 2086억원 증가한 131조5435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장에선 전세 물건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5980건으로 두 달 전(3만585건)과 비교해 17.8% 감소했다. 성북구(-33.6%), 강동구(-26.3%), 송파구(-26.2%) 등의 감소 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2020년 8월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시행 이후 많이 감소해 그해 10월 1만6000건 수준까지 줄었다가 이후 조금씩 늘었고,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거래량이 줄면서 지난 3월에는 5만2398건(5일 기준)까지 증가했다.
오는 8월 임대차3법 시행 2년이 되면서 임대차 시장이 다시 한번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큰데, 물량이 두 달 새 20% 가까이 감소한 것을 놓고 일부에서는 그 전조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제도 시행 이후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던 세입자들은 8월부터 신규 계약을 해야 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를 앞두고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거두거나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라며 “신규 입주 물량마저 적어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추진 중인 임대차3법 개편을 통한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임대차3법에 대해 “거의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임대 리츠 활성화를 통한 민간임대 주택 공급 촉진, 건설임대 등 등록임대 주택 확충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임대차3법을 손보겠다고 했지만, 당장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며 “임대차3법으로 인한 전셋값의 상승, 다중가격의 형성, 전세의 월세화 등의 부작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 갱신 기간을 2+1년으로 묶고, 고가 전세에 한해 5% 상한을 폐지하는 등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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