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안타1위' 한화 터크먼, 정말 잘 데려왔다

양형석 2022. 4.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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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초반 최고의 신입 외국인 타자로 우뚝

[양형석 기자]

SSG 랜더스가 개막 8연승이라는 엄청난 기세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물론 SSG가 '특급좌완' 김광현이 복귀하면서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시즌 개막 후 8연승으로 단독선두를 질주할 거라 예상한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SSG의 선발진이 아직 박종훈과 문승원이 복귀하지 못했음에도 8경기 중에서 무려 75%에 해당하는 6번의 선발승을 따냈다는 점이다.

반면에 2020년 95패, 작년 83패를 기록하며 2020년대 들어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당했다. 한화는 김태균(KBS N스포츠 해설위원)과 송광민, 이성열(KT 위즈 2군 타격코치) 등 최근 1,2년 사이에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야수들이 차례로 은퇴를 하면서 선수단, 특히 야수들의 평균연령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팀이 젊어진 만큼 아직 경험과 노련미가 쌓이진 못했다. 

6연패로 힘들게 시즌을 시작한 한화는 지난 주말 KT와의 홈3연전에서 금요일 경기 패배 후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를 가져가며 시즌 첫 연승과 함께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물론 한화의 시즌 첫 승을 이끈 에이스 닉 킹험과 팀 내 최다타점(6개)을 기록 중인 노시환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역시 한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따로 있다. 시즌 초반 타율(.484)과 최다안타(1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새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한화 터크먼이 1회에 타격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대에 못 미치는 신입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

올 시즌을 앞두고 10개 구단 중 기존 외국인 타자와 재계약을 체결한 팀은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뿐이다. 그리고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KT를 비롯한 나머지 8개 구단은 외국인 타자 교체를 단행했다. 8명의 새 외국인 타자들은 저마다 해외리그에서 크고 작은 실적을 가지고 각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새 외국인 타자들의 초반 활약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전 동료로 빅리그 통산 타율 .277 132홈런415타점441득점을 기록했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는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일부 야구팬들은 다저스 시절이던 2017년 빅리그 28홈런을 기록했던 푸이그가 올 시즌 홈런왕 후보가 될 거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푸이그의 시즌 초반 성적은 타율 .222 1홈런1타점4득점2도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한국야구에 익숙한 제라드 호잉 대신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스위치히터 외야수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다. 라모스는 작년 트리플A에서 무려 타율 .371 12홈런57타점62득점을 기록한 강타자로 큰 기대 속에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 타이거즈)를 잊게 해줄 거라던 거물 외국인 선수 라모스는 타율 .242 1홈런4타점에 득점권 타율도 1할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름 때문에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자마자 '테스형'이라는 별명이 붙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개막 2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트리며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이후 빈타에 허덕이며 1할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LG트윈스가 핫코너 고민을 털어버리고자 야심 차게 영입한 빅리그 6년 경력의 리오 루이즈도 .148의 낮은 타율에 홈런 없이 2타점에 그치며 7승1패로 잘 나가는 LG의 몇 안 되는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2020년대 들어 2년 동안 함께 했던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202cm의 장신 외야수 DJ 피터스를 데려 왔다. 하지만 피터스는 8경기에서 타율 .133 1홈런2타점3득점에 허덕이며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NC다이노스의 닉 마티니도 지난 10일 LG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지만 .233의 타율로는 아직 이동욱 감독과 NC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다.

시즌 개막 후 8경기 중 6경기에서 멀티히트 폭발

터크먼은 콜로라도 로키스와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치며 빅리그에서 5년 동안 활약했다. 257경기 출전에 134개의 안타수가 말해주듯 주전보다는 대타 및 대수비 요원으로 외야 전 포지션을 돌며 활약했다. 그 중에서도 130경기에 출전해 872이닝을 소화했던 좌익수 자리가 터크먼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다. 물론 빅리그 레벨을 기준으로 보면 준수한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 선수가 된 터크먼은 작년 12월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30만+연봉70만)의 조건에 한화와 계약했다. 터크먼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관심을 받았지만 성적이 저조하면 2군에 내려가는 일본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출전기회를 보장하는 KBO리그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그렇게 터크먼은 작년 12홈런70타점을 합작했던 라이온 힐리, 에르난 페레즈를 이은 한화의 2022 시즌 새 외국인 타자로 낙점됐다.

터크먼은 시범경기에서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200 1홈런5타점7득점1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의 안정감과 적극적인 주루플레이 등은 인상적이었지만 시범경기임을 감안해도 역시 타격성적이 아쉬웠다. 2019년의 호잉을 끝으로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한화로서는 올해도 외국인 타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 성적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하자 터크먼은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했다.

지난 2일 두산과의 개막전부터 홀로 2루타 하나를 포함해 3안타1타점1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터크먼은 시즌 개막 후 열린 8경기 중 무려 6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은 .167에 불과하지만 시즌 타율 .484에 OPS 역시 1.242에 달한다. 개막 2연전부터 좌익수 자리에서 뛰어난 수비실력을 과시했던 터크먼은 5일부터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여전히 안정된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한화의 외야에는 터크먼과 동갑인 노수광(1990년생) 정도를 제외하면 1997년생 김태연, 2001년생 임종찬, 1999년생 이원석, 1994년생 장운호 등 젊은 선수들이 많다. 터크먼이 그저 외국인 선수로 개인성적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젊은 외야수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화의 외야가 빅리그 5년 경력의 베테랑 터크먼을 중심으로 뭉친다면 한화의 젊은 외야수들은 하루라도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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