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을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이숙자 2022. 4. 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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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문화카페'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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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자 기자]

 빈 노트와 펜 세 자루.
ⓒ pexels
 
나는 배우는 걸 참 좋아한다. 제일 재미있는 일도 공부하는 일이다. 돌이켜 보면 배우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해왔다. 지금 내 나이는 팔십이 다 돼 간다.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공부하는 모습이 낯설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배움에는 나이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적어도 그때그때 분위기는 맞추려 노력은 한다.

내가 살고 있는 군산시에서는 '동네 문화카페'라는 사업을 2018년부터 해오고 있다. 이 사업은 시가 평생학습으로 시민 화합과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학습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개발한 군산시민의 특화된 학습형 일자리 평생 사업이다. 강사와 매니저는 일자리를 얻고 지역 골목 가계들은 장소 대여비를 받고 시민들을 무료 강습을 받으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혜택을 받는 일이라서 인기가 높다.

'동네 문화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2시간씩 보통 14회 정도 한다. 긴 시간이 아니라 무료하지 않아서 썩 괜찮다. 과목이 357과목이 있어 자기가 좋아하는 걸 골라 학습을 하면 된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친목도 다지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고 소통도 할 수 있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엔 길 건너 서점이 있다. 책을 사거나 빌릴 경우에 가끔 들리는 곳이다. 며칠 전 서점에 갔더니 그곳에서 '시 낭송' 강의를 한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서점 사장님에게 강사님 전화를 받아 전화했다고 하니 참여 가능하다고 대답한다. 참여 인원도 많지 않아 소란스럽지 않아 좋다.

수강 정원은 5~7명. 오미크론 때문에 여태껏 강의가 밀리다가 4월이 되면서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시 낭송'을 신청했다. 시를 좋아는 하지만 시 낭송 강의는 들어본 적은 없다. 시를 좋아해서 한길문고에서 시 낭송회가 있을 데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다. 그 시간은 정말 마음이 구름 위를 걷는 듯 마음이 마냥 부풀어 오른다. 

산다는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힘들다. 그 힘든 마음, 지친 마음을 어디에선가 위로받고 싶은 것이 시 인지도 모른다. 내가 시를 좋아하기 시작한 시절도 중학교 시절, 감성이 풍부하고 외로움을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해야 했던 시절, 외로움을 시를 통해서 위로를  받으며 힘든 시절을 견뎌냈다. 항상 시심에 젖어 혼자서 아름다운 감성을 키웠었다.  

시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느낌을 운율이 있는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글이다. 나는 시를 좋아한다. 아마도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믈 거라고 생각한다. 시를 읽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아늑한 느낌이다. 마음의 쉼이 아닐지, 말을 하지 않아도 시심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또 다른 세상의 풍경이 내 안에 머물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시 낭송이라는, 아직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같이하는 사람들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 보련다. 또 다른 길을 가면서 나만의 동굴 안에 보물을 저장해 놓고 가끔씩 꺼내여 위로를 받고 싶다. 삶은 도전이다. 도전이 멈출 때는 내 안에 저장해 놓은 보물들을 꺼내여 놀면서 살려한다.

선생님은 남자분인데 목소리가 저음으로 참 매력적이다. 시 낭송을 하는 방법을 알려 주며 돌려 가면서 낭독을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가끔씩 낭독했던 기억이 나서 부끄럽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만날 것이다. 

시 낭송은 고저와 장단, 리듬, 호흡과 발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쉬어가야 할 곳, 마지막 연에서는 천천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을 해 주셨다. 한 번 두 번 자꾸 연습을 하면서 더 나아지는 모습이라고 말씀해주신다. 반복과 연습이 좀 더 나은 결과를 낳으리라 믿는다.

오늘 낭독한 시는 이정하 시인이 쓴 시다.     
           
동행       
- 이정하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스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혼자였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혼자였다.
기대고 싶을 때 그의 어깨는 비어있지 않았으며,
잡아 줄 손이 절실이 필요했을 때 그는 저만치서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 산다는 건 결국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
비틀거리고 더듬거리더라도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 들어선 이상 멈출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그 외길.......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아아, 그것처럼 내 삶에 절실한 것은 없다. 

이 시를 읽으면 정말 공감이 된다. 세상은 매일 변한다. 변하는 만큼 내 발자국도 한발 한 발 떼어 놓는다. 나는 다시 이 새 봄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하기보다는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놀이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나만의 길을 걸어가련다.

"이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게 아무것도 없다. 대상도 변하고 여건도 변한다. 어느 곳 하나 안심할 수 없는 게 우리 삶이다. 덧없는 곳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도 자기를 알고 자기를 성장시키는 일에 열중했으면 한다. 사람은 가장 큰 위로는 존재다. 삶이란 함께 하는 여정이지 다른 게 없다. 함께 할 사람이 있어 위로를 받는다." - <그때 그때 가볍게 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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