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일지

이경진 2022. 4.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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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해방을 꿈꾸는 세 남녀. <나의 해방일지> 속 달라도 너무 다른 3남매가 된 이민기, 김지원, 이엘이 말하는 가장 보통의 일상 구원기.
「 세상과 부딪히며 살아내는 법, 이엘 」

Q : 굉장히 여성적인데, 또 중성적인 느낌이네요. 모순적인 매력이랄까

A : 종종 듣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조금… 잘생긴 거죠(웃음).

Q : 그동안 소위 ‘센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어요. 〈나의 해방일지〉의 염기정은 그간 한 작품 중에서 가장 현실에 밀착한 캐릭터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A : 맞아요. 가장 땅에 발 딛고 선 애죠. 늘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에서 보는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거나,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 차에 〈나의 해방일지〉 대본을 봤는데, 기정이 등장하는 첫 페이지를 읽자마자 너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Q : 염기정을 보며 생각했어요. 사람은 언제 가장 외로울까 하고

A : 든든하게 서포트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들면 혼자라도 곧게 서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무너지면 곁에 있는 것도 놓치는 경우가 생기죠. 다들 지지하는데, 정작 스스로 그걸 못 믿으면 아무 소용 없고요. 그런 순간이 가장 외로운 것 같아요, 저는.

이민기가 입은 네이비 재킷과 화이트 셔츠는 모두 Dior Men. 김지원이 입은 톱은 Khaite by Mu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엘이 입은 톱은 Maison Margiela.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누군가는 인생을 버텨내는 것이라 하고, 누군가는 살아내는 것이라더군요. 당신에게 인생은 어떤가요

A : 지금은 기정처럼 부딪혀보고 살아가는 쪽이에요. 호기심도, 사람을 향한 관심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거든요. 10대까지 버텨내는 인생을 살았어요. 그러다 독립이라는 걸 하게 됐는데, 객관적으로 김지현(본명)이라는 인간이 너무 불쌍하게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집 안에서 스스로 고립시키며 살아왔다는 생각이. 세상엔 재미있는 게 많은데, 그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깨고 나온 거예요.

Q : 당신에겐 치열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의 분위기가 있어요. 실제로 세상이 정해놓은 길이 아닌, 당신이 원하는 길을 개척해 왔더군요. 고등학교 자퇴도 그렇고요

A : 고등학교를 그만둔다는 게 10대 때는 엄청 큰 일이잖아요? 그걸 겪으면서 제 사고가 한 번 크게 회오리쳤어요. 가둬놓았던 저를 한꺼번에 확 푼 거예요

Q : 그때 자신을 돌아보면

A : 무모했죠.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때의 저를 만날 수 있다면 “잘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 기정이 말하더군요. “올겨울엔 아무나 사랑할 거야. 진짜 아무나.”

A : 아하하하. 실제로 그러면 큰일나는데. 기정을 연기하면서 속으로 내내 그랬어요. 아이고, 안 된다, 안 돼. 기정아, ‘워워워’(웃음).

이엘이 입은 니트 톱은 Recto. 팬츠와 스커트는 Akris. 슈즈는 Eenk. 이민기가 입은 화이트 셔츠는 Ami. 라이트 베이지 데님 팬츠는 Recto. 로퍼는 Giuseppe Zanotti.

Q : 이엘 씨는 어떤 사람에게 빠지는 편인가요

A : 어릴 때는 기준이 많았어요. 이젠 달라요. 지금 누군가를 만난다면 나무 같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이기도 해요. 나무는 그 자리에 묵묵하게 서서 많은 것을 내어주잖아요. 바라는 것 없이. 제가 상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타일인데,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저도 조금은 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 유튜브 채널 ‘이엘저엘’을 봤어요. 와인 애호가로서 와인의 매력은

A : 일단 너무 맛있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과 와인 맛을 공유하는 것도 너무 좋고요. 또 와인은 열어둔 시간에 따라 맛과 향의 퍼포먼스가 완전히 달라지잖아요? 그걸 연기에 접목해 보니 흥미롭더라고요. 내가 출연한 작품도 한 번 볼 때와 두 번 볼 때의 감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 더 애정하게 됐죠.

Q : 서동욱 작가가 그린 이엘 씨 그림도 인상적이었어요

A : 작가님이 저를 직접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린 그림이에요. 그림으로 정지해 있는 저를 보는 건 또 다르더군요. 그 안에 있는 색깔이나 그림의 톤, 얼굴 표정 같은 게 뭐랄까, 그림 자체가 저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Q : 만약 이엘 씨가 직접 자화상을 그린다면 어떤 색이 꼭 필요할까요

A : 연필이나 볼펜만 사용하고 싶어요. 흰 바탕에 검은색 선 하나. 선으로 나를 그려놓으면 누구나, 언제든 칠할 수 있으니까요.

링클 셔츠와 코튼 재킷은 Bottega Veneta. 블랙 데님 팬츠는 Acne Studios.

Q : 열려 있군요. 살면서 놓친 것에 대해 예민하게 돌아보는 편인지

A : 저는 포기가 빨라요. 기회든 사람이든 놓쳤다고 해서 미련은 갖지 않아요. 할 만큼 했는데도 나에게 오지 않은 거면 애초에 내 것이 아니라고 믿으니까요. 지난 일에 연연하다가 앞으로 올 것을 놓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도 없다고 생각하죠.

Q : 잘 모르지만 오늘 만난 이엘은 생각이 깊은 긍정주의자 같아요

A : 정말요? 저 상당히 비관주의에, 염세주의에, 허무주의적인 인간이에요. 다만 그런 사람인 게 싫어서 반대로 살아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바뀌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보였다니, 다행이에요.

Q : 〈나의 해방일지〉 하루 전날, 해외공작 스파이 ‘희원’ 역으로 출연한 〈야차〉도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출연 작품이 같은 시기에 공개되는 건 장단점이 있겠죠

A : 장점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2년간 열심히 찍기만 했지, 내놓은 게 딱히 없어요. 뭔가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마냥 들떠요.

Q : ‘이엘의 해방일지’를 쓴다면 어떤 내용이 꼭 들어가야 할까요

A : “다 내려놓아라.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모두 내려놓고 흐름에 맡겨라.”

니트 톱과 팬츠는 모두 Proenza Schouler. 슈즈는 Schutz.
「 꿈은 작고 행복은 컸다, 이민기 」

Q : 거리가 온통 비로 젖어 있는 날이네요

A : 비 오는 날, 좋아해요. 비 특유의 정서를요. 지금은 안 그러지만, 옛날에는 비 오면 무조건 술 마시곤 했죠.

Q : 좋아하는 정서를 품은 날, 아침 일찍 화보 촬영이군요

A : 오늘 8시에 일어났어요. 보통 9시 반~10시쯤 일어나니까 제겐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네요. 그래도 좋은데요? 비도 오고.

이엘이 입은 톱과 스커트는 모두 8 by Yoox. 김지원이 입은 오프숄더 니트 드레스는 Chloé.

Q : 3년 전 〈뷰티 인사이드〉를 마치고 〈엘르〉와 만났을 때 “역할을 준비하는 동안 최대한 그 캐릭터처럼 지내자는게 제 연기방식”이라고 했어요. 〈나의 해방일지〉에서 맡은 염창희를 받아들고 어떻게 지냈나요

A : 최대한 뭘 안 하려고 노력했어요. ‘창희 역할을 하는 이민기라는 배우’보다 ‘그냥 창희’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컸어요. 인공적인 건 빼고 싶었어요. 대본이 존재하는 드라마지만 제 마음만큼은 다큐였죠. 메이크업이나 의상에도 손을 거의 뗐어요.

Q : 누구에게나 꿈과 현실의 괴리가 큰 시기가 있는데, 염창희도 그런 걸 느끼는 인물인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요

A : 저는 꿈을 크게 꿔본 적이 없어요. 그에 비해 지금 큰 행복을 누리고 있기에 꿈과 현실의 괴리를 느끼는 시기는 딱히 없었어요. 배우가 된 후 작품을 통해 그런 감정을 느끼긴 한 것 같아요. 가령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걸 쏟아야 하는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런 작품에서 노력한 만큼 성과를 못 냈을 때 아쉬움을 느꼈죠.

Q : 그럴 땐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나요

A : 방법이 있나요. 그저 다음 작품을 또 해나가고, 또 해나가는 것뿐. 그런데 또 그래요. 수년 지나서 돌아보면 내가 열심히는 했으나 노련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온 힘을 쏟았는데 잘하지는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지나봐야 아는 것 같아요.

Q : 그나저나 큰 꿈을 꿔본 적 없다는 게 의외입니다. 모델로 활발히 활동했고, 지인들과 밴드 ‘302호’를 결성하기도 했잖아요.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 왔기에 많은 꿈을 품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A : 원래 고등학교 졸업 후 포장마차를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모델을 보고, 모델이나 해볼까 해서 모델과를 지원했는데 덜컥 붙었어요. 모델로 활동하다가 연기 오디션에 붙었는데, 하다 보니 또 연기를 잘하고 싶더라고요. 연기하다 보니 음악을 알게 돼서 ‘그렇다면 음악도 한번?’이 됐고요. 생각해 보면 20대에는 다들 초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쩜 그렇게 관심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은지. 왜 빗방울 하나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시기 있잖아요? 그때는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많이 하자’였는데 지금은 ‘주어진 것부터 잘하자’가 됐죠(웃음).

Q : 하고 싶은 건 많아도 그걸 추진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크잖아요. 전자였던 셈이네요

A : ‘해볼 수 있는데 안 하면 후회한다’는 게 있어요. 준비된 상태에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서 늘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가 된 거죠.

Q : 〈나의 해방일지〉 키워드로 ‘위로’가 떠오릅니다. 인생이 막막할 때 당신은 어떤 것에 위로를 얻나요

A : 인생에서 가장 막막한 문제와 가장 큰 위로가 모두 사람이기에 일단 사람은 뺄게요. 그 밖에 자연과 땀, 음식으로부터 위로를 얻어요.

Q : 세상이 아무리 험난해도 버릴 수 없는 신념이 있다면

A : 내가 힘들다고 타인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요. MBTI 성격 테스트에 나올 법한데, 제가 ‘피해받는 것도 싫고 타인에게 피해 주는 것도 싫은’ 성격이에요. 아, 저는 ISTJ와 ESTJ를 오갑니다.

Q : 당신을 무장해제시키는 게 있나요

A : 결국 작품 같아요. 무장해제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품은 나를 움직이죠.

Q : SNS를 보니 라이딩을 즐기던데, 라이딩은 어떻게 느끼나요

A : 이전에 선생님들이 ‘멍’ 때리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자전거를 타면서 알게 됐죠. 집에 누워 ‘멍’ 때리는 것과는 질적으로 달라요. 굉장히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멍해져요. 그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Q : ‘이민기의 해방일지’가 있다면 어떤 걸 써넣을래요

A : “과거를 생각하다가 오늘도 과거가 되었네.” 어디에서 읽은 문구예요. 지금의 저에게 필요한 말 같아서 써놓고 싶군요.

Q : 〈나의 해방일지〉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요

A : 가랑비처럼 다가가길 바라요. 남녀 불문, 나이 불문, 뭔가 하나씩 와닿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씩 젖다 보면 끝에 홀딱 젖어 있지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어요.

「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의 삶일지라도, 김지원 」

Q : 당신이 해석한 〈나의 해방일지〉의 염미정은 어떤 사람인가요

A : 달걀 같은 느낌이 있어요. 이미 세상에 태어났지만, 다시 껍질을 깨려는 병아리 같은 인물이죠.

Q :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라는 미정의 내레이션이 콕 박혔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일찍이 일을 시작하면서 여러 관계를 맺고 살아왔을 텐데

A : 연기 자체보다 그 안의 관계에서 오는 에너지 소비가 더 클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대인관계라는 게 누구에게나 쉽지 않잖아요? 대사를 보고 ‘와, 많은 분이 공감하겠다’ 싶었죠. 저도 배워가는 중이에요. 염미정 역시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린 나이고요. 찾아가는 중이죠.

Q : 나이가 들수록 관계 맺기에 혜안이 생기는 것 같나요

A :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혜안이 생겼나 싶으면, 이래서 서운하고 저래서 서운하고(웃음). 늘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민기가 입은 네이비 재킷과 화이트 셔츠, 팬츠는 모두 Dior Men. 김지원이 입은 톱은 Khaite by Mue.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엘이 입은 톱은 Maison Margiela.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A : 타이밍. ‘시절 인연’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예쁜 눈으로 상대를 볼 수 있는 타이밍에 만나서 그걸 오래 유지하려고 힘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 ‘온 우주에 홀로 남은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온 염미정의 조언자로 〈태양의 후예〉의 윤명주와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어요. 세 사람이 만나면 어떨 것 같나요

A : 하하하. 미정은 본인만의 색이 뚜렷한 친구라서 윤명주나 최애라가 아무리 조언해도 ‘나는 내 갈 길 갈게!’ 할 거예요. 그렇지만 미정이가 두 사람을 좋아할 것 같긴 해요. 무모할 만큼 솔직하고 용기 있는 친구들이라 그런 모습을 동경할 것 같거든요.

Q : 진취적인 윤명주, 강단 있는 최애라, 고독한 염미정. 너무나 다른 인물인데 어때요? 일상에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 편인가요

A : 안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반드시 느끼는 순간이 와요. 그 인물로 인해 내가 조금 바뀌었구나, 하는 순간이요. 캐릭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배우는 것 같아요

Q : 〈쌈, 마이웨이〉에서 박서준 씨에게 펼친 폭풍 애교 신은 지금도 SNS를 떠돌며 사랑받고 있어요

A : 처음엔 좋으면서도 민망하고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그리워요. 그 드라마가 벌써 햇수로 6년이 됐어요. 청춘의 푸르름을 잘 담아낸 드라마였기에 지금 보면 ‘저때 참 푸릇푸릇했구나. 그립다!’ 싶은 거죠.

Q : 이것도 ‘타이밍의 운’ 같은 면이 있네요. 그런 청춘 연기는 또 그 나이에 가장 찬란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

A : 맞아요. 딱 한 번뿐인 거니까. 리플레이는 없는 거니까요.

수트 재킷은 Bottea Veneta.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사랑받을 때 행복한가요, 줄 때 행복한가요

A : 고민되는 질문인데요? 받기만 하는 건 부담스럽고, 주기만 하는 건 살짝 서운해요. 둘 다 결국 반쪽이니까요. 잘 주고받으며 하나가 됐으면 하죠.

Q : 과거의 김지원에 비해 지금의 김지원은 무엇이 더 발전했을까요

A : 약간 플러스마이너스 제로 같아요. 그래도 발전한 게 있다면, 나를 잘 돌볼 수 있게 된 것? 이전엔 채찍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이제는 제 부족함을 그대로 바라보고, 잘한 부분은 스스로 당근도 줄 수 있는, 그걸 아는 정도는 된 것 같아요.

Q : 당신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A : 가족과 강아지, 탈출구 같은 나의 사람들, 좋아하는 향수와 음악. 이런 것들이 내일로 가는 힘을 줘요.

Q : 어떤 향수를 좋아하나요

A : 그때그때 다른데, 최근엔 나무 향을 즐겨 썼어요. 중성적이고 차분하고 우디한 게 미정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뿌리고 다녔죠.

Q : 언니가 있죠? 당신은 어떤 동생인가요

A : 친구 같은 동생! 같은 막내인데, 미정이랑은 달라요. 미정은 심부름도 많이 하고 집안일도 도맡아 해요. 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둘밖에 없는데 공평하게 하자!’ 그래요(웃음). 두 살 터울이어서 어릴 땐 치고받고 많이 싸웠는데, 지금은 언니가 든든한 조언자예요.

김지원이 입은 니트 톱과 이너 피케 셔츠, 셔츠는 모두 Miu Miu. 이민기가 입은 니트 셔츠와 재킷은 Sandro Homme.

Q : ‘김지원의 해방일지’를 쓴다면 어떤 게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나요

A : 뭘 써야겠다는 건 없는데, 필요한 건 있어요. 자물쇠가 꼭 필요해요. 아무도 못 보게 꽁꽁 감춰야지(웃음).

Q : 비밀이 많은가 봅니다

A : 그런 건 아니지만 누군가 본다면 일기장을 들키는 기분일 테니까요. 혹시 아세요? 요즘 초등학교 친구들 다이어리는 지문 인식 같은 게 된대요. 장난 아니죠? 그거 너무 갖고 싶어요.

Q : 마지막 질문이에요. 요즘 김지원은 행복한가요

A : 웃음꽃 만개한 것보다 평안함이 저에겐 행복이에요. 요즘 평안해요. 그래서 행복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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