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 제자훈련부터.. 교회학교 대면 활동 기지개

박용미,최경식,강주화,박이삭,유경진,서은정 2022. 4. 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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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목회를 말하다] 교회학교 다시 세우자

코로나19는 교회의 성인공동체뿐 아니라 교회학교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만남과 나눔의 기회가 차단되면서 신앙교육이 약해졌다. 교회학교 출석 인원도 많게는 70%까지 떨어졌다. 그 가운데서도 ‘믿음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려는 교회 리더십의 노력도 이어졌다. 사회 전반에 걸쳐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교회마다 교회학교 다시 세우기에 고삐를 죄고 있다.

“비대면, 공동체성·신앙 동력 약해져”

“부모가 교회를 오지 못하는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지난 2년여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학교 활동을 묻는 질문에 대한 목회자들의 한결같은 대답이다. 박명룡 청주서문교회 목사는 5일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신앙교육이 아주 힘들었다”면서 “특히 여름과 겨울에 준비해온 성경학교를 통한 신앙집중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신앙 동력이 많이 떨어진 게 가장 안타깝다”고 전했다. 특히 부모가 비신자이고 ‘나홀로’ 교회학교를 다녔던 아이들은 팬데믹 이후 교회에 완전히 발길을 끊게 된 경우가 많아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성락성결교회 소년요셉공동체 학생들이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유튜브 캡처


비대면 확산에 따른 비대면 예배로의 전환도 큰 도전이었다.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 소년요셉공동체(초등학교 4~6년)를 담당하는 이현준 목사는 “코로나 직후 처음으로 비대면 예배를 드리면서 장비나 문화가 익숙지 않아 당혹스러웠다”면서 “소통하는 예배가 아니라 시청하는 예배, 또는 보는 예배가 돼버린 경향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팬데믹 기간 영상예배 확산과 출석률 저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덕균 광주아가페교회 목사는 “영상 예배를 드리면서 대면 예배를 굳이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면서 “편안한 신앙생활에 길들여져 교회 출석과 봉사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고 털어놨다. 일부 지역 중소교회에서는 이미 아이들 발길이 끊겨 교회학교가 사라진 곳도 있고, 주변 큰 교회로 아이들을 보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부터 ‘문고리·창문’ 심방까지

팬데믹이 언제 종식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교회들은 마냥 두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전도와 심방, 교육, 예배 방식이 이어지고 확산됐다. 이른바 ‘코로나 스타일’로 적응한 것이다.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코로나 기간 교회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심방을 펼치고 있다. 교역자가 교회학교 어린이 가정이나 학원 등에서 기다렸다가 차량에서 간식거리, 선물 등을 전달하고 기도해주는 식이다.

‘문고리 심방’도 있다. 코로나 확진으로 외출을 하지 못하는 가정을 방문, 집 문고리에 음식이나 말씀 메시지 등을 놔두고 오는 방식이다. 제주성안교회(류정길 목사)는 집 앞에 선물과 공과공부 자료를 놔두고 오는 식으로 교회와의 끈을 놓치지 않게끔 노력을 기울였다.

전북의 익산예안교회(오주환 목사)는 ‘창문 심방’까지 시도했다. 코로나 이전 출석 인원이 500여명이었는데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시도한 방법이다. 다음세대 양육 담당인 이성호 목사는 “아이가 있는 가정마다 돈가스 햄버거 편지 등을 문밖에 놔두기도 하고, 창문을 통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 충신교회(이전호 목사)도 일대일 또는 문고리 심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성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이 지난해 줌으로 ‘랜선 캠프’를 진행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일부 교회는 세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줌(Zoom)과 유튜브, 카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대전 동구 대전삼성교회 조요한 전도사는 “줌과 동영상 등 비대면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제자훈련과 문화교실 프로그램을 실시했다”면서 “아이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도록 최소한의 끈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위드 코로나’ 분위기 확산… 대면 활동 기지개

‘4월 23일부터 6월 4일까지 초등부 성경공부 제자훈련이 있습니다.’ 서울 늘푸른교회(박근용 목사) 초등부가 최근 교회학교 학부모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교회에서 대면으로 90분 정도 진행하고, 이후 학원에 가는 친구들을 위해 간단한 식사도 제공한다. 마지막 성경공부 날에는 놀이동산 등에서 종강 파티도 계획하고 있다.

주요 교회학교마다 팬데믹 상황 종료를 염두에 두고 이르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대면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를 위해 교회마다 학부모 설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 D교회의 경우 개별적이고 정기적인 만남을 지속하면서 교회학교 학생들의 교회 이탈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조만간 방역과 콘텐츠를 모두 잡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부모와 함께 드리는 예배’를 드렸던 경북 경산 진량제일교회는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부터 회복시켜 나갈 예정이다.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는 당분간 하이브리드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유년부를 담당하는 김온유 전도사는 “지금 단순히 인원수를 늘리기보다는 아이들이 최대한 오프라인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1차 전략”이라며 “바로 온라인을 끊어버리고 오프라인으로 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 점차적으로 오프라인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용미 최경식 강주화 기자 박이삭 유경진 서은정 인턴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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