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창업 탐방] (1) 공유주방-식자재·인건비 낮은 배달 메뉴로 승부해야

노승욱 2022. 4. 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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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은 화력(火力)이 세야 되는데 LPG가스를 쓸 수 있나요?”

“계약 기간을 못 채우면 어떻게 되나요?”

“임대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

서울 강남 일대 공유주방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쏟아낸 질문들이다. 매경이코노미 창업전문기자들이 운영하는 자영업 전문 유튜브 채널 ‘창업직썰’은 지난 3월 25일 예비창업자들과 함께 공유주방 4곳을 둘러보는 ‘대국민 창업 탐방-공유주방 편’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유튜브 창업직썰의 대국민 창업 탐방 안내 영상. 1회 공유주방 편(위)과 2회 본아이에프 편(아래). (창업직썰 제공)

▶창업 희망자·전문가 함께 방문

▷장밋빛 설명회에서 ‘창업 청문회’로

대국민 창업 탐방은 예비창업자 10여명이 프랜차이즈나 창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장밋빛 설명만 있는 기존 창업 설명회와 달리, 객관적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업계 전문가와 창업전문기자, 그리고 해당 프랜차이즈를 실제 운영 중인 점주들을 만나 Q&A를 진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각자 다른 상권에서 같은 창업 아이템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 간 네트워킹을 지원, ‘창업 동기’끼리 정보 교류를 하고 상권 분석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덤. 프랜차이즈 대표나 임원의 설명이 유튜브 창업직썰에서 중계되니 온라인 대국민 창업 설명회 기능도 한다.

1회로 진행된 공유주방 창업 탐방에는 영영키친, 고스트키친, 위쿡딜리버리, 도시주방 4곳이 참여했다. 수도권은 물론, 부산에서도 올라온 예비창업자 10명이 오후 1~7시에 순차적으로 4곳을 둘러보며 질문을 쏟아내 ‘창업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공유주방에 대한 투자와 창업을 준비 중인 벤처캐피털(VC) 임원, 공유주방에 대한 문의에 답을 찾으러 온 창업컨설턴트도 있었다. 이날 최연소로 참여한 20대 중반 예비창업자는 “20대 초반에 인형 뽑기방,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창업했다가 최근 배달전문점으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배달 창업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로 나선 이는 외식업 경력 20여년째인 윤태승 상봉냉면칼국수 사장. 지난 2016년 배달전문식당을 창업해 배달의민족에서 가장 높은 재주문율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윤 사장은 “공유주방은 월세 저렴한 곳만 찾아서는 안 된다. 흡배기, 식자재 적재 공간, 위생 상태 등 조리 환경이 최적화됐는가를 최우선으로 따져야 한다”며 시종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대형 SUV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나 대기 시간에는 틈틈이 개별 맞춤 무료 컨설팅도 이뤄졌다.

지난 3월 25일 진행된 대국민 창업 탐방-공유주방 현장. 예비창업자 10명이 창업 전문가들과 함께 강남 일대 공유주방 4곳을 둘러보고 Q&A와 무료 컨설팅도 원스톱으로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노승욱 기자)

▶공유주방 4곳 원스톱 비교 호평

▷대표와 Q&A 하고 ‘무료 창업’ 기회도

공유주방들은 매력 발산에 적극 나섰다. 영영키친 송파점에서는 조영훈 대표가 예비창업자들을 직접 맞아 시설을 안내하고 즉석에서 ‘스탠딩 Q&A’ 시간을 가졌다. 배달전문식당을 직접 창업하면 각종 설비의 ‘감가상각비’가 만만치 않고, 라이더 수수료 단체 할인도 받기 어렵다며 공유주방의 장점을 강조했다. 특히, ‘청년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만 25~39세 청년 2명으로 구성된 창업팀이 영영키친이 제공하는 레시피를 받아 창업할 경우, 공유주방 임대료를 무상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조영훈 대표는 “자체 개발한 메뉴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여주려는 취지다.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 3개월마다 성과를 평가해 혜택을 연장할 수 있다. 메뉴는 창업팀과 협의해서 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고스트키친 강남점에서는 최정이 대표와 월매출 1억원 넘는 우수 입점주가 30분 넘게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수수료를 인상한 배민과 쿠팡이츠에 대한 성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고스트키친에서 2년 넘게 분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입점주는 “이번에 고객 부담 배달팁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그래도 매출 대비 수수료 부담이 47%에 달한다”며 배달 창업의 민낯을 그대로 전했다.

윤태승 사장은 “식자재비 비중이 낮고 인건비가 덜 드는 업종이 생존에 유리하다. 메뉴가 프랜차이즈화되면 식자재값이 급등한다. 프랜차이즈화가 더디 진행되고 수요가 많은 중간 지점의 메뉴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쿡딜리버리 강남구청점에서는 각각 양꼬치와 샐러드 주방을 운영하는 두 입점주가 노하우를 전했다. 입점한 지 한 달도 안 돼 주문이 쇄도하게 된 비결, 강남 일대에서 배달하던 라이더에서 월매출 억대의 맛집 점주로 변신하게 된 스토리를 들려줘 감동을 줬다.

끝으로 찾은 도시주방 고속터미널점은 공유주방 외에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넓고 깨끗한 홀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모았다. 교통이 복잡한 입지는 아쉽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고속터미널 1층에서 부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정부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된 창업 탐방은 저녁 7시에 마무리됐다.

한 예비창업자는 “공유주방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있어 좋았다. 아직 창업 아이템을 못 정했는데 다음 창업 탐방에도 참여해서 비교해보고 싶다”며 흡족해했다. 재능 기부로 참여한 윤태승 사장은 “오랜만에 예비창업자들과 만나니 장사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 언제든 다시 참여하고 싶은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본도시락·본설렁탕 창업 탐방

▷4월 8일 진행…‘창업직썰’에서 신청

오는 4월 8일에는 대국민 창업 탐방 2회로 ‘본아이에프(본도시락, 본설렁탕)’ 편이 진행된다. 영등포에 위치한 본아이에프 본사에서 창업 설명회와 Q&A 시간을 가진 뒤, 본도시락과 본설렁탕을 실제 운영 중인 점주를 만나러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전문가 패널로는 정부 주관 소상공인 컨설팅 사업을 담당해온 강성민 대한가맹거래사협회장이 나선다.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 신청과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창업직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53호 (2022.04.06~2022.04.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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