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폴타바로 긴급구호품 전달.. 구호품 받기 위해 목숨 걸고 트럭 운전 '팀플레이' 빛나

최기영 2022. 3. 31. 03: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석진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에 우크라이나 동부에 긴급구호품이 전달되기까지의 여정을 편지로 보내왔다.

이 목사는 앞서 지난 21일 긴급구호팀을 꾸려 출국, 갖은 난관과 위기를 뚫고 현장을 찾아 구호품을 전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연합봉사단 이석진 목사 긴박했던 순간 전해와
이석진(가운데) 목사, 조영연(오른쪽 두 번째) 우크라이나 선교사 등 긴급구호팀이 지난 21일 헝가리행 비행기 탑승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석진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에 우크라이나 동부에 긴급구호품이 전달되기까지의 여정을 편지로 보내왔다. 이 목사는 앞서 지난 21일 긴급구호팀을 꾸려 출국, 갖은 난관과 위기를 뚫고 현장을 찾아 구호품을 전달했다. 이 목사는 서울 광염교회 협력선교사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폴타바(Poltava)에서 사역하다 러시아 침공 직전 우크라이나를 떠난 조영연 선교사와 함께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국경에 머물며 소식을 보냈다. 이들은 “구호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17년째 헝가리에서 집시 사역을 하는 정도 선교사가 협력을 위해 구호팀을 맞이했다. 1차 목표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2시간 거리의 데브레첸(Debrecen)으로 이동해 구호품을 구입하고 우크라이나 최서단 도시인 무카체보(Mukachevo)로 보내는 것이다. 이곳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있어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헝가리 트럭 운전사들이 이곳까지는 이동하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동쪽으로는 더 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폴타바에서 무카체보까지의 거리는 대략 1100㎞. 운전사에게 ‘목숨을 걸고 가겠다’는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폴타바에서는 온몸으로 전쟁을 겪고 있는 성삼위일체교회 구원의방주교회 성도들로부터 구호품 목록이 전달됐다. 쌀 밀가루 마카로니 고기통조림 비상약 등이 주를 이뤘다. 폴타바 내 8개 마을과 인근 동쪽 지역 주민들의 생명줄이 되어 줄 물건이다. 조 선교사의 사역을 통해 세워진 두 교회 성도들은 가스와 전기 사용이 어려워진 지금 나무로 불을 피워 음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 데브레첸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호에 필요한 물건을 살펴보는 모습.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긴급구호팀은 구호품 구매를 위해 대형마트로 향했으나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물량 제한 품목은 30㎏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한 품목은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이었다. 이 목사는 “수십 톤으로도 부족한 마당에 고작 30㎏밖에 살 수 없어 답답했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구호 현장에서 이럴 때 늘 사용하는 단어가 있다고 했다. ‘제발’이란 뜻의 ‘플리즈(Please)’였다. 그는 “매장 직원들에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 참상과 고통받는 주민 상황을 설명했다”며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목숨을 걸고 트럭을 운전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도 곁들였다”고 했다.

다행히 매장의 한 직원이 “방법이 있다”며 말했다. 헝가리 정부에서 구호 활동을 허가한 헝가리개혁교회의 ‘사랑의 봉사단’을 통하면 대량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제안이었다. 사랑의 봉사단은 헝가리개혁교회가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만든 단체다. 평소에도 활발하게 사역을 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면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긴급구호팀은 현지 사랑의 봉사단 측과 ‘팀플레이’를 전개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