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전기차 i4.."명품 장인이 만들면 달라"

조인영 2022. 3.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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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외관에 내연기관차 못지 않은 퍼포먼스
효율 높인 회생 제동 시스템에 6천만원대 매력적 가격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 주행 모습ⓒBMW 코리아

주행 퍼포먼스와 에너지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안전성을 높이면서 내연기관차 못지 않은 짜릿함도 구현할 수 있을까? BMW의 이 같은 고민은 전기차 i4 탄생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회생 제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BMW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더하는 방식으로, 치열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제대로 승부수를 던졌다.


BMW 코리아는 지난 28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BMW드라이빙센터에서 'THE BMW i4 미디어 테스트 드라이브' 행사를 열고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를 선보였다.


이날 주행코스는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출발해 인천 강화문 소재 초록곰커피를 거쳐 BMW 바바리안모터스 계양전시장에 최종 도착하는 총 109km 거리였다. 시승 차량은 'i4 eDrive40' 알파인 화이트였다.


'잘생긴 차'의 대명사인 BMW 답게 i4 역시 단단하면서도 매끄러운 실루엣이 돋보였다. 총중량 2435kg임에도 불구, 4시리즈 그란 쿠페의 역동적 비율을 그대로 이어받아 앞태부터 뒤태까지 유려한 자태를 뽐낸다.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 전면ⓒ데일리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표면이 닫힌 세로형 키드니 그릴이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로 탈바꿈하면서 그릴 크기도 작게 줄일 법 하건만 BMW의 상징성답게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에 자리한 슬림한 헤드램프와 그 아래 위치한 수직형 에어 커튼은 키드니 그릴과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나 잘생겼다'고 자랑한다.


전면에서 시작해 후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유려한 루프 라인은 쿠페 디자인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실루엣을 잘 보여준다. 후면의 슬림한 L자형 리어 램프도 쿠페 다운 스포티함을 물씬 풍긴다.


외관은 황홀했지만 운전석은 당황스러웠다. 초도 물량으로 가져온 이 차량은 전동시트가 아닌 수동시트가 장착돼있었다. 시트를 앞으로 당기는 버튼을 찾느라 한동안 헤매고, 좌석 높낮이와 등받이 레버도 일일이 당기는 번거로움(?)을 거친 뒤에야 콘보이(Convoy)를 따라 출발할 수 있었다. 전동시트는 2분기 판매 물량부터 순차 적용된다고 한다.


부드럽게 바퀴가 굴러가자 안전벨트가 즉각적으로 상체를 감싸안으며 주행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운전 내내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존재감을 자랑했지만 그다지 덕을 보지는 못했다.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 실내ⓒ데일리안

오히려 운전석 시야 중앙에 자리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말 그대로 운전 보조에 충실한 역할을 해냈다. 이전 보다 75% 커진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도로를 달리는 동안 도로노면을 표시하거나, 좌·우회전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미니 내비게이션으로 바뀌며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도로 상황에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반면 내비게이션은 도로 상황 보다 반박자 느리게 안내해 상당히 감내하기 어려운 응답성을 보여줬는 데, 숙련된 운전자가 아니라면 차라리 T맵, 카카오맵을 켜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i4는 전기차이면서도 BMW가 가장 잘하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성능을 탑재했다. 대표적인 것이 5세대 BMW e드라이브와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이다.


e드라이브의 경우 가솔린·디젤 모델과 달리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 토크를 발휘,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주행하는 맛을 더하기 위해 맛깔나는 음향 시스템인 아이코닉사운드 일렉트릭도 넣었다.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데일리안

제대로된 퍼포먼스를 느껴보기 위해 가속 구간에 진입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Sport) 모드로 변경한 뒤 액셀레이터를 있는 힘껏 밟았다. 전기차임에도 앞으로 튕겨져 나갈듯한 힘이 즉각적으로 느껴졌다.


차가 달려나가자마자 마치 로켓을 발사하는 듯한 웅장한 소리가 곧바로 이어졌다. 액셀레이터를 살짝 살짝 밟자 곧바로 우앙-우앙-거리며 다양한 소리로 답했다. i4는 340PS의 최고출력과 43.8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0km에서 100km까지 5.7초 만에 주파하는 i4 eDrive40답게 계기판 숫자가 빠르게 바뀌며 무섭게 도로 위를 질주했다. 폭발적인 가속 성능에 사운드마저 따라주니 주행하는 쾌감이 여느 디젤 차량 못지 않았다. 평상시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즐기는 차량 오너라면 제대로 임자를 만난 듯 하다.


스피드 구간이 끝나기 무섭게 와인딩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코너링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마련된 코스였다.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움직일 때 마다 민첩하되 결코 가볍지 않은 움직임이 이어졌다.


두께 110mm의 초슬림형 삼성SDI 고전압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하면서 무게 중심을 낮췄는데, 이 같은 저중심 차체 설계로 코너링 성능이 더욱 향상됐다.


전면 후드를 연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 ⓒ데일리안

탄탄한 차체는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제대로 뒷받침한다. 곳곳에 탑재된 알루미늄 전단 패널과 프론트 서브 프레임, 고장력강은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동시에 주행 효율성을 높여준다. 과속방지턱에서는 리어 서스펜션에 장착된 에어 스프링이 스스로 높이를 조절하며 부드럽게 주행하는 맛을 높였다.


BMW가 자랑하는 적응형 회생 제동 시스템은 기대가 컸는 지 실전에선 다소 아쉬웠다. 적응형 회생 제동 시스템은 인공지능(AI)이 교통 상황에 따라 더 적절한 모드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방 차량이 있는 경우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앞차 거리에 따라 회생 제동 정도를 스스로 선택해 주행한다. 반대로 도로 상황이 여유로우면 액셀레이터에서 발을 떼도 적극적인 회생 제동 보다는 관성 주행을 선택해 더 나은 에너지 효율을 택하는 방식이다.


회생 제동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기어 레버를 D모드에서 B모드로 변경하니 마치 정차하려는 듯 적극적으로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B모드로 변경하니 계기판도 D에서 B로 바뀌며 내부에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중임을 알렸다. 앞이 쏠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제동 성능이 강했던 탓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계속 타다 보면 익숙해지겠지만, 한동안은 불편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순수 전기 그란 쿠페 'i4' 후면 ⓒ데일리안

i4의 1회 충전 시 복합 주행거리는 429km다. 교통상황에 따라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고, 주행모드도 여러 차례 바꾼터라 제대로된 전비 측정을 할 수 없었지만, 정속 주행만 유지한다면 1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편도 주행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급속 충전 시 10분 만에 164km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잘생긴 외관에 실망시키지 않는 주행 퍼포먼스, 연비 효율성까지 더한 전기차 i4는 매우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정부 및 지자체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제외한 가격은 6650만원이며 보조금은 최대 580만원 가능하다. 6000만원 초반대라는 매력적인 가격이면 테슬라 모델3 뿐 아니라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를 고민하는 고객들의 선택지도 끌어올 수 있다.


i4는 프리미엄 성능과 BMW의 전기차 기술이 만난 전기차로 퍼포먼스와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다. 6000만원 내외 가격에서 럭셔리 전기차를 고민했던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는 전기차에 공을 들인만큼 탄탄한 차체와 주행거리,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국내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이미 초도물량 3700여대의 사전예약 완판을 알리며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BMW가 테슬라, 벤츠, 아우디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명실상부 최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i4 M50ⓒ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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