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거짓말에 발 묶인 수사관.. 친구가 살해당했다

이선필 2022. 3. 1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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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영화] <드라이>

[이선필 기자]

 영화 <드라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설정이 최근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주요 흐름이었다면 이 영화는 다른 선택을 했다.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캐릭터의 서사를 쌓았고, 그 간극에서 긴장감을 키워가는 식으로 말이다. 새로운 스릴러 공식에 목 말랐다면 곧 개봉할 <드라이>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20년 전 한 소녀의 죽음으로 고향을 떠나게 된 연방수사관 에런(에릭 바나)은 오랜 친구 루크(마틴 딩거 월)가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인지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를 기다리는 건 마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다. 과거 소녀의 죽음과 관련해 마을 이웃들은 에런이 거짓말을 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에런은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한다. 그런 모습에 도움을 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생기고, 수사망을 좁혀갈수록 에런은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한다. 다름 아닌 심리적, 정신적 고통이 시작된 것. 죽은 소녀는 에런의 짝사랑 상대이기도 했고 루크와 절친한 사이기도 했다. 친구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게 20년이 지나 스스로의 마음을 옥죄는 요소로 작용한 셈이다.

이처럼 스릴러의 탈을 쓰고 있지만 영화는 한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쫓고 묘사한다. 미제 사건 자체에 중심을 둔 게 아니라 청소년기 트라우마와 현실과의 괴리를 점차 키워가며 긴장감을 담보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 상당수가 루크 사건의 공범 내지는 모의자로 보이기까지 한다.
  
 영화 <드라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영화 <드라이>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진진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과정을 일종의 서브 플롯으로 놓고 영화는 오롯이 서로 다른 정서를 지닌 인물들을 제시한다. 에런이 수사를 하면 할수록 스스로 괴로워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드라이>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은 2016년 발표된 제인 하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떠오르는 여성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제인 하퍼는 <드라이>에도 깜짝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호주 키와라는 가상의 마을이다. 오랜 가뭄으로 말라 비틀어진 땅과 동네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호주 빅토리아 주 근교에 있는 윔메라 지역을 택했다. 영화 후반부 궁지에 몰린 사건의 진범이 스스로의 몸을 불태우려 할 때 공간적 배경이 빛을 발한다. 메말라 버린 정서, 거짓이 거짓을 낳는 참을 수 없는 악순환이 해당 공간에 펼쳐지며 괴로운 감정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한줄평: 할리우드식 뻔한 스릴러에 지친 관객에게 추천
평점: ★★★☆(3.5/5)

 
영화 <드라이> 관련 정보

원제: The Dry
감독: 로버트 코놀리
출연: 에릭 바나, 제네비에브 오렐리, 키어 오도넬, 존 폴슨
수입 및 배급: ㈜영화사 진진
러닝타임: 117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22년 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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