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많이 팔린 차는 G80..출고대기 짧은 게 통했다

문희철 2022. 3. 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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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장기간 출고 대기를 기다리다 못한 소비자가 마음을 바꾸면서 계약 후 빠르게 인도받을 수 있는 차량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준대형 세단 G80이 지난 1~2월 내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1위로 집계됐다. 지난 두 달 동안 G80은 1만992대가 팔렸다. 국내 전 차종 중에서 G80이 가장 많이 팔리는 현상은 다소 이례적이다. 신차 출시 2년이 지난 데다 현대차 그랜저(3812만~4388만원), 기아 K8(3220만~4526만원) 등 동급의 국산차 대비해 1800만~2000만원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올해 자동차 판매 순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출고 기간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G80의 출고 대기기간은 약 4개월로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모든 차종 중 가장 짧은 편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 입장에선 단가가 비싼 차량부터 출고하는 것이 보다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다”며 “그랜저와 G80에 똑같이 수급이 어려운 반도체를 사용한 부품이 들어간다면 당연히 G80부터 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고 시점이 판도를 바꾼 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싼타페는 지난해 4만1739대가 팔리면서 ‘국민 아빠 차’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1~2월 판매량은 4367대로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차의 QM6(5735대)에 밀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에서 반도체를 직접 공급받고 있어 경쟁사 대비 출고 지연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지금 주문해도 연내에 인도받기가 어렵다. 싼타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 E클래스(4555대)보다 덜 팔렸다. 싼타페 출고 지연은 전자제어장치(ECU) 소자 부족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출고 지연 사태를 겪더라도 ‘대체 차종’이 없는 경우엔 사정이 또 다르다. 기아 카니발이 대표적이다. 전방 레이더용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지금 주문하면 10개월 후에나 신차를 받을 수 있지만, 올해 카니발 판매량은 8783대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산 미니밴 중에선 카니발을 대체할만한 차량이 없어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분야는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서 조달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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