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호는 김수영.. '온몸의 시학'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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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수영(1921~1968)의 시론을 묶은 '시여, 침을 뱉어라'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김수영 연구자로 '김수영 전집'을 편집한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이 김수영이 쓴 시론과 문학론에 해당하는 산문들을 뽑아 엮었다.
400번째 책으로 김수영 산문집을 발간한 민음사는 '김수영 붐'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 책들을 통해 김수영은 한국문학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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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민음사, 300쪽, 1만4000원
시인 김수영(1921~1968)의 시론을 묶은 ‘시여, 침을 뱉어라’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0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김수영 연구자로 ‘김수영 전집’을 편집한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이 김수영이 쓴 시론과 문학론에 해당하는 산문들을 뽑아 엮었다.
책에는 시론을 비롯해 일상 단상, 시작 노트, 월평이 수록됐다. 김수영의 솔직하고 용감한 시를 낳은 치열하면서도 현대적인 논리를 만날 수 있다. 1부 시론에 묶인 10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어쩌면 맨 앞에 실린 글 ‘시여, 침을 뱉어라’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시여, 침을 뱉어라’는 1968년 4월 부산에서 펜클럽 주최로 열린 문학 세미나에서 발표한 글이다. 9페이지 분량의 이 글은 “나의 시에 대한 사유는 아직도 그것을 공개할 만한 명확한 것이 못 된다”로 시작되지만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시론이 됐다.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
이 문장은 ‘온몸의 시학’으로 명명된 김수영 시론의 핵심으로 이후 한국 현대시의 닻이 됐다.
‘시여, 침을 뱉어라’라는 충격적인 제목은 “내가 지금-바로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은 이 지루한 횡설수설을 그치고, 당신의, 당신의, 당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일이다”라는 문장에서 나왔다. 책을 엮은 이영준은 “김수영이 추구한 시의 이상은 자유”라며 “시적 이상이 자유라는 것을 열정적으로 천명한 것이 ‘시여, 침을 뱉어라’이다”라고 설명했다.
시인이 시에 대해 쓴 산문을 읽는 것은 그의 시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 된다. 김수영 시는 사후 5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읽히고 있다. 김수영의 산문은 글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어렵거나 현학적이지 않다. 작가 이응준은 김수영의 산문에서 정확성을 높게 평가했다. “치열한 시인으로서 김수영은 정확한 산문가 김수영으로부터 나오고, 치열한 산문가 김수영은 정확한 시인이었다.”
민음사가 펴내는 세계문학전집은 매 100번째 책으로 한국 작품을 선택해 왔다. 100번은 ‘춘향전’, 200번은 ‘홍길동전’, 300번은 ‘이상 소설 전집’이었다. 400번째 책으로 김수영 산문집을 발간한 민음사는 ‘김수영 붐’의 주역이기도 하다. 김수영은 생전에 ‘달나라의 장난’이라는 시집 한 권밖에 출판하지 못했다. 그의 시는 사후에 부활했다. 민음사가 1974년 ‘오늘의 시인총서’ 시리즈를 출범시키면서 1권으로 김수영 시선집 ‘거대한 뿌리’를 발간했고, 이 시집이 엄청난 인기를 끈 것이다. 이후 김수영 시와 산문 선집이 차례로 출판됐고 81년에는 전집이 발간됐다. 이 책들을 통해 김수영은 한국문학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된다.
98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첫 책으로 시작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25년 만에 400권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35개국 작가 175명의 작품 318종을 소개했다. 판매된 책은 2000만부가 넘는다. 민음사에 따르면 독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57만부가 팔렸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54만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44만부로 뒤를 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41만부), 조지 오웰의 ‘1984’(31만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24만부) 등 10만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40여종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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