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부터 생전 유산 기부로 '뷰티풀 라이프' 설계하자"
김병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목사로부터 ‘유산 기부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건 지난달 13일이었다. 핵심은 한국교회가 거점이 되는 유산 기부 운동 전개였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곳은 그가 대표로 있는 NGO 월드휴먼브리지였다.
“사람들이 생전 유산 기부를 통해 ‘뷰티풀 라이프’를 설계할 수 있게끔 하고 싶다. 어쩌면 우리 사회 ‘돈의 흐름’이 바뀌는 운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약 한 달이 흐른 8일 경기도 성남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판교에서는 이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월드휴먼브리지가 주최한 ‘브리지소사이어티’ 출범식이었다. 브리지소사이어티는 이번 프로젝트의 특별후원자 그룹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출범식에는 유산 기부를 약정한 기부자들과 변재운 국민일보 대표이사,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명예회장, 이후정 감리교신학대 총장, 김경진 소망교회 목사, ㈔피피엘 이사장 김동호 목사, 이규현 부산 수영로교회 목사 등이 참석했다. 변 대표이사는 “브리지소사이어티가 발전하길 응원하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목사는 “브리지소사이어티를 통해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자산을 활용해 하나님께 칭찬 받는 자리에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 명예회장은 김병삼 목사와 함께 브리지소사이어티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변호사를 하면서 유산을 놓고 싸우는 가정을 너무 많이 봤다”며 “부모들이 (유산 기부라는) 멋진 일을 통해 믿음의 가정을 세워나간다면 (유산 기부가)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산 기부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활기를 띠고 있는 나눔 운동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기빙유에스에이(Giving USA)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총 기부금 450억 달러 가운데 유산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나 된다.
한국에서도 유산 기부에 대한 인식은 바뀌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0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자산 일부는 상속이나 증여하고 일부의 자산을 기부하는 방법’에 관심을 나타낸 비율이 2011년 1.0%에서 2020년에는 6.8%로 크게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최근 국내 주요 사회복지법인들은 관련 기구를 만들어 유산 기부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브리지소사이어티가 갖는 차별점은 무엇일까. 월드휴먼브리지는 ‘그리스도인의 자선 실천’ ‘노년의 역동적인 삶’ ‘가정의 화목’이라는 3대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김병삼 목사는 “한국의 많은 단체가 시도했지만 실패한 게 유산 기부 운동”이라며 “우리가 가진 물질을 필요한 곳에 흘려보내는 이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자선 문화가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 월드휴먼브리지에 유산 기부를 약정했거나, 앞으로 정기적인 후원금을 통해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힌 사람은 한두 명이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대한민국요양병원’을 운영하는 부부 조국형 정승아씨가 대표적이다. 이들 부부는 월드휴먼브리지에 이미 1억원을 기탁했으며 앞으로도 매달 고액을 후원하기로 약정했다. 정씨는 “기부는 우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나눔이 브리지소사이어티를 통해 꼭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한종국 서울 강서구 로뎀교회 집사는 아내 고(故) 김연희 권사의 유산 가운데 1억원을 교회 건립에 써 달라며 기탁했다. 월드휴먼브리지에 따르면 김 권사는 면역계 질환으로 20년 넘게 투병하다 2020년 2월 별세했다. 생전에 그는 제주도에서 요양 생활을 했는데 김 목사의 설교를 온라인으로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월드휴먼브리지는 브리지소사이어티 출범을 앞두고 지난해 1월부터 유산 기부 운동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외부 기관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았으며 안전한 기부금 집행을 위해 하나은행 등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월드휴먼브리지는 교회의 자선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독교 자선 연구 사업’ ‘교회학교용 자선 교육 교재’ 등도 출간할 계획이다.
성남=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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