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시도만 10차례.. 이 청년이 찾은 삶의 의미
[김봉건 기자]
윌리엄(아뉴린 바나드)의 꿈은 작가다. 작가가 되길 바라는 이들이 대개 그렇듯이 윌리엄 또한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책으로 출간하길 바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도서 출간을 의뢰했던 출판사마다 번번이 퇴짜를 놓기 일쑤였다. 실의에 빠진 윌리엄, 급기야 살아가는 이유를 찾지 못 하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10차례나.
하지만 죽고자 하는 그의 생애 마지막 바람마저도 뜻대로 이뤄지지를 않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10차례나 시도한 그의 극단적 선택은 모두 실패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윌리엄은 다시 한 번 목숨을 끊겠다며 다리 위로 올라선다. 그의 얼굴 표정에는 비장감이 스며있었다. 차디찬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잠시 호흡을 가다듬던 윌리엄.
▲ 영화 <데드 위크: 인생마감 7일전> |
ⓒ 유로픽쳐스 |
영화 <데드 위크: 인생마감 7일전>은 삶의 의미를 찾지 못 해 방황하다가 자살을 꿈꾸게 되는 한 청년에 관한 이야기다. 자살 조력가와 자살 청부 계약을 한 청년이 아이러니하게도 인생 마감 일주일을 남겨 놓고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의미와 힘을 되찾게 된다는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다.
얼마 후 윌리엄은 레슬리의 자살 조력 계약서에 서명한다. 레슬리는 계약서상 약정된 시간 내에 의뢰인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접근, 의뢰인의 숨통을 찰나에 끊는 고난도의 기술을 갖춘 인물이었다. 윌리엄은 계약서에 서명을 마쳤고, 계약금마저 입금한 상태라 공식적으로 레슬리의 자살 청부 사정권 안에 들어온 셈이다. 이로써 윌리엄에게 생애 마지막으로 남겨진 시간은 정확히 1주일.
▲ 영화 <데드 위크: 인생마감 7일전> |
ⓒ 유로픽쳐스 |
레슬리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에겐 일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일이다. 어느 누구보다 일을 사랑해왔다. 그랬던 그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자살 조력가로서 할당된 실적을 채우지 못 해 윌리엄처럼 자살을 기도하는 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호객 행위를 해야 하는 처지였다. 윌리엄과 성사된 계약은 그중 하나였고, 그를 죽임으로써 자신에게 할당된 양을 비로소 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살 청부 의뢰인 윌리엄은 자신의 은퇴를 막아줄 중요한 고객이자 고마운 은인이었다. 때문에 계약 내용을 어기고 자꾸만 일정을 늦추자고 하는 윌리엄의 부탁이 그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실적을 채워야 하는 상황. 그는 애초의 계약대로 윌리엄을 죽이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어떻게든 죽기를 바랐던 한 사람과 어떻게든 그를 죽여야만 하는 또 다른 한 사람의 이 절묘한 이해관계는 엘리라는 출판사 편집자가 두 사람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면서 어긋나기 시작한다.
▲ 영화 <데드 위크: 인생마감 7일전> |
ⓒ 유로픽쳐스 |
극 중 윌리엄은 엘리를 만나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 했던 삶의 다양한 측면을 경험하게 된다. 삶이란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냥 살아가다 보면 그 이유를 조금씩 터득하게 되는, 그런 게 아닐까. 레슬리는 공교롭게도 윌리엄의 자살 청부에 실패하게 되고, 자상한 아내(마리온 베일리)의 지혜로운 내조 덕분에 삶을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욕심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으며,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사실을 터득하게 된다.
▲ 영화 <데드 위크: 인생마감 7일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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