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 주는 겨울 향수 7_선배's 어드바이스 #101

송예인 2022. 1. 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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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 따뜻한 향기 입기

얼마 전 산 향수에선 향기로운 화이트 플라워 꽃 향에 이어 달콤하게 잘 영근 너트류 향이 길게 이어져 종일 따뜻한 기분이 든다. 동장군, 즉 시베리아 고기압이 맹위를 떨치는 겨울의 한가운데, 패딩과 두꺼운 스웨터로 중무장을 했다면 마무리로 향기를 입을 차례다.

사진 언스플래시

‘향이 따뜻하다’는 건 다분히 직관적인 느낌이지만 보통 톡 쏘거나 산뜻하지 않고, 달콤하거나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뭉근하고 묵직한 느낌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여러 향수에 베이스 노트로 들어가는 머스크, 앰버그리스 같은 동물성 향료가 있고, 카다멈, 시나몬, 정향처럼 차로도 쓰이는 향신료 종류, 바닐라, 꿀, 온갖 너트처럼 가을에 쟁여 놓은 풍성한 수확물, 우디 계열에선 샌들우드, 로즈우드, 시더우드, 과이악 우드의 향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들 향료는 실제로 감귤류, 풀 종류 향료보다 발향이 느릴 뿐 아니라 한번 나기 시작하면 길게 이어져 추운 계절 아니면 자칫 쓰기에 부담스러운 것도 많다.

킬리안 세이크리드 우드

며칠 전 홍콩 세관에서 샌달우드 대량 밀수를 적발했다. 그만큼 샌달우드 자체도 귀한 향료인데, 인도 마이소르 지방의 샌달우드는 멸종 위기종으로 사원 건축에 제한적으로 쓰이며, 80년 이상 된 나무에서 극소량을 추출할 수 있는 향료라 국가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상태다. 이 ‘성스러운 나무’ 향수는 암브레트 시드 앱솔루트와캐롯 시드 오일, 중국과 모로코 아틀라스 산에서 수확한 두 가지 화이트 시더우드 오일을 조합해 마이소르 샌달우드의 향기를 ‘오마주’ 했다. 아미리스 꽃의 달콤하고 따스한 하트 노트에 머르와코파후 밤이 베이스 노트. 맥아유 증기 향이 더해졌다.

KEY 성스러운 사원에 들어선 듯한 고상한, 오래 지속하는 나무 향.

오드 퍼퓸 50mL 36만 8천원.

메모 파리 오리엔탈 레더

아프리카에서부터 이탈리아까지 상징적인 일곱 장소의 가죽 향기를 탐험한다는 의미를 지닌 ‘뀌흐 노마드(CuirsNomades)’ 컬렉션 중 하나로 ‘여행하는 가죽’이란 뜻처럼 중동 오만의 가죽에서 느껴지는 향을 구현한 것이다. 와히바 사막의 황금빛 모래와 태양이 내리쬐는 알하자르 산맥 봉우리에서 영감을 받은 말 그대로 오리엔털 계열 향수. 톱 노트의 주요 향료는 라벤더, 하트 노트는 패출리, 베이스 노트는 레더 어코드인데 하트 노트에서부터 아니스 씨, 시나몬, 바닐라 등 스파이시하고 풍부한 향신료 향이 길게 이어지면서 라벤더, 제라늄 같은 은은한 꽃향기도 감돈다.

KEY 이름에서 연상되는 강렬한 가죽 향기가 아닌, 신비롭고 향기로운 느낌.

오 드 퍼퓸 75ml 31만원.

바나나 리퍼블릭 가드니아&카다멈

우아한 가데니아 꽃과 향기로운 카다멈이 만난 화이트 플로럴 계열. 가데니아, 만다린, 튜베로즈와 향신료인 카다멈이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차분한 플로럴 향을 만들고 이어 드리프트 우드와 웜 앰버의 베이스 노트가 따뜻하고 크리미한 향을 완성한다. 화이트 플라워 계열은 더운 계절엔 자칫 부담스럽게 화려할 수 있지만 춥거나 선선한 계열에 은은하고 신선하게 느껴진다.

KEY오드 퍼퓸도 무겁지 않은 은은하고 우아한 꽃향기.

오드 퍼퓸 75mL 8만1천원.

니콜라이 뿌드르 드 머스크 인텐스

여름의 머스크는 자칫 덥고 답답할 수 있다면, 겨울철 머스크는 따뜻하고 포근하며 편안한 느낌이 된다. 베이스 노트의 머스크에 집중해 실크 담요처럼 몸을 감싸주는 플로럴 오리엔털 계열 향수. 먼저 달콤한 만다린 에센스와 라즈베리, 상큼한 비가라드 에센스 톱 노트를 시작으로 로즈 에센스와 알데하이드, 산사나무가 어우러져 향기로운 느낌을 발산한 후 머스크와 샌달우드, 앰버가 깊이 있고 따뜻하게 이어진다.

KEY향기로운 ‘살 냄새’ 또는 질 좋은 코트 같은 포근한 플로럴 머스크 향.

오드 퍼퓸 100mL 25만4천원 / 30mL 9만천원.

펜할리곤스 하맘 부케 EDT

브랜드 창립자 윌리엄 펜할리곤이 1870년 런던 저민 스트리트에 퍼퓸 하우스를 설립하고 1872년 처음 내놓은 향수. 이국적인 것이 곧 귀족적인 것이던 빅토리아 시대, 런던까지 진출한 터키식 목욕탕의 유황 향과 신비로운 분위기에서 영감 받은 오리엔털 향수다. 당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였던 영국이라 식민지들의 신비로운 문화에 빠져 있던 귀족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재스민, 우디, 머스크, 오리스가 더해진 터키산 장미를 연상시키는 하트 노트에서 샌달우드와 앰버, 머스크라는 고전적인 베이스 노트로 넘어가며 자극적이고 탐미적인 향을 한껏 발산한다. 동물적이고, 따뜻하고 성숙하며, 고서, 수지, 고대의 방을 연상시키는 향.

KEY 전형적인 오리엔털 계열로 꽃 향으로 시작해 따뜻하고 파우더리한 향이 오래 감돈다.

100mL 19만4천원.

구찌 알케미스트 가든 글로밍 나이트

알케미스트 컬렉션 중 부겐빌리아 가득한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집을 지나 자갈이 깔린 길을 걸을 때의 석양에서 영감 받은 향. 마스터 조향사 알베르토 모릴라스가 저녁에서 밤으로 빠져드는 순간을 변칙적일 만큼 예상치 못한 향료의 조합으로 표현했다. 톱 노트에선 따뜻하고 쌉싸래한 향이 시나몬을 통해 피어나고 이어 하트 노트의 우디 베티버가 그를 감싸며 깊고 드라이한 패출리로 마무리되는데, 어느 하나도 두드러지지 않고 어우러져 언뜻 꽃 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KEY 성별 무관 따뜻하고 세련된 스파이시, 우디한 느낌. 강렬한 빨강 패키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드 퍼퓸 100mL 44만원.

버버리 앰버히스

나무의 수지가 굳어 보석이 되는 앰버는 그 자체로 따스하고 풍부한 느낌 향료이기도 하다. 현재는 다른 향료들로 앰버의 향을 연출하는 게 대부분. 꽃이 만개한 뜰 주위로 광대한 황야가 펼쳐진 장면을 그린 향수로 톱 노트부터 앰버그리스, 즉 용연향 어코드가 등장하고 하트 노트는 패출리, 베이스 노트는 통카빈, 베티버, 바닐라여서 보이는 황금빛 그대로 온통 따뜻하고 달콤한 향이 가득하다. 버버리 시그니처 컬렉션 중 하나로, 브랜드의 장인 기술과 디테일에 집중해 병의 매듭은 최상급 이탈리아 가죽, 버버리 트렌치코트 단추와 같은 소재다.

KEY버버리 울 캐시미어 코트처럼 따뜻하고 풍부한 느낌 향이 쉴 틈 없이 계속 이어진다. 진정 추운 계절을 위한 향기.

오드 퍼퓸 100mL 3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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