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하면 사람 귓 속 파고들어 섬뜩..무기는 배에 달린 집게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꽁지에 집게를 단 녀석이
찢어진 나뭇잎 사이로 파고듭니다.
그것도 칼로 벤 듯 찢어져 좁디좁은 틈을
눈 깜짝할 새 비집고 듭니다.
이강운 박사가 집게벌레라고 알려줬습니다.
“ 배 끝에 집게처럼 생긴 무기를 가지고 있죠.
사실은 저게 미모예요.
즉 ‘배 끝에 있는 털’인 미모가 공격용 무기로 바뀐 겁니다.
집게벌레와 달리 사슴벌레는 턱이 공격용 무기로 바뀐 것이고요.”
“그럼 저 집게로 사냥하는 겁니까?”
“맞아요. 젓가락으로 집게를 쓰듯이
먹이를 뒤에서 딱 잡아요.
배 끝에 공격용 무기를 가진 대표적인 게 전갈이잖아요.
그리고 곤충 중에서는 전갈하고 비슷한 밑들이가 있고요.
독을 주입하는 얘들도 있지만,
집게벌레는 말 그대로 집게로 꽉 잡아 사냥하죠.”
“아까 보니 찢어진 나뭇잎 사이를 민첩하게 파고들던데….”
“이어위그 (earwig),
이를테면 '귀 딱정벌레'라고 해요.
하나는 생태적으로, 하나는 형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생태적인 건 바로 이렇게 나뭇잎이나 음습한 데로 들어가듯
사람 귀 같은 데도 들어가서 사는 곤충이라고 해서
이어위그 (earwig)라 하고요.
또 형태적으로 보면 날개를 편 모습이
정말 우리 귀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이어위그 (earwig)라 하죠.”
이강운 박사가 날개를 편 표본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귀 모양이라서 놀란 게 아니고요.
그 조그만 딱지날개 속에
저리도 큰 날개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 겁니다.
그 날개는 우아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귀를 파고든다는 이야기에 섬뜩했습니다만,
편 날개 자태에 홀딱 반했습니다.
그래도 조심하세요.
여차하면 귓속을 파고듭니다.
자문 및 감수/ 이강운 서울대 농학박사(곤충학),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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