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 명불허전 '프랑켄슈타인'.. 괴물 뮤지컬의 귀환

서믿음 2022. 1. 6.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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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년 스위스의 한 별장.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의 내용을 각색해서 전한다.

뮤지컬에서는 목에 접합자국이 있는 정도의 인간과 아주 흡사한 괴물로 묘사된다.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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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년 스위스의 한 별장. 느닷없는 폭풍우와 추위를 피해 발이 묶인 여행객들이 한데 모였다. 1년 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먼지와 재가 태양빛을 흡수해 지상의 기온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은 따분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는데, 이때 당시 19세이던 메리 고드윈이 악몽 속에서 본 끔직한 생명체와 공포에 사로잡힌 창조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 이야기가 잘 알려진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메리 고드윈은 여행 2년 뒤인 1818년 익명으로 소설을 출간해 큰 주목을 받았다.

줄거리는 이와 같다. 19세기 유럽, 나폴레옹 전쟁 당시 죽지 않는 군인에 과한 연구를 진행하던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전쟁터에서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를 만나 친구가 된다. 둘은 함께 연구를 진행하지만 이내 종전으로 연구실이 폐쇄된다. 하지만 둘은 포기하지 않고 제네바의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돌아와 연구를 지속해 끝내 괴물을 만들어 낸다. 다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괴물은 사라졌다가 다시 홀연히 등장해 큰 파국을 불러온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의 내용을 각색해서 전한다. 대표적으로 앙리의 시체를 이용해 괴물을 탄생시켰다는 점이 원작과 큰 차이점을 지닌다. 영화 ‘프랑켄슈타인’(1931)에서 유래한 머리에 나사가 박힌 괴기스런 모습도 차별된다. 뮤지컬에서는 목에 접합자국이 있는 정도의 인간과 아주 흡사한 괴물로 묘사된다. 괴물 이름도 ‘프랑켄슈타인’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사실 괴물은 이름이 없다. 괴물을 만든 남성의 이름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이고, 그 이름이 괴물의 이름으로 와전됐을 뿐이다. 극중 괴물이 자신에게 이름조차 붙여주지 않은 빅터를 원망하며 피의 복수를 벌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수효과와 강력한 사운드가 공포감을 배가 시킨다.

극중 인물들이 소화하는 1인 2역을 감상하는 것 역시 재미거리다. 빅터 프랑켄슈타인(민우혁·전동석·규현)은 냉혹하고 욕심 많은 격투장의 주인 자크 역을 소화한다. 2014년 초연이후 작들보다 위트와 유머가 풍부해졌는데, 재기발랄한 자크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빅터를 이해해주는 청순가련한 누이 엘렌(서지영·김지우) 역시 자크의 부인 에바 역을 맡아 퇴폐적 섹시미를 뽐내는 이중성을 드러낸다. 자크의 하인 이고르(김대종·이정수)는 빅터의 집사 역으로 깨알웃음을 선사한다.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왕용범 연출 작품의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성준 음악감독의 편곡을 가미해 작품에 신선한 몰입감을 불어넣었다.

“신을 믿어 지독하게, 하지만 그건 축복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주를 통해서지. 만약 신이 없다면 누가 이 세상을 이런 지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교만한 창조주여, 그 동안 내가 겪은 세상을, 불행을 그대로 돌려주리라.” 괴물과 빅터가 맞붙는 북극씬은 극의 클라이맥스다. 괴물이 빅터에게 가한 최후의 복수는 다름 아닌 외로움. 혼자 남겨진 빅터의 쓸쓸한 메아리가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울림은 다음달 2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퍼진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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