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주 연장.. 그래도 '1만명' 간다

이춘희 2021. 12. 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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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코로나19 시뮬레이션
"현행 거리두기 유지해도 내달 하루 확진 1만명 넘을 것"
오미크론 신규 확정 269명.. 국내감염 83명
영화관·공연장 영업제한 '22시 종료→21시 상영 시작'
백화점·대형마트도 '방역패스' 도입
2021년 마지막 날인 31일 일출 명소인 서울 남산에 코로나19 방역 관련 해맞이 시간대 출입 제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올해 마지막 해넘이, 새해 첫 해돋이는 맑은 날씨 속에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넘이·해돋이 명소 곳곳이 폐쇄돼 시민들이 명소를 찾아 새해를 맞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김대현 기자] 정부가 사적모임 4인, 식당·카페 영업 제한 등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것은 위중증 환자가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오미크론 변이까지 급속하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더라도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방역의 끈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875명이다. 전주 같은 요일 6233명 대비 1358명이 줄었다. 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도 4853.1명으로 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당국도 코로나19 감소세가 꺾였다고 평가하면서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완화 등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영화·공연장에 대한 미세 조정 수준에 그쳤다.

현행 거리두기로도 '신규확진 1만명' 우려… 오미크론 급증 여파

하지만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다음 달 중 신규확진 1만명에 이르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방역을 완화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거세지면서 현행 거리두기가 2주 연장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거리두기 조정별 코로나19 확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의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지더라도 다음 달 중하순께에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를 정점으로 1월 말께부터는 확산세가 다소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거리두기가 완화될 경우 신규확진자는 더 가파르게 느는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 제한을 유지하는 가운데 사적모임 인원제한을 8인까지 늘릴 경우, 1월 말에 1만400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유지하더라도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 허용한다면 2차 모임 유발효과가 발생하면서 다음달 말께 확진자 규모가 59% 증가한 1만8000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것이라는 이 같은 분석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전파력이 영향을 미쳤다. KIST는 오미크론의 전파율이 기존의 델타 변이보다도 평균 4배 높은 것으로 가정했다.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3차 백신 접종률이 80%에 달하더라도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이 더 가파른 확산세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 것이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오미크론이 아주 빠르게 우세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곧 오미크론이 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대전시 유성구 구성동 대전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설 관계자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검출해 내는 진단키트를 확보해 시약을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이날 하루에만 269명이 늘어났다. 전날까지 625명이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만 기존 누적 감염자의 절반 가량이 한꺼번에 추가됐다. 특히 신규 국내감염자가 83명에 달했다. 지금까지 오미크론 국내감염 하루 최다치는 49명에 불과했다. 전날부터 오미크론 신속 유전자증폭(PCR) 시약이 일선 현장에 투입되면서 결과보고가 빨라진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의 병상 확보 노력 속에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전국 66.5%, 수도권 68.0%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가 많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1056명으로 11일 연속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최재욱 고대안산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언제까지 국민들과 자영업자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거리두기를 할지 모르겠다"며 "위중증 환자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의료체계 정상화 대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도 "시간벌기 차원에서 거리두기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소상공인들도 어떤 수준의 지표가 나와야 일상회복으로 돌아갈지 예측이 가능한데 이에 대한 약속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화·공연장은 풀고… 백화점·대형마트는 조이고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30일 서울 한 영화관에 음식물 취식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대부분 유지하는 가운데 다만 영화관·공연장에 대해서는 미시 조정을 했다. 현재 이들 시설은 오후 10시 영업제한 시간이 공연·상영 종료시간을 기준으로 설정돼있다. 이 경우 3시간이 넘는 영화의 경우 퇴근 시간대 상영 시작이 어려워지는 등 운영에 차질이 있다는 불만이 제기돼왔다.

이를 감안해 영화관·공연장의 운영 제한은 22시 영업 종료에서 21시 상영·공연 시작을 기준으로 설정된다. 다만 종료시간이 밤 12시를 넘어서는 안 된다. 기존에는 2시간30분 길이 영화라면 저녁시간대 상영이 7시30분 1회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2회까지 가능해진다.

그동안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 미적용 시설이었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방역패스가 의무화된다. 당국은 그동안 출입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들 시설에는 방역패스 적용을 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방역적 위험성 및 타 시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3000㎡ 대규모 점포에도 방역패스가 의무화된다. 다만 현장 혼란 최소화를 위해 1주일의 준비기간을 거쳐 다음달 10일부터 시행하고, 1주일의 추가적 계도기간도 부여된다.

학부모와 학원가의 반발이 거셌던 청소년 방역패스는 당초 내년 2월 도입에서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로 적용 시기가 밀렸다. 이에 더해 한 달 간의 계도기간이 주어진다. 정부는 "12월 기말고사 기간으로 인해 접종기간이 짧았고, 아직 청소년 접종완료율이 충분하지 못한 점, 내년 3월 개학 등 학사 일정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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