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공시가, 단독주택은 10.6% 토지 11.2% 상승
내년도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7.36% 오른다. 2005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2019년(9.13%)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은 10% 넘게 오른다. 표준지 공시지가도 전국 평균 10.16% 올라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다. 이렇게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름에 따라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부터 내년도 표준지 및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열람 및 의견청취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표준지는 전국 3459만 필지 중 54만 필지, 표준 단독주택은 전국 414만 가구 중 24만 가구가 대상이다. 이 가격이 확정되면, 지자체에서 개별 땅값과 단독주택 가격을 정한다.
시도별 상승률은 표준지의 경우 서울이 11.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10.76%), 대구(10.56), 부산(10.40%), 경기·제주(9.85%), 광주(9.78%), 대전(9.26%) 순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대부분의 지역과 용도에서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감소했다”고 강조했지만, 지난해는 2007년(12.40%) 이후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해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인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은 19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당 공시지가는 올해(2억650만원)보다 8.5% 내린 1억8900만원이다. 코로나로 명동 상권의 공실이 늘어 공시가격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표준 단독주택 상승률도 서울이 10.56%로 가장 높다. 부산(8.96%), 제주(8.15%), 대구(7.53%), 광주(7.24%) 순으로 많이 오른다. 서울에서는 마포구가 12.68%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초구(12.33%), 강남구(12.21%), 송파구(12.03%), 동작구(12.01%), 성동구(11.98%), 용산구(11.62%), 영등포구(10.69%), 강동구(10.68%) 등이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내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시세 대비 반영률)은 올해보다 2.1%포인트 오른 57.9%다. 하지만 가격 구간별로 편차가 크다.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따라 고가주택일수록 시세 90%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상승률이 가파르다. 시세 9억 미만 주택의 공시가격은 내년에 5.06% 상승하지만, 15억원 이상 주택은 12.02% 오른다. 내년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를 기록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한남동 주택의 공시가는 311억원으로 올해(277억1000만원)보다 12.2%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도 9억 미만 주택의 현실화율은 54.8%, 9억~15억원은 60.5%, 15억원 이상은 67.1%에 달한다. 형평성 논란에 국토부는 “전체 표준주택의 약 97.8%가 재산세율 인하 적용을 받는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역차별 받는 고가 주택 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집값 급등에 보유세 부담이 커진만큼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년 3월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담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선거를 염두에 둔 단기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상향 계획에 따라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공시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보유세의 경우 종부세율과 세 부담 상한선을 모두 대폭 올린 상황이라 부담이 갈수록 늘어난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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