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감성' 싸이월드 컴백..이번엔 믿어도 될까

정길준 2021. 12.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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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싸이월드, 17일 서비스 재개
메타버스 융합한 SNS로 새단장
한컴 등 관련주 일제히 상승세
세 차례 오픈 연기에 품질 우려도

1년 가까이 서비스 오픈을 미뤄왔던 토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싸이월드가 드디어 새롭게 단장한 '미니룸'의 문을 연다. 추억의 '미니홈피'와 메타버스(확장 가상현실)의 만남에 시장 반응은 뜨겁다. 하지만 보안과 데이터 복구 등 문제로 수차례 약속을 져버렸던 만큼, 이용자 기대치에 제대로 부합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 일지.

메타버스 싸이월드에 110억원 투입…소통광장에 최대 500명

9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는 오는 17일 출시를 목표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월드 한컴타운' 앱을 지난 8일 구글·애플·원스토어 앱마켓에 심사를 요청했다. 일정에 맞춰 PC 버전도 선보인다.

싸이월드와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이번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지난달 23일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한컴이 51%, 싸이월드제트가 49%의 지분을 가져가는 형태다.

싸이월드와 한컴은 앱 등록 신청 전까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 작업을 진행했다.

싸이월드 미니룸에서 시작해 10명 안팎의 소규모 일촌(팔로워) 모임 공간인 '마이룸'으로, 다시 문을 열면 500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광장인 '스퀘어'로 연결되는 구조다.

싸이월드제트는 올해 1월부터 추진한 '싸이월드 부활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110억원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실감형 콘텐트 전문 기업 에프엑스기어와 자사 개발진 각각 80명, 40명을 투입했으며, 복원한 데이터는 사진 170억장·동영상 1억5000만개·다이어리 11억건·게시글 68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이용자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앱 실행 예시도 공개했다.

첫 화면 상단에는 간단한 프로필 이미지와 이름, 방문자 수로 추정되는 숫자를 배치했다. 중간에는 다이어리·사진첩·음악·방명록 메뉴가 있다. 하단에는 여러 '미니미'(아바타)가 모인 미니룸이 보인다.

일촌의 미니홈피로 이동하는 '파도타기' 기능은 해시태그를 붙여 관심 키워드로 소통하는 커뮤니티로 확장할 전망이다.

사진첩과 방명록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와 유사한 형태를 가져간다. 다이어리는 게시글을 순서대로 나열하지 않고, 아이콘으로 꾸민 달력의 일자를 직접 선택하도록 했다.

싸이월드 앱 실행화면. 싸이월드제트 제공

오픈 앞두고 기대 한몸에…서비스 품질은 미지수

일단 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한컴의 주가는 지난달 초 2만원대에서 최근 3만원대로 훌쩍 뛰었다. 싸이월드제트의 유상증가에 참여해 지분 2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 영상진단 의료기기 전문 기업 인트로메딕의 주가는 지난 6일까지 4거래일 동안 40% 넘게 급등했다.

또 경상북도·GS리테일·IBK기업은행 등 싸이월드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관 및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싸이월드 한컴타운은 미니룸과 연결돼 기업 브랜드의 메타버스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싸이월드 내 나만의 미니미 서비스를 활용해 NFT(대체불가토큰) 사업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싸이월드를 향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물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미 올 3월과 5월, 7월 세 차례나 서비스 론칭을 연기했다. 모바일 서비스 추가·데이터 복구 지연·중국발 해킹에 따른 보안 강화 등 이유도 다 달랐다.

이후 사진과 동영상, 게시글 수만 확인할 수 있는 '맛보기' 서비스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이 과정에서 "1억5000만개의 영상을 클라우드에 옮긴 다음 서비스를 오픈하려면 일정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대놓고 밝혔다.

서비스 완성도에 의구심을 품은 언론의 연락은 차단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싸이월드 파트너사 관계자는 본지에 "이와 관련한 우려는 인지하고 있다. 최대한 끌려가지 않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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