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산-천장산-의릉으로 이어지는 성북구 산책 코스 [단칼에 끝내는 서울 산책기]
[이상헌 기자]
한양 도성의 북쪽에 자리한 성북구는 예로부터 고관대작이 모여 살았던 지역이라서 고급 단독주택이 많다. 전통적인 부촌인 성북동에는 북악산 자락을 따라 각국 대사관저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동쪽으로는 서민 주거 밀집 지역이다.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 강씨의 묘역인 정릉이 가장 이름난 장소이고 그 옆으로 개운산과 천장산이 있다. 사냥을 하던 이성계가 목이 말라 우물가를 찾았더니 어여쁜 처자가 버들잎을 띄워 건네주었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본래 이성계의 원비는 신의왕후였으나 조선을 세우기 전에 죽었다. 신덕왕후는 자신의 아들인 방석을 왕세자로 책봉하고 태조의 뒤를 잇도록 계획하였으나 왕위 계승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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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운산-천장산-의릉 산책 루트 성북구 주거 밀집지역의 걷기 좋은 녹지길 |
ⓒ 이상헌 |
이번 산책 코스는 성북구의 동편, 개운산에서 시작하여 홍릉과 세종대왕기념관을 둘러보고 천장산으로 올라 의릉 방면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산의 높이라고 해봤자 140m 정도에 불과해서 큰 어려움 없이 거닐어볼 수 있다. 4호선 길음역 2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새소리어린이공원에서 출발한다.
팔만대장경을 한글로 풀어낸 탄허 스님이 주재했던 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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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운산 마로니에마당 개운산 정상의 잔디광장이 가을색을 준비하고 있다. |
ⓒ 이상헌 |
휘휘 둘러 내려오면 성북구의회를 지나 삼거리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도 안암역으로 나오는데 좌측 길을 추천한다. 고대를 관통하여 개운사에 다다를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개운산 자락에 고려대가 자리 잡고 그 가운데에 개운사가 있기에 이 산책길에서 곧바로 접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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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운사 개운사 범종각에서 바라온 안암동 일대. |
ⓒ 이상헌 |
객을 위한 믹스 커피도 공짜로 마실 수 있으나 글쓴이는 차를 즐기는 사람이라 맹물 한잔 들이키고 잠시 경내를 둘러본다. 무학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며, 승려들의 교육기관인 중앙승가대학이 2000년까지 있었던 가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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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타사 대원암 고려시대 마애보살좌상이 바위에 조각되어 있다 |
ⓒ 이상헌 |
서울시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관리를 받고 있다. 어둑해지는 때, 선방에서 나온 스님이 차를 한잔 권하여 잠시 자리에 앉아 한담을 나눈다.
대한민국 최초의 수목원 홍릉을 따라 천장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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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릉 우리나라 최최의 수목원 홍릉시험림. |
ⓒ 이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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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발전전시관 한국전쟁 이후의 대한민국 경제사를 볼 수 있다 |
ⓒ 이상헌 |
건너편에는 세종대왕기념관과 홍릉공원이 담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있다. 영휘원은 고종의 후궁인 순헌황귀비 엄씨의 묘역이고 숭인원은 의민황태자(영친왕,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로서 순종의 이복동생)의 장남인 이진의 무덤이다.
▲ 개운산-천장산-의릉으로 이어지는 성북구 산책 코스 #26 ⓒ 이상헌 |
KAIST 옆, KOCCA콘텐츠문화광장 맞은편에 천장산으로 오르는 숲길 입구가 있다. 작은 길이라서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으나 쉽게 찾을 수 있으니 데크길을 따라가면 천장산에 오른다. 길을 따라 걷다가 경희대를 우측에 끼고 내려오다보면 암반 위의 전망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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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산 전망대 천장산에서 바라본 면목동과 수락산-불암산 경관 |
ⓒ 이상헌 |
참고로 문화재청에서는 10월과 11월에 출입을 제한했던 조선왕릉 숲길 9개소를 한시적으로 연다. 봄철에는 5월 중순에서 6월까지만 오픈하니 궁능유적본부의 보도 자료를 확인하면 된다.
이문어린이도서관으로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방면으로 걸음을 옮기면 의릉에 다다른다. 조선의 20대 국왕 경종과 계비인 선의왕후의 묘역이다. 경종에 대해서는 글쓴이의 연재 25화(왕을 보살핀 궁녀길에서 왕을 구한 도량까지)에서 숙종을 둘러싼 당대의 정치를 훑어보며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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