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집값 하락' 달성할 수 있을까.."가능은 한 데"
"단기적 반짝 효과, 주택공급 병행 필요"
"남은 임기 6개월, 대선까지 3개월 불과"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치솟은 집값을 내리기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집값 폭등에 국민들께 송구하다면서도 남은 임기동안 일부라도 집값을 낮춰 시장 안정을 찾겠다는 목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대출 규제 등의 수단을 활용하면 정부가 일시적으로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급이 병행되지 않으면 결과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조언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서울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은 6.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3.01%)의 2배가 넘어가는 상승폭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5배에 달한다. 경기도 역시 올해 9월까지 18.92%가 뛰어 지난해 연간(12.62%) 상승률을 넘어섰고, 인천도 20.12% 올라 지난해 상승률(9.57%)의 2배 이상 상회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남은 임기 동안 집값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좀 더 주택의 공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정부는 남은기간 동안 (집값의) 하락 안정세를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집값 하락’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치솟은 집값을 대출 없이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대출 규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인위적인 집값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견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대출과 관련해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대출규제를 더 강화하면 집값이 하락할 수 있고, 이는 지난해 6․17 대책 이전 시장에서 나타나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급이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 정책과 병행되지 않으면 집값 하락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대출 규제를 통한 집값 하락이 추세적 하락을 의미하지 않으며, 수요가 시장에 여전한 상황에서 규제를 통한 수요 하락은 재개발·세금완화·정책적 호재 등을 방아쇠(trigger)로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수요를 계속해서 억누를 수는 없다. 대출로 수요를 억누를 경우 실수요자 피해 및 불만도 같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하락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억누른 상태에서 신축 주택의 공급을 확대해 수요를 충족해 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신축 주택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발생하는 공백은 기존 주택 시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집값의 하락 안정세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 하락 위험과 부족한 임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집값 하락을 유도할 경우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거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동력이 있는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 1분기(1.7%)부터 2분기(0.8%), 3분기(0.3%)까지 연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인위적인 집값 하락이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내년 5월까지 남은 임기가 6개월에 불과한 가운데 집값 하락을 유도할 법 개정 등 실질적으로 거대 정책을 펼 수 있는가의 문제도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하락 안정세’가 다음 정부의 과제로 넘어갔다는 반응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달성 가능한 부동산 정책성과는 최대로 봤을 때 ‘보합세’로 보인다”며 “현 정부의 안정세라는 평가도 집값 상승률 하락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연간 상승률로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임기를 사실상 내년 대선 전까지로 보면 ‘하락 안정세’라는 목표는 다음 정부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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