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올해 거래량 17% 줄고 가격 상승세도 주춤
서울의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거래량이 감소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기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전세+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었다.
1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거래는 9만4845건(계약일 기준)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만3856건)과 비교하면 16.8% 줄었다.
지난 9월 전세 거래는 6903건으로 지난해 9월(9136건)의 75% 수준이었다. 지난달 전세 거래는 7686건으로 지난해 10월(1만890건)의 70% 수준에 그쳤다. 통상 전세 시장에선 9~10월을 비수기로 본다.
한국부동산원은 이달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아파트 거래 동향을 18일 공개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일주일 전보다 0.11% 올랐다. 주간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0.12%)와 비교하면 0.01%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주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상승 폭은 둔화했다는 얘기다.
구별로 보면 서울 강북구에선 지난 15일 아파트 전셋값이 일주일 전보다 0.05% 올랐다. 지난주(0.13%)와 비교하면 전셋값 상승 폭이 0.08%포인트 낮아졌다. 송파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12%에서 이번 주 0.06%로 둔화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매매·전세할 것 없이 부동산 거래가 막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세대출은 아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은행들은 전세대출을 취급할 때 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만 대출을 승인하는 경우가 많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의 비중은 3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0.1%)과 비교하면 9.8%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9일 전세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는 전세난 해소를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단기간에 최대한 많이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올해 (공공 임대주택) 공급목표 7만5000가구 중 지난달 기준 6만1000가구(81.2%)를 공급했다. 전세 시장의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과 전세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간에 불일치가 발생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세 수요자 중에는 3~4인 가족을 위한 아파트를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 대책은 1~2인 가구용 원룸이나 빌라를 공급하는 것에 집중했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1건이었다. 정부와 여당이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을 도입한 지난해 7월 30일(3만8427건)과 비교해 20.6%(7926건) 줄었다.
지난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2+2년)을 행사한 전셋집이 내년 8월 이후 순차적으로 전세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때 세입자가 부담할 전셋값이 기존 전셋값과 비교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6.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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