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금리인상에.."급매 급전세도 안나간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직격탄
기준금리 1%대 인상 역대급 종부세
규제 완화 개발 공약 등 대선 변수 많아
특히 서울 아파트 시장의 부진에 두드러진다.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시중에 나오는 다주택자 매물은 많지 않지만,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조차 거래가 안 되고 있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2697건이 거래됐다. 이는 2019년 3월(2282건) 이후 최소치다. 지난달 거래 신고건수도 현재까지 1910건에 머물고 있다. 10월 계약 물건의 주택거래 신고일이 이달 말까지인 것을 감안할 때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 나온 물건이 적어 시세가 하락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들 대다수의 시각이다. 세금·개인사정 등으로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 사람들이 수천만원 낮춰 매물을 내놔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 거래 역시 부진한 것은 매한가지다. 9월과 10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건수는 각각 1만1000여건 정도로 2017년 10월(1만122건) 이후 약 4년 만에 최소치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의 신규 전세 시세는 8억원대로, 계약 만기 임박 등 사정이 급한 물건은 7억7000만원에도 나와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폭도 주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14%(한국부동산원 자료 참조)로, 3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전셋값 상승률도 0.12%의 안정세를 보였다.
최근 매매, 전세 거래가 동반 침체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목된다.
앞서 서울 등 규제지역의 경우 지난 7월부터 거래가 6억원 초과 대출에 대해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됐다. 그만큼 시중 은행에서 돈 빌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3% 후반에서 최고 5%까지 치솟으면서 그동안 시장 불장을 이끌어온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자금 마련), '빚투'(빚내서 투자) 세력이 급감한 것도 매수세 위축에 영향을 줬다.
특히 대출 규제 영향을 많이 받은 강북(0.04%)와 동대문(0.05%), 관악(0.06%), 노원구(0.14%) 등지의 지난주 상승폭이 서초(0.25%), 강남구(0.19%) 등 강남권보다 작았다. 일반적으로 서민아파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 돈 빌리기가 어렵고 금리가 오르다 보니 지켜보겠다는 심리가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전세 대출은 아직 DSR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만 대출을 해주는 등 제약이 많다 보니 쉽게 움직이려는 임차인들이 줄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신고제) 본격 시행도 이동 수요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1%대 올릴 것이란 관측과 종부세 변수도 거래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종부세 고지서는 이달 22일 발송될 예정이다. 주택 매입 예정자들은 시장에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늘어날로 기대하는 눈치다. '역대급' 종부세에 놀란 집주인들이 일부 싼 매물을 내놓을 수 있어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의 향배도 변수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주택 공급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기존 규제 유지를 강조한 이 후보와 달리 윤 후보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와 1주택자 종부세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건 상태여서 이를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 부진이 지금처럼 지속된 다면 본격적인 집값 하락 시기로 돌입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서울 재건축 등 규제 완화와 개발 공약이 제시되면 집값 상승폭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시가 연내에 압구정과 여의도 등의 지구단위계획과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전자상가 등의 개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의 타격을 받은 강북지역은 아파트값이 보합에 가까운 수준으로 상승폭이 줄고 있는데 다음 달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집값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신도시 등 토지보상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래도 지역에 따라 상승세 둔화나 일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선 동의하는 모습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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