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시청률 5% '개승자'..새 얼굴은 적고 '추억팔이' 많았다

KBS ‘개승자(개그로 승부하는 자들)’가 13일 첫회 시청률 5%로 문을 열었다. 2020년 6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폐지 이후 1년 4개월만에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활이다.
코미디 서바이벌을 내세운 '개승자'는 이수근·박준형·김원효·김민경 등 이름난 개그맨 12명이 각각 팀을 꾸리고, 신인들의 한 팀을 포함해 총 13팀이 대결한다. 매 회 탈락 팀이 생기고, 최종 우승팀은 1억원 상금을 받는다. 경쟁을 내세운 것은 언뜻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를 연상시켰지만, ‘개승자’는 '코빅'과 달리 팀을 꾸리고 개그를 짜는 과정까지 비췄다. 방송에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은 “개그 무대가 굉장히 간절했다” “이 기회만큼은 잡아야 대한민국 코미디의 무대가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상파 공개 코미디 부활… '개콘' '좋았던 시절'부터 회상

하지만 약 85분의 첫회는 초반 1시간 동안 팀장 12명을 앉혀놓고 ‘개콘’시절을 회상하는 토크와 서로 “노력형 천재”“게으른 천재”등 추켜세우는 멘트로 가득했다. 시작 40여분이 지나서야 경연의 룰을 설명하고 ‘신인 팀’의 존재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서바이벌 게임 모드에 돌입했다. 본 경연 무대는 다시 20분이 지나서 시작됐고, 이후 30분 동안 박성광‧이수근 단 두 팀의 무대가 진행됐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화려했지, 대단했지'를 곱씹는 건 2040시청자에 전혀 소구력이 없다. 입소문 내는 주체에게 첫인상이 중요한데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서사를 설명할 필요는 있다“며 ”이름이 알려진 팀장들이 ‘망신 당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로 시작하는 구도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사 갔다고 '배신자'…"개콘 패인 답습"

이날 방송에서는 "왜 이렇게 많아 특채가! 공식적으로 뽑은 사람을 데리고 와야지" 등 공채·특채를 나누는 발언, 타사 프로그램 출연자를 "배신자"라고 부르는 등 여전히 폐쇄적 분위기도 드러났다. 김헌식 평론가는 "관료화된 KBS 개그맨 시스템의 경직된 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시각"이라며 "팀원 섭외도 기존에 알려진 얼굴들, 라인 따라 기용되는 면이 많아서 실망스러웠다" 고 평했다. 그는 “기존에 '개그콘서트'의 패인을 그대로 답습하면, KBS가 개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도 무안해진다”며 “공채건 특채건, 선배건 후배건 시청자들이 좋아해야 의미가 있다. 새 얼굴이 필요하고, 판정은 시청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진 가운데 새로운 얼굴은 많지 않았다. 신인팀을 소개하는 순간 출연진 일부가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서야 할 무대가 없어진 것에 대한 미안함”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총 13팀 중 신인 팀은 1팀뿐. 정덕현 평론가는 "결국 '계승자'를 뽑는 거라면 신인 혹은 새로운 얼굴이 많이 보여야 하는데 기존에 자리잡은 개그맨들에 주목이 쏠렸다"며 "잘 되려면 '개승자'만의 스타 개그맨, 새 인물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움' 비친 홍현호·남호연·정성호

다만 신인팀 홍현호가 기존 팀장들에게 “그게.. (선배님이 짜신 개그는) 잘 안 될 것 같습니다”라고 하거나, 아래에 자막으로 깔린 ‘그 개그는 못 써요 선배님’ 등은 기존 개그 프로그램에서 보기 드물었던 장면이다. 박성광팀의 남호연이 박성광에게 ”본인 개그가 다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웅변학원이야?“ ”어떻게 그 자리까지 간 거야!“ ”여러분 너무합니까? 이게 현실입니다“라고 호통치는 장면은 기존 코미디계 바깥의 사람들이 할 법한 멘트를 웃음 소재로 활용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기존 개그에 대한 자기반성과 자아비판을 돌려 담은 코멘트로, 새 개그 프로그램의 오프닝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소재였다“고 평했다.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오징어 게임’ 캐릭터로 분해 이수근팀의 승리에 ‘인간복사기’ 정성호도 호평을 받았다. 정덕현 평론가는 ”정성호는 패러디가 주특기이고, 패러디는 현재를 계속 들여다보면서 ‘지금 가장 핫한 게 뭔지’ 파악하고 비틀어서 웃음을 주는 작업“이라며 ”끊임없이 연마를 한 결과 나이가 좀 있어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나은 감각을 보여주고, 무대에서 빛이 나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도 “KBS 프로그램이지만 출신 방송사에 제약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MBC 출신인 정성호의 개그를 오랜만에 지상파에서 볼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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