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고혈압 60%가 장기 손상까지.. 당장 관리해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1. 11. 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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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학회, "35세 미만 고혈압 환자 60%가 장기손상 합병증" 경고

요즘 고혈압 의사들의 주요 관심사는 ‘젊은 고혈압’이다. 20·3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처음으로 20대를 포함해 고혈압 유병률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20·30대 고혈압 유병률이 10.4%나 됐다. 젊은층 10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상황인 것. 고혈압이 무서운 건 합병증 때문이다. 심장·신장·뇌 등 혈관이 많은 장기는 장기간 높은 혈압으로 혈관 손상이 누적돼 이른 나이에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지난 5~6일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젊은 고혈압 환자의 ‘합병증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35세 미만 고혈압 환자 60%가 장기손상 합병증

젊은 고혈압 환자는 장기적으로 장기 손상(Target Organ Damage, TOD) 발생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발생 연령이 어릴수록 장기 손상 합병증 비율이 높고, 35세 미만의 경우 고혈압 발생 시 2개 이상의 장기 손상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들이 있다. 대표적인 장기 손상 합병증으로는 좌심실비대·심부전·관상동맥질환(심장), 일과성 허혈발작·뇌졸중(뇌), 신부전(신장), 망막병증(눈) 등이 있다.

이번에 열린 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는 미국에서 1985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CARDIA)가 소개됐다. 고혈압 중년 2680명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발생 나이가 어릴수록 장기 손상 위험이 높았다. 정상 혈압 성인과 비교해 젊은 나이에 고혈압 발생 시 좌심실 비대, 관상동맥 석회화, 좌심실 이완 기능 장애, 알부민뇨 등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세 미만, 35~44세의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발생한 환자군의 위험이 두드러졌다. 35세 미만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의 경우는 59.5%에서 장기 손상이 확인됐으며, 24.5%는 2개 이상의 다발성 장기손상이 있었다.

한양대 구리병원 심장내과 김현진 교수는 "장기 손상은 고혈압 환자에게 중요하고 흔한 합병증"이라며 "젊은 고혈압 환자일수록 장기 손상 위험이 증가하므로 빨리 고혈압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연구도 있다. 국가건강검진을 받는 20~39세 성인 약 64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정상 혈압인 사람보다 고혈압 환자의 향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았다.

◇20·30대 고혈압 인지 비율 17% 불과

젊은 고혈압은 빨리 발견해서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데, 자신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지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30대 환자 중 고혈압을 인지하는 비율이 17.4%밖에 되지 않는다. 65세 이상의 인지율은 85.8%, 50~64세 71.4%, 40~49세 44.8%로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혈압은 쉽게 잴 수 있지만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아는 젊은층은 드물다. 몇해 전부터 국가검진이 20대 이상으로 확대됐지만, 참여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젊은층은 자신의 혈압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율은 더 떨어진다. 학회 조사 결과 20·30대 치료율은 13.7%로 매우 낮다.

고혈압은 결국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알고, 나쁜 식습관과 비만 해결 등을 통해 혈압 관리를 해야 한다. 평소 고염식·고지방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젊은층의 경우 생활습관 관리를 통한 혈압 개선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습관으로 조절이 안 되면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고혈압은 증상은 없지만, 혈관에 나쁜 상태는 누적되고 있으므로 빨리 개선을 위한 치료와 관리가 시작돼야 한다.

한편, 젊은 고혈압 환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접근성이 좋아, 혈압 관리에 원격 모니터링을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굳이 병원이나 가정에서 퍼프가 달린 혈압계를 사용하지 않아도, 스마트워치등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압 측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삼성 갤럭시워치에 사용되는 앱(삼성 헬스 모니터)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오차 범위 5±8mmHg 내에서 허용 가능한 정확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의료기기 국제 표준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이다.

현재는 임상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18~39세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 모니터링을 이용한 자가 혈압관리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MyHEART)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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