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에 아파트 발 묶인 사이..도시형생활주택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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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가 정부 통제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며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같은 단지 내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비싼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단지내 도시형생활주택 전용 24㎡의 최저 분양가는 4억1770만원으로 같은 면적 아파트 2억7560만원보다 50% 가까이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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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가 정부 통제에 발목이 잡힌 가운데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급격히 오르며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같은 단지내 도시형주택이 아파트 분양가를 웃도는 역전 현상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225-9 일대에 조성하는 ‘신길 AK 푸르지오’ 도시형생활주택의 견본주택을 열고 오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청약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49㎡(전용면적)A 83가구 △49㎡B1 151가구 △49㎡B2 20가구 △49㎡C 42가구 등 모두 50㎡ 이하 소형으로 구성돼 있다. 책정된 분양가는 8억4400만~8억9900만원 선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비슷한 입지와 상품구성으로 분양된 ‘영등포 자이르네’와 비교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자이르네의 경우 49㎡의 분양가가 5억4800만~5억9000만원수준이었다. 불과 1년 새 분양가가 60%가량 뛴 셈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무주택 서민과 1·2인 가구가 저렴한 가격에 거주할 수 있는 도심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공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음방지대책 수립, 건축물 간 이격거리 기준, 주차장 설치 기준 등을 면제하거나 완화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당첨제한이 없다.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거주지 등 자격 제한 없이 누구나 청약접수를 할 수 있다.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며 실거주 의무도 없다.
지난 9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서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 ‘SK뷰 테라스’에는 청약자 9만2491명이 몰리면서 평균 316.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3.3㎡당 평균 3440만원에 책정됐다. 12가구가 나온 3군(84T)에는 무려 2만7739명이 접수하며 2311.58대 1의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11억~13억원에 달하며 고분양가 논란이 나온 것이 무색했다.
같은 단지 내 도시형생활주택의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비싼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분양된 서울 종로구 ‘세운푸르지오 헤리시티’가 대표적이다. 단지내 도시형생활주택 전용 24㎡의 최저 분양가는 4억1770만원으로 같은 면적 아파트 2억7560만원보다 50% 가까이 비쌌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분양가가 가장 비쌌던 주택 10가구 중 8가구도 도시형생활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2016년 이후 분양된 1809개 주택의 분양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3㎡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더샵 반포 리버파크’로 무려 7990만원에 달했다. 올해 분양된 인근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 3.3㎡당 분양가 5280만원보다 2500만원 이상 비싸다.
아파트 대비 상품성이 떨어짐에도 이 같은 기현상들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규제가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이처럼 아파트와 달리 규제가 느슨해 투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분양가 상승압력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가 본격 공급되기 직전인 2025년까지는 ‘공급 크레바스’가 불가피한 만큼 도시형생활주택 등 아파트 대체재 공급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향후 3~5년간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있으면서 빠르게 공급이 가능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적극적인 공급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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