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받으려는데 '영끌 대출' 얼마까지 가능할까요?

진명선 2021. 11. 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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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틈새전략 살펴보니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5억 미만 아파트 영끌 예정입니다. 신용대출 있고 연봉 7000만원인데 디에스아르(DSR) 적용 대상인가요?”

“전세 보증금 3억4천만원 빼줘야 하는데 다른 대출 없으면 3억4천만원 대출 나올까요? 디에스아르 40% 적용하면 안 되나요?”

지난달 26일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발표 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필요한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질문 글이 쏟아졌다. 총 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 대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자기 연소득의 40%까지 제한하는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내년 7월에서 1월로 시행 시점이 반년 앞당겨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공급되고 있는 공공분양 아파트 사례를 중심으로 시중 은행 관계자 등 금융권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자금 조달 방안을 살폈다.

 인천 계양·남양주 왕숙은 보금자리론 가능

현재 분양가가 드러난 공공분양 주택은 사전청약을 실시한 3기 새도시 등 수도권 공공주택지구와 2·4 대책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예정지구에서 공급되는 곳이다. 3기 새도시 가운데는 인천 계양(전용 59㎡ 3억5천만원, 74㎡ 4억3천만원, 84㎡ 4억9천만원)이 1차 사전청약 때, 남양주 왕숙2(59㎡ 4억1천만원, 74㎡ 4억9천만원, 84㎡ 5억6천만원)은 2차 사전청약 때 추정 분양가가 공개됐다.

일단 두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 속해 있고 분양가가 6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연소득 7천만원 이하(신혼가구 8500만원 이하) 가구라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엘티브이)이 70%까지 인정되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대출이 가능하다.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은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 적용 대상 예외라 신용대출 유무나 규모와 상관없이 분양가에 따라 보금자리론 대출 한도 3억6천만원(미성년자녀 3명 4억원) 안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사전청약 때 포함된 성남 복정1은 투기과열지구(성남시 수정구)에 해당하므로 조정대상지역인 인천 계양이나 남양주 왕숙과는 달리 보금자리론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은 대출 기준 가격을 ‘분양가’로 잡지만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주변 시세가 반영되는 ‘감정평가액’을 반영한다. 분양가가 6억원 밑이라도 입주 당시 감정평가액이 6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성남 복정, 증산4구역은 서민·실수요자 우대로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는 가구는 어떻게 될까. 엘티브이 70%를 적용받지 못하고,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까지 적용되면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까. 그렇지 않다. 금융위원회의 ‘서민·실수요자 우대요건 완화 방안’이 7월부터 시행되고 있어서다.

연소득 9천만원 이하(생애최초 1억원 미만) 무주택 세대주가 주담대 우대(엘티브이 40%→60%)를 받을 수 있는 주택가격이 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상향됐다. 엘티브이도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엔 50%에서 60%로 완화(6억 초과 주택은 초과 구간에 50% 적용)된다. 보금자리론 대출이 불투명한 성남 복정1(59㎡ 5억8천만원)이나 성남 복정2(55㎡ 5억3천만원) 등도 엘티브이 60%를 적용받아 각각 3억4800만원, 3억1800만원까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단 84㎡ 기준 분양가가 6억~7억원 대로 나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일반분양은 엘티브이 적용 한도가 4억원이 넘더라도 대출은 4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안에 추가로 지정할 계획인 서울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예정지구 15곳의 추정 분양가도 서민·실수요자 우대 요건을 받을 수 있는 9억원을 넘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 도심주택공급총괄과 관계자는 “영등포 쪽은 은평구나 도봉구 보다 추정 분양가가 높겠지만 9억원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실수요자 최대 4억원 받으려면 연소득 5400만원 이상

서민·실수요자 우대 요건은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 적용 대상이므로 연소득 수준이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금융권 자문을 통해 디에스아르를 산출한 결과 4억원까지 주담대를 받으려면 신용대출이 없을 경우 연소득이 540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신용대출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 2단계를 적용해 보니, 신용대출이 없을 때는 연소득 하한이 5400만원이지만 신용대출 5천만원이 있을 경우는 8500만원으로 크게 올라간다. 신용대출 1억원이 있을 경우 4억원을 대출 받으려면 연소득이 최소 1억1600만원은 되어야 한다. 소득이 하한보다 낮으면 대출 한도는 준다.

내년 1월부터 신용대출의 디에스아르 산정 만기가 7년에서 5년으로 바뀐다. 1억원 신용대출을 받았을 경우, 디에스아르를 계산할 때 반영되는 연간 상환 원금이 14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크게 는다. 연소득 5천만원 차주가 디에스아르 40%를 적용받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인데, 신용대출 1억원만으로도 추가 대출이 어려워지는 셈이다.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 적용 안 받는 적격대출

 최근에는 보금자리론과 함께 ‘적격대출’도 주목받고 있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소득 기준 없이 대출을 제공한다. 특히 전세를 끼고 산 주택에 세입자 퇴거와 함께 실거주하려는 1주택자도 원칙적으로 적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공황매수(패닉바잉) 열풍이 불 때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한 뒤 세입자 퇴거에 맞춰 실거주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만큼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격대출은 해당 대출이 실행되는 담보주택 외에 다른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경우를 ‘무주택’으로 간주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취급 은행마다 내규가 다를 수 있지만 공사 요건 상은 전세를 끼고 사 둔 집에 입주할 때 적격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취급하는 은행이 제한적이고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연간 한도 및 은행마다 분기별 대출한도가 정해져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고정금리’ 상품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누리집을 보면, 현재 ‘금리고정형 적격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 9곳의 고정금리는 연 3.3%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8일 배포된 ‘공공분양 아파트 영끌 대출 얼마나 가능할까요’ 기사에서 적격대출은 정책금융상품이라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DSR)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직접 대출을 실행하는 보금자리론과 달리 적격대출은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기 때문에 차주 단위 디에스아르 적용을 받는 것으로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기자의 착오로 잘못된 정보가 보도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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