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뷰㉞] 인터TV 손상윤 "MBTI,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

류지윤 2021. 11. 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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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심리분석 유형 테스트 만들고파"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전 세대로 퍼지고 있는 성격유형검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Myers-Briggs Type Indicator)가 사람들의 대화 주제로 자주 오르내리며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MBTI는 인식과 판단에 대한 문항들을 통해 피검자를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분류하며 MZ 세대의 새로운 소개 도구가 됐다.


인터TV를 운영하는 손상윤은, 2019년부터 MBTI을 필두로 애니어그램, 사람 유형 등을 통해 심층 심리 유형을 분석하고 있다. 사람의 특성을 16가지 패턴으로 설명할 수 없기에 한 유형에 특징에 과몰입하는 태도는 좋지 않지만, 이성적인 판단뿐만 아니라 감정적으로 소통하고자 MBTI에 접근한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손상윤은 MBTI가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인데 오히려 재단을 내리는 현실을 보며 자신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했다. 또 자신이 올린 영상이 자신의 전문성을 대변하기 때문에 글로벌 전문가, 심리분석사 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손상윤은 MBTI 드라마, 3분 심리, 애니어그램, MBTI로 사람 이해하기 등의 콘텐츠를 나눠 올리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MBTI 드라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16가지 MBTI의 반응을 1인극으로 보여준다. 이 영상들은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릴만큼 공감을 얻었다.


"직장 다니면서 취미로 연극을 했었어요. 연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당시 여자친구와의 연애 때문이었어요. 상대가 제가 공감을 너무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충격을 받고 남을 이해하기 위해 연극을 시작했어요. MBTI와 결합시키면 재밌을 것 니즈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편안하게 예능 느낌으로 혼자 해봤던 게 반응이 좋았죠.


사람들은 왜 MBTI에 관심을 갖는 걸까. 일시적인 밈, 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MBTI는 요즘 사람들의 새로운 프로필이 됐고, 기업들 또한 MBTI를 활용한 마케팅에 동참하고 있다.


"인간의 성격 형성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불안입니다. 불안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 지어요. 불안이란 건 미지한 것에서 오잖아요. 내가 내 스스로 누군지를 규정하고 싶어 하는 것에서 안도감을 느껴요. 그리고 타인에게도 그러고 싶어 하죠. 이건 원초적인 본능이기 때문에 MBTI뿐만 아니라 비과학적이었지만 혈액형, 별자리 등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해석하길 좋아했던 것 같아요. 나를 알고 싶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있어 편리하게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손상윤은 앞으로도 MBTI가 다원화된 사회에서 꾸준히 언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나노 사회잖아요. 파편화되고 분열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이제는 공감을 잘해주는 사람이 가치가 있어요. 나도 나 자신에 대해 설명을 쉽게 못하는데, 타인이 나를 이해하고 설명해 줄 때, 거기서 오는 감동이 있어요."


전업 유튜버가 아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하고 있는 겸업 유튜버다. 1년 동안은 본업과 유튜버를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습관이 되면서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꿈이 있기 때문에 인터TV의 콘텐츠들에 소홀할 수 없다.


"저만의 심리유형 분석 테스트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테스트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 연구하고 있어요. 이걸 만든다면 개인과 회사, 주변 관계들에게 적용할 수 있어요. 회사의 경우 인사 상의 분리할 수 있는 윤리적인 부분을 제거하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직장인들의 환경을 만들 수 있거든요."


개인적인 상담을 해준 구독자를 통해 관계 개선 피드백을 받으면 보람을 느끼곤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결혼을 앞두고 헤어질 위기에 있었던 커플의 상담을 해준 적이 있었어요. 두 분 동시에 상담을 진행했고, 왜 사이가 이렇게 됐는지 분석해 주니 다시 사이가 좋아졌어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으시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뿌듯해요."


정기적인 콘텐츠 업로드 외에 스트리밍 라이브를 진행하며 MBTI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구독자와 실시간으로 나누기도 한다.


"소통 방송을 기본으로 해요. 그리고 MBTI의 기능에 대해 강의를 할 때도 있고, 구독자와 전화 인터뷰를 즉석에서 하기도 해요. 구독자들이 친근하게 생각해 주죠."


이제 MBTI를 주제로 한 영상 콘텐츠는 더 이상 희소성이 없다. 많은 채널에서 MBTI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손상윤은 방향을 틀거나 멈출 생각이 없다.


"저도 다른 MBTI 콘텐츠를 모니터 하는데 솔직히 부정확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 채널들은 기획 자체가 예능이고 한시적이라서 재미에 비중을 두고 있어요. 제 채널 혼자 진지해요.(웃음) 그래서 나라도 버텨야 한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계속해서 제가 올바른 정보를 드리고 싶어요."


인간 손상윤의 목표가 자신만의 심리분석 테스트를 만드는 것이라면, 크리에이터로서의 목표는 구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제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보는 그 시간 동안 구독자들은 시간을 뺏기는 거잖아요. 그 시간을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손상윤은 MBTI가 주는 편리함 뒤에 경계해야 할 부분을 강조했다.


"MBTI가 주는 장점이 사람을 일반화를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해서 타인을 대충 이해해 보려고 하는 건데, 그걸로 너무 재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MBTI는 목적이 아니라 도구로 활용을 해야 해요. 해석에 갇혀서 진짜 보석을 못 볼 수도 있거든요. 속마음을 모른다고 포기하지 말고 이해하는 노력을 위해 잘 활용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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