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전면 금지에도..스쿨존은 오늘도 '주차 중'

이정윤 2021. 10. 2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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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일초등학교 인근.

전봇대에 걸린 표지판과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었지만 불법 주정차돼 있는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중에는 하얀색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큼지막한 글귀가 적힌 도로 바로 위나 주정차 금지 표지판 바로 아래에 주차된 차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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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든 켠 채 수분 동안 정차
1시간30분 동안 불법 주정차 8대
학부모 "법규 잘 지켜달라"
등하교차량 등 주차 공간 필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일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차량들이 불법 주차돼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일초등학교 인근. 전봇대에 걸린 표지판과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었지만 불법 주정차돼 있는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린이보호구역에 차를 세워놓은 이들은 운전석을 비우거나 비상등을 켠 채 수분 동안 대기했다. 하교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스쿨존 곳곳에 세워져 있는 차량을 요리조리 피해 집으로 향했다. 이곳을 지나는 다른 운전자들은 주정차된 차량 옆을 지날 때면 속도를 완전히 줄였고 좌우를 몇 번이고 확인하며 서행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이달 21일부터 어린이보호구역 내 모든 도로에서 차량의 주정차가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개정법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실제 방문한 스쿨존은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날 낮 12시30분부터 오후 2시께까지 서일초와 신중초, 서울교대 부설초 일대 어린이보호구역을 살펴본 결과 불과 1시간30분 만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 8대를 발견했다. 이 중에는 하얀색으로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큼지막한 글귀가 적힌 도로 바로 위나 주정차 금지 표지판 바로 아래에 주차된 차량도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 1만6896곳의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는데 이곳에 불법 주정차를 하면 승용차의 경우 최대 13만원, 승합차는 최대 14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어린이 승하차를 위해 시도 경찰청장이 별도로 허용한 구역에 한해 5분 이내 주정차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스쿨존에 있는 노상주차장에 주차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서울에는 올해 10월 기준 67개소 970면의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이 있다. 송파구, 영등포구, 구로구 등 10개 지자체에 몰려있다. 이들 지자체는 순차적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을 폐지하고 있으며, 이들 장소에서는 주차 위반 단속도 탄력적으로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자칫 사고를 유발하진 않을까 걱정했다. 학부모 김모씨(40)는 "주차된 차들이 스쿨존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불안하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주정차를 금지시켰으니 부모 입장에선 교통 법규가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차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는 보호자도 있었다. 단속만 하기보다는 스쿨존 내 주차 공간을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가 서일초 1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강모씨(69)는 "주로 자가용을 이용해 아이 하교를 시키고 있다"며 "손자가 학교를 마치고 근처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지만 어린이보호구역 내에 주차를 할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을 이용해 업무를 봐야 하는 이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냈다. 택배기사 A씨는 "어린이보호구역 밖에 주차를 하고 배송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도 많이 든다"며 "어쩔 수 없이 3분 이상 주차하지 않으려 하고 등하교 시간은 피해 배송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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