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안정 전환점" 주택공급 강조했지만..민간재건축 완화엔 '신중'

노해철 기자 2021. 10. 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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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미스매칭' 인정..도심 물량 늘리고, 조기 공급할 것"
재건축 규제 완화 '시기상조'.."구축 아파트 가격 오를까 걱정"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차질없는 주택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국토부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주택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드는 전환점에 있다며 차질 없는 주택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을 주택시장의 '스트레스' 구간으로 보고, 사전청약 확대 등 공급 조기화를 통해 시장 안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민간 재건축 활성화 관련해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섣부른 규제 완화는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올해부터 공급 스트레스 구간"…내년 '1.2만' 민간 사전청약

노형욱 장관은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주택시장 안정세를 끌어내기 위한 신속한 주택공급을 수차례 강조했다. 현재 주택시장은 과열 국면을 벗어나 안정세로 전환하는 시점이란 판단이 깔려있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와 가계부채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게 노 장관의 견해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률이나 부동산 심리에 관한 지표 등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주택시장이 안정세로 진입하는 초기국면에 있는 것 아닌가 판단한다"며 "안정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역량을 총 집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특히 도심 내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공급시점을 조기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로 물량 자체는 충분했지만, 수요가 높은 도심 직주근접 지역의 물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급 미스매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5~10년 전에 공급이 축소되면서 올해와 내년은 스트레스 구간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급 시차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공급 사업 시기를 앞당겨서 대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2·4 공급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과 민간 사전청약 물량 확대 등이 꼽힌다. 도심복합사업은 도심 내 노후 역세권과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을 대상으로 인허가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으로 사업 기간을 2년6개월로 단축한다. 지구지정부터 분양까지 평균 13년이 소요되는 민간 재개발 대비 10년가량 짧은 것이다.

국토부는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도 사전청약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에는 민간 건설사에 이미 공급된 공공택지(총 8000가구)에서 6000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올해 11~12월에 1만2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민간에게 공급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해당 물량의 사전청약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노 장관은 "장기적으로 인구 구조를 보면 수요 자체는 늘지 않지만, 가구수 분화와 양질의 주거 생활 조건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있다"며 "국민들의 인식과 수요 변화에 맞춰서 공급한다면 안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 남산에서 도심의 아파트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1.10.2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규제 완화=개발호재로 인식…강남 집값, 인위적으론 못 잡아"

노 장관은 민간 재건축 규제에 대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일각에선 주택공급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노 장관은 이러한 규제 완화가 자칫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면 시장에선 개발 호재로 받아들인다"며 "해당 지역 안에 오래된 아파트 가격만 오르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앞으로 확고한 시장 안정세로 돌아선 시점에선 민간 재개발·재건축의 규제 완화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울시의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정부의 공공개발 방식과 충돌할 것이란 지적엔 선을 그었다. 정부와 서울시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라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으며,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 장관은 "강남과 같이 사업성이 좋은 곳에 굳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들어갈 필요가 없다"며 "사업성이 좋은 곳은 민간이 하면 되고, 부족한 곳은 공공이 들어가서 역할을 하는 등 서로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는 원칙에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고가주택이 몰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집값 상승과 관련해선 "해당 지역에 대한 주택 수요가 여전히 높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세상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잡을 수 있겠느냐"며 "어느 지역을 찍어서 가격을 내리게 할 순 없고, 시장 기조와 여건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양도소득세 완화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그는 "거래 쪽에 세금 부담을 낮춰서 매물 출회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매물 출회 효과가 작고 부작용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기 때문에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노 장관은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는 앞서 해당 주택에 대한 투기 위험성이 낮고, 서민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양도세·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는 "일부 개인과 법인이 양도세와 취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집(買集)하는 사례가 나타났다"며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규제방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제도개선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지방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도 함께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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