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좀 떨어질까..서울 아파트 매물 한달새 5500건 늘었다
한 달 새 서울 아파트 매물 5500건 증가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48건이다. 아직 9월 신고기한(30일)이 일주일가량 남았지만, 올해 최저치인 지난 4월 거래 건수(3669건)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3만7994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이날 4만3518건으로 한 달 새 5524건(14.5%) 늘었다. 특히 용산구(24.4%), 광진구(24.5%), 강서구(23.5%), 중랑구(22.6%), 노원구(22.1%) 등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이끈 지역의 매물 증가가 눈에 띈다.
매수심리도 관망세로 전환했다.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10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1.6으로 전주(101.9)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 19일(101.1)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민간 지수는 아예 '매수자 우위'로 전환했다. 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동향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6.1로 전주(94.5)보다 8.4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가격 상승 폭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8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7% 올랐다. 지난 8월 23일 조사에서 0.22%로 정점을 찍은 뒤 7주째 상승 폭이 둔화하거나 정체했다.
강남 3구는 최고가 거래 … "시장 혼조세"
다만 대출규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최고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인 15억원을 넘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가운데 실거래가 15억원 초과는 630건으로 전체의 19.7%를 차지했다. 지난 1년간(2020년 9월~2021년 8월) 15억원 이상 거래 비중은 15.0%였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초구는 0.21→0.23%, 강남구는 0.23→0.24%, 송파구는 0.22→0.25%로 올랐다. 실제로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전용 78㎡는 지난 19일 37억5000만원(19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 33억8000만원(9층)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3억7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 6일 27억5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지난 8월 18일 26억원(4층)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작다고 입을 모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거래절벽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망설이고 있지만, 하방 경직성 때문에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으면서 신고가와 신저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등 혼조세를 보인다"면서도 "풍부한 유동성, 공급 부족 등으로 연말 이후에는 다시 한번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추가대책 예고 등 하락요인과 전세 시장 불안, 공급 감소, 풍부한 유동성 등 상승요인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라며 "가을 이사수요가 간간이 매매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현재의 상승 기조가 쉽게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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