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꽃밭으로, 플로럴 향수 8_선배's 어드바이스 #86

송예인 2021. 10. 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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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하게 피어나는 가을에 어울리는 꽃향기.
「 제비꽃 Violet 」
에어린 시더 바이올렛 오 드 퍼퓸 50ml 15만5천원.
때가 되면 자연히 무리 지어 피어나는 보라색 들꽃, 제비꽃은 향기는 강력해서 사탕이나 요리, 방향제에도 종종 쓰인다. 에어린시더 바이올렛은 들이 아닌 가파른 산에 핀 제비꽃 같다. 창립자 에어린 로더가 뉴욕 북부 황금빛으로 물든 애디론댁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기 때문. 제비꽃잎, 버지니아 시더우드, 앰버가 조화를 이뤄 향나무 가득한 숲에 이끼와 함께 피어난 제비꽃 향기를 따스한 앰버가 감싼 듯한 플로럴우디 계열. 한 방울로도 그윽한 향을 즐길 수 있는 오드퍼퓸이라 가을 코트 깃 아래 뿌리기에 더없이 좋다. 패키지엔 헬렌 딜트리가 그린 수채화를 패턴으로 담았다. 흔들리는 가을 낙엽 색, 제비꽃의 짙은 보라색, 숲을 연상시키는 녹색과 가을 햇살 같은 금색이 어우러졌다. 에어린시더 바이올렛 오 드 퍼퓸 50ml 15만5천원.
「 금목서 Sweet Osmanthus 」
사진 언스플래시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 오 드 트왈렛 100mL 22만원, 50mL 14만원.
향기가 만리까지 간다고 해 ‘만리향’이라고도 불리는 목서 꽃 중에서도 향으로 유명한 금목서는 살구나 복숭아 향이 감도는 달큰한 향기 때문에 곤충뿐 아니라 사람도 좋아해 오래 전부터 귀한 차, 약, 향료로 쓰였다. 수많은 향수 회사에서 ‘오스만투스’란 이름으로 향수를 내는데 조향사의 해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곧바로 향기롭다는 느낌이 드는 건 비슷하다. 더 디퍼런트 컴퍼니의 오스만투스는 베르가모트, 만다린, 오렌지라는 감귤류를 톱 노트에 집중 배치해 상쾌한 느낌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후 금목서가 향긋하게 퍼지는 걸 즐기다 보면 무겁지 않은 정도 머스크가 향을 마무리한다. 더 디퍼런트 컴퍼니 오스만투스 오 드 트왈렛 100mL 22만원, 50mL 14만원.
「 화이트 프리지아 Freesia 」
사진 언스플래시
토카 벨르 오 드 퍼퓸 20mL 5만9천원, 50mL 9만9천원, 100mL 13만9천원.

호기심 많고 낙천적이며 여행을 사랑하는 여성을 이미지화 해 베르가모트와 페티그레인의 상큼한 시트러스 향으로 시작해 화이트 프리지아, 매그놀리아, 튜베로즈 등 화이트 플라워가 활짝 피어난 후 머스크, 샌들우드, 골든앰버로 묵직하고 따스하게 마무리되는 향이다. 화이트 플라워가 미들 노트인 향수들이 보통 화려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강한 데 비해 벨르는 톱 노트의 시트러스 계열 향들과 프리지아가 경쾌한 느낌을 불어넣어 한결 부담이 적다. 가을부터 봄까지 꾸준히 써도 될 향. 토카벨르 오 드 퍼퓸 20mL 5만9천원, 50mL 9만9천원, 100mL 13만9천원.

「 장미 Rose 」
사진 언스플래시
딥티크 교토 오 드 트왈렛 100mL 24만5천원.

여행을 주제로 한 ‘르 그랑 투어’컬렉션 중 딥티크 창립자들이 가보지 못한 교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상상해서 만든 향기. 조향사 알렉산드리아 칼린이 동양 꽃꽂이에서 영감 받아 향(incense)은 하늘을, 장미는 인간을, 베티버는 세속적 연결성을 상징하도록 구성했다. 조금 매캐하게 찌르는 듯한 향 냄새에 이어 비트의 야채 냄새, 베티버의 흙냄새와 함께 장미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일반적 장미 주조 향수들과는 인상이 상당히 다르며 가을, 겨울 시즌에 어울리는 그윽한 분위기다. 창립자 데스몬드가 디자인한 꽃무늬 천이 깊이 있는 적자색 향수병을 보자기처럼 감싸 포장이 완성된다. 딥티크 교토 오 드 트왈렛 100mL 24만5천원.

「 박달목서Osmanthusinsularis 」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오 드 퍼퓸 100mL 17만3천원.

박달목서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거문도, 남부지방 일부에 자생하고 있으며 꽃이 11~12월에 피어 한겨울에도 향기를 맡게 해주는 고마운 꽃이다. 꽃이 희고 금목서보다 통통하다. 늦가을부터 피는 박달목서의 은은하지만 길게 이어지는 향과 장미, 앰버, 패출리, 머스크가 조화를 이뤄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파우더리하다. 크림색 터틀넥 스웨터에 캐멀 코트를 우아하게 차려입은 숙녀 같은 느낌. 나르시소 로드리게즈가 자신감 넘치며 사랑스럽고, 기품 있는 친구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오 드 퍼퓸 100mL 17만3천원.

「 치자꽃 Gardenia 」
사진 언스플래시

우리말로 하면 정겹기 그지없는 치자꽃이지만 영어로 ‘가데니아’라고 하면 쓰지 않은 유명 향수 회사가 없을 정도로 향기로 오래도록 사랑받은 꽃이다. 초여름 희고 커다랗게 피기 시작하는데 이해인 수녀의 시집 〈기쁨이 열리는 창〉에 실린 시에 ‘7월은 나에게 치자꽃향기를 들고 옵니다’란 구절이 있고 꽃말이‘한없는 즐거움’일 만큼 향기는 진하고 달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로사 가데니아 오 드 코롱 50mL 12만원, 100mL 18만원.

로사가데니아는 이름처럼 치자꽃에 장미가 강렬하게 더해졌고 오렌지꽃, 무화과 꽃, 재스민까지 더한 꽃의 향연이다. 마지막은 샌들우드, 바닐라, 머스크로 달고 부드럽다. 브랜드 8백 주년을 기념해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피렌체 1221 에디션’8종 중 새로 출시됐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로사 가데니아 오 드 코롱50mL 12만원, 100mL 18만원.

「 은방울꽃 Lily of the Valley 」
사진 언스플래시
조 러브스 넘버 42 더 플라워샵 오 드 트왈렛50mL 14만9천원, 100mL 23만9천원.

향수 이름에 꽃집이란 뜻을 붙었을 만큼 강한 플로럴 노트. 조 말론 CBE(조 말론 창립자)가 16세에 꽃집에서 일했을 때 가게 안에 가득했던 꽃향기, 새벽 꽃시장에서 꽃들을 안아 들고 가게 문을 열었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잎들을 짓찧은 듯한 그린 노트와 화이트 플라워, 아이리스 조합이 가득히 꽃핀 가을 들판을 연상시키고 습도와 온도가 뚝 떨어져 스산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할 때 뿌리면 예상치 못하게 꽃다발을 선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들 노트를 구성하는 여러 꽃 중에서도 은방울꽃의 주장이 강해서 청초하게 퍼지는 꽃향기를 느낄 수 있다. 조 러브스 넘버 42 더 플라워샵 오 드 트왈렛50mL 14만9천원, 100mL 23만9천원.

「 작약 Peony 」
사진 언스플래시

중국이 원산지인 작약은 주변국에서도 널리 재배돼 옛 화조화에도 자주 등장했지만, 일찍이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했을 만큼 동·서양 어디서나 오래도록 사랑받았다. 꽃다발에 한 송이만 넣어도 풍성하고 화사한 느낌이 되고 향 또한 그렇다. 장미보다는 덜 귀족적이면서 싱그러움은 더한 것이 바로 작약의 향.

에르메스 트윌리 오 진저 오 드 퍼퓸 30mL 9만5천원, 50mL 14만3천원, 85mL 19만9천원.

에르메스가 자사 스카프에서 영감 받아 만든 ‘트윌리 데르메스’ 연작 중 대담하고 열정적이며 거침없는 막내 역으로 내놓은 것이 ‘오 진저’다. 막 피어난 작약 향이 생강 설탕 절임 같은 달큰한 향으로 둘러싸여 기분이 들뜨면, 시더우드, 즉 향나무 향이 그윽하게 균형을 맞춰 준다. 용기에 묶인 트윌리 스카프 미니어처 같은 리본은 제품 하나하나마다 패턴이 다르다. 에르메스 트윌리 오 진저 오 드 퍼퓸 30mL 9만5천원, 50mL 14만3천원, 85mL 19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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