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 떨던 몽블랑, 유명DJ사진 외벽에 '척'..거리 나선 명품

명품 브랜드가 ‘거리의 예술가’로 나섰다. 전통적인 명품 소비의 메카인 청담동을 떠나 가로수길·성수동·이태원 등에서 건물 외벽 또는 카페 인테리어를 꾸미는 방식으로 브랜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젊은 예술가의 감성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고가의 만년필로 유명한 독일 브랜드 몽블랑은 신사동 가로수길 초입에 위치한 4층 높이 건물에 랩핑(랩핑(Wrapping) 광고를 선보였다. 랩핑이란 벽이나 기둥 등에 랩을 씌우듯 광고물을 덮는 기법으로, 사람들이 어느 위치에서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용도 제품 모습보다 메시지를 강조했다.
‘내가 정한 삶의 방향이 나를 만든다(What Moves You, Makes You)’라는 문구와 함께 DJ 겸 패션 사업자 페기 구(본명 김민지)와 아일랜드 배우 킬리언 머피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몽블랑은 이들이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일을 선택해 주변에 영감을 줬다며 올해의 ‘마크 메이커’로 선정했다.
몽블랑코리아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예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세상에 발자취를 남기는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모델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버버리 로고로 뒤덮인 성수동 카페


루이비통, 녹색 제품과 외벽의 조화

명품 브랜드가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수준의 길거리 설치 미술을 광고에 활용하는 건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올 초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는 아웃도어 노스페이스와 협업한 제품을 공개하며 런던·상하이·밀라노 등 주요 도시 한복판에 아트월 옥외광고를 선보였다.
“명품도 MZ세대와 직접 소통해야”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소비가 나 자신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디자인·컬리티뿐 아니라 어떤 가치를 가졌는지를 따져본다”며 “이 때문에 환경 보호, 성평등, 도전 정신 등의 면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태도를 가졌는지를 광고를 통해 드러내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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