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땅,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와 맞바꾼다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와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맞교환을 추진한다.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한 지 3년 만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하고, 서울시가 이를 시유지인 서울의료원 부지 일부와 교환하는 ‘제3자 교환’ 방식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대한항공, LH는 대한항공 소유 종로구 송현동 부지(48-9번지)와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171-1번지)를 맞교환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4일 시 공유재산심의회에서 해당 안건을 심의한다. 이어 11월 시의회가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의결하면 제3자 교환계약이 체결된다.
대한항공은 2019년부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 매각을 희망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가 급감해 매각이 시급해졌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일대에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발표해 민간 매각이 어려워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와 맞교환을 제시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땅값은 서울의료원 부지가 송현동 부지의 2배가 넘는다. 송현동 부지의 1㎡당 개별공시지가(5월 31일 기준)는 1013만원이고,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는 2774만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부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했고, 대한항공은 5000억원을 원해 그 중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부지 맞교환이 성사되면 서울시는 송현동 일대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가족이 기증한 문화재·미술품 2만3000여점이 전시될 이건희 미술관 예정지는 12월 결정된다.
송현동 부지는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다가 2002년 삼성생명에 1억5000만 달러에 팔렸다. 부지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라서 용적률 제한 등 규제가 많았다. 대한항공 2008년 2900억원에 이 땅을 매입했다. 이후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학교 환경 침해 우려 등으로 무산됐다.
한편 서울의료원 부지에는 정부가 지난해 8·4부동산 대책에서 언급한 ‘지분적립형 주택’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총 3000가구 분양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지분적립형 주택은 토지·건물 지분값의 20~25%를 내고 입주한 뒤 20~30년에 걸쳐 남은 지분을 취득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자금력이 낮은 2030세대에게 내 집을 마련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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