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아파트 누르자 중고가 오르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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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세제와 대출규제를 꾸준히 강화하자 6억~9억원 중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서울 외곽과 인천, 경기도 집값이 서울 중심부 아파트 가격을 추격하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6억∼9억원대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 4월 26.6%, 5월 28.7%, 6월 30.8%를 기록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 6억~9억원 구간의 거래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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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가 되레 시장 흔들 가능성
정부가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세제와 대출규제를 꾸준히 강화하자 6억~9억원 중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서울 외곽과 인천, 경기도 집값이 서울 중심부 아파트 가격을 추격하는 이른바 ‘키 맞추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집값 과열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규제 강화가 오히려 시장을 들끓게 할 거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6억∼9억원대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 4월 26.6%, 5월 28.7%, 6월 30.8%를 기록했다. 이후 계속 비중이 커지더니 지난달 33.7%를 기록한 데 이어 8월 들어 최근까지 43.8%로 치솟았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 6억~9억원 구간의 거래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던 셈이다.
중저가 아파트값 상승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는 2019년 12·16부동산대책 등에서 고가 아파트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 거래를 틀어막자 투기 자본이 중저가 아파트를 주목하기 시작하며 서울 외곽, 경기도, 인천 등의 집값이 차례로 올랐다. 여기에 서울 전세난으로 시작된 ‘탈서울’ 실수요자들까지 겹쳐 수도권 전역의 집값이 서울 중심부에 키 맞추기를 하듯 일제히 올랐다.
최근에는 거래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임에도 중저가 아파트는 거래 비중이 늘었다. 이 역시 대출규제 반사효과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폭을 10% 포인트 높였다. 주택가격 기준은 투기과열지구가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이 기존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된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는 9억원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늘어나면서 6억∼9억원 구간의 매물이 부족해지고 가격 오름세가 나타났다. 반면 9억∼12억원 매매 비중은 지난달 18.0%에서 이달 16.2%로, 12억∼15억원은 같은 기간 11.2%에서 9.9%로 줄었다. 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 15억원 초과의 매매 비중은 지난달 15.4%에서 이달 7.7%로 급감했다.
금융 당국은 최근에도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무리한 ‘영끌’ ‘빚투’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하지만 신중하게 규제를 설계하지 않으면 중저가 아파트 가격만 끌어올릴 수 있다. 앞서 지난해 6·17대책 발표 때도 수도권 전역의 대출규제를 일제히 강화하자 대출길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반발했고, 결국 정책을 수정해야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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