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방영 후 반년..성남시 모란역 뒷골목 근황 보니
지난 20일 오후 1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모란역 뒷골목의 한 식당에서는 손님 1명만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점심 특선을 팔고 있던 인근 식당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두 곳 모두 지난 1~2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된 곳들이다. 근처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사람들이 줄 서서 먹던 식당들인데, 어느 순간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반짝했던 골목 인기도 사그라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4차례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 편’ 방영됐지만…
방송 후 약 반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이날 찾은 모란역 뒷골목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상인과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방송 인기는 석 달 정도 갔던 것 같다. 그 후 코로나19가 심해지면서 타격이 컸다”며 “방송 인기에 힘입어 거리가 잘 되길 바랐는데 거리가 또다시 죽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방송 인기는 잠깐…“코로나19에 휘청” 곡소리
3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해 온 자영업자 A씨는 “거리두기 발표에 따라 상권이 휘청거린다. 아예 나가지 말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 우리보고 언제까지 참고 버티라는 거냐”며 “방송 덕분에 몇 달이라도 사람이 붐볐던 골목이 그립다. 다들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상인은 “방송으로 인한 인기는 잠깐이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그나마 점심 장사로 몇 그릇 팔면서 버텨왔는데, 오늘만 해도 점심때 손님이 거의 없었다”며 “음식을 팔지 못해 만드는 양도 절반으로 줄였는데도 손님이 없다. 이 시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작 협찬 지원한 성남시…“금액 공개 불가”
성남시 관계자는 “모란역 중심가는 사람이 워낙 많지만, 이곳은 상대적으로 모란역과 떨어져 있어 위치가 후미진 편에 속하고 모르는 시민도 많아 지원이 필요했다”며 “죽어가는 상권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협찬을 진행했다. 맛집 등이 많으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다시 사람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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