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에서 CEO 된 토리버치, 패션업계 사로잡은 비결은[히든業스토리]

허미담 2021. 8.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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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 중시한 토리버치 CEO
'편안함이 곧 럭셔리함'..실용성 중시
사진=토리버치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가정과 일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좋은 엄마와 좋은 아내가 아니라면 좋은 사업가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토리버치'(Tory Burch)의 CEO 토리 버치가 과거 인터뷰 중 했던 말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가 됐으나, 사업 초기부터 토리버치가 성공 가도를 달린 건 아니었다.

디자인이나 경영 수업을 들어본 적도 없을뿐더러 3명의 아들과 3명의 의붓딸을 키우며 바쁘게 살던 전업주부 버치가 성공한 사업가이자 디자이너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인생의 터닝포인트 된 광고…"꿈을 좇아라"

1966년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난 토리 로빈슨(Tory Robinson·토리 버치의 결혼 전 이름)은 투자 전문가 아버지와 배우 출신 어머니 덕에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났다. 그는 부모와 형제의 사랑을 잔뜩 받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이후 펜실베니아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한다.

특히 버치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패셔너블한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패션업계에 발을 내딛게 된 것도 어머니의 영향이 컸는데, 버치는 어머니의 단골 디자이너인 조란(Zoran)의 조수로 일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당시 디자인, 홍보 등의 도맡아 했던 그는 패션 관련 업무가 자신의 적성과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적성을 살려 '폴로랄프로렌'과 '로에베' 등 많은 회사를 거치며 역량을 펼쳤다.

그렇게 경력을 쌓아가던 그는 1995년 '베라 왕(Vera Wang)'으로 이직해 일하던 중 사업가 크리스토퍼 버치(J. Christopher Burch)를 만나게 된다. 2년 뒤인 1997년 그는 결혼에 골인했고, 이때부터 토리 로빈슨이 아닌 토리 버치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후 버치는 자식들을 낳게 되고,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히 일을 그만둔다.

그러나 전업주부의 삶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느 날 집에서 뉴스를 보던 버치는 '자신의 꿈을 좇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라'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자극을 받는다. 그는 꿈을 좇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업계획을 세운다.

버치는 우선 '가격대가 합리적이면서도 좋은 퀄리티의 제품들을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3년 동안의 준비 기간과 시행착오를 거쳐 2004년 2월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토리버치'를 선보인다.

토리버치 CEO. 사진=토리버치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 편안함 중시한 토리버치…시그니처 아이템 '리바 슈즈' 역시 실용성에 큰 인기

버치는 '편안함이 곧 럭셔리함'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옷과 신발을 만들었다. 이는 어머니인 리바 여사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데, 리바 여사 역시 옷이나 신발을 만들 때 편안함을 가장 중시했다고 한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리바 슈즈(Reva Shoes)' 역시 어머니로부터 영감을 받은 제품이다. 리바 슈즈는 굽 없는 플랫슈즈로, 런칭 직후 여성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얻으며 처음 출시된 해만 30만 켤레를 팔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당시 여성 신발 시장에는 화려한 색상의 하이힐 아니면 운동화밖에 없었는데, 이런 낮은 굽의 플랫슈즈는 혁신적이었다. 거기다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패리스 힐튼 등이 애용하면서 현지에서 더욱 입소문이 났다. 버치는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제품명에 어머니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어머니로부터 영감받은 제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토리버치의 또 다른 대표 아이템 '토리 튜닉'은 자수, 크리스탈 장식 및 화려한 컬러와 대담한 프린트가 큰 특징인 옷이다. 이 제품 역시 어머니가 모로코 벼룩시장에서 사 온 옷에서 힌트를 얻어 버치가 직접 제작한 옷이라고 한다.

토리 튜닉은 과거 오프라 원프리가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소개하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하기도 했다.

토리버치 플랫 슈즈. 사진=토리버치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위험 무릅쓰고 도전해야"…'도전 정신' 중시한 토리버치

버치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도전정신'을 꼽는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는 이 회사(토리버치) 이전에 디자인해본 적이 없다. 위험은 무릅써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처럼 도전하고 싶은 여성 기업가들을 위해 2009년 '토리버치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을 위한 자금 대출, 멘토링,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주기 위해 해당 재단을 세웠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버치는 과거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글래머 매거진의 '올해의 여성상', 배너티 페어 매거진의 '베스트 드레서 리스트'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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