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피서는 이곳에서.. 한적한 장흥의 바다·산

2021. 8. 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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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정남진전망대.

전남 장흥은 산과 바다, 숲과 강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충분히 거리를 두고 조용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비대면 피서지다. 비대면 피서지의 첫 번째는 자연과 함께 하는 것. 장흥을 관통하며 흐르는 탐진강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고, 여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상선약수마을을 찾는 것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정남진천문과학관에서 별을 찾아보고, 편백향 가득한 우드랜드에서 신선한 숲의 향기를 만끽하자. 여유롭고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장흥의 명품 피서지를 소개한다.

탐진강.

볼거리·쉴 거리 다양한 탐진강
장흥군 유치면 국사봉(613m)에서 발원해 장흥, 강진 등 남도의 들녘을 적시며 남해로 흘러드는 55㎞ 길이의 강이다. 상류지역인 장흥군 부산면 지천리에 건설된 장흥댐부터 장흥읍 중심을 지난다.
장흥 댐건설과 함께 물 문화공원이나 생태문화 공원, 물 과학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쉴 거리가 있다. 장흥읍내 중심부를 흐르는 탐진강은 여름이면 피라미와 은어가 헤엄친다. 수영을 즐기며 여름 더위를 식히는 장소이다.

탐진강변에 생태습지원이 조성돼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 나오고 평일엔 운동 겸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중 탐진강둔치공원은 장흥읍 평화교에서 부산교까지 4.92㎞ 구간이다. 둔치에 조성된 자연형 연꽃방죽과 지압로, 목재테크 생태관찰로 등 산책하며 거닐며 다양한 식물들도 감상할 수 있다.

동백정.

풍류 즐기는 용호정·동백정
탐진강 중류 가지산 자락 수변 곳곳에는 시를 읊던 정자가 줄줄이 있어 옛 선인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정자들은 정자문화를 형성하고 나아가 장흥이 내세운 ‘문림의향’의 토대가 된다.

탐진강 상류 용소 벼랑 위에 세워진 용호정은 10m 아래에 강이 흐르고 해발 높이 250m의 기역산이 남서방향에 멀리 솟아 있어 산수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정자 아래의 깊은 물과 강안의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경관 역시 일품이다. 정자 주변이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부터 용호정원림(전남도 기념물 제68호)으로 불린다. 원림이란 집터에 딸린 숲을 뜻한다.

순조 29년(1829) 최규문은 아버지 최영택을 위해 탐진강변에 용호정을 세웠다. 비가 와서 강물이 넘치면 강 건너 기산 북쪽에 있는 선친의 묘를 성묘하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부친을 안타까이 여겼기 때문이다. 최규문의 부친에게는 ‘부친을 바라보는 정자요’ 최규문에게는 ‘부친을 위로하는 정자’라 하겠다.

용호정은 탐진강변 정자 중 가장 간소한 편에 속한다. 정면 2칸, 측면 2칸으로 가운데 방을 두고 사방에 마루를 들였다. 1947년 중건할 때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으로 바꿨다.

탐진강 상류 장동면 만년리에 자리 잡은 동백정은 이름처럼 뜰 안에 동백이 가득하다. 정자 마루에 앉으면 눈앞에 호계천이 흐르고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조선 세조 때 의정부 좌찬성을 지낸 김린이 관직 후 은거하며 다른 선비들과 시재를 겨루기 위해 정자를 세웠다고 전한다. 동백정은 조선 숙종 41년(1715)부터 청주 김씨를 비롯한 마을 사람이 모두 참석하는 대동계 집회소와 별신제 장소로 이용되면서 마을의 정자 역할을 해왔다.

동백정은 후손들이 다시 지어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집이 됐다가 1895년에 1칸을 더 내어 지금과 같은 정면 4칸의 형태가 됐다. 서쪽에는 누마루와 방을 두고 중앙에는 앞뒤로 툇마루를 만들어 작지만 아기자기한 구조를 보인다. 처마 밑에는 동백정 현판이 걸려 있고 정자 안쪽에는 동백정 기문과 상량문, 중수기, 동백정운 등 모두 17점의 편액이 있다. 1988년 12월 21일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169호로 지정되었다.

농촌 전통테마마을 상선약수마을
상선약수마을로 불리는 장흥읍 평화마을은 물과 울창한 숲을 테마로 다양한 놀이 체험과 호젓한 숲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농촌 전통 테마마을이다. 상선약수마을은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노자의‘도덕경’에서 따온 이름이다. 마을 이름처럼 억불산 자락과 마을 곳곳에는 상선약수샘, 서당샘, 중샘, 정자샘 등 다양한 샘물이 남아 있다. 이 마을 우물에서 나오는 물 자체가 약수로 여겨질 정도였다고 한다. 억불산으로 이어지는 억불산 삼림욕장에는 대숲, 동백 숲, 소나무 숲 등 나무 군락이 다양하게 조성돼 있어 삼림욕과 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마을 입구에서 가까운 고영완 고택은 원시림처럼 짙푸른 녹음 속에 고택의 담장과 대문채가 이어진다. 대문채 앞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나무와 뿌리가 엉켜 있는 연리지다. 이끼 낀 돌담과 옛 담장의 풍모가 예사롭지 않고 울창한 노거수들과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풍경이 돼 이 공간만으로도 훌륭한 전통정원이 된다.

송백정.

배롱나무 군락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송백정은 상선약수마을에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송백정의 정은 정자(亭子)가 아니라 우물(井)을 가리킨다. 2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송백정에는 조성 당시 심은 네그루의 소나무와 함께 1934년 연못을 확장하면서 심은 배롱나무 50여 그루가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꽃이 피는 6월 중순에서 9월 중순까지 100여 일 동안 하얀색, 붉은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채의 꽃을 볼 수 있다. 특히 배롱나무가 만개하는 8월이면 짙은 분홍색이 연못 주변을 감싸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정남진천문과학관
정남진천문과학관은 억불산 자락에 위치한 전남 최초의 천문과학관이다. 7m 원형돔의 주관측실에는 600㎜ 리치크레티앙식 반사망원경과 152㎜ 아포크로메틱 굴절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총 6대의 다양한 망원경이 있어서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달 표면, 태양의 흑점과 홍염 등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또한 천체 투영실에서는 주·야 및 기상에 상관없이 가상의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시뮬레이터로 생동감 있는 별들 사이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최대 40명까지 입장이 가능한 4D 영상관이며 8m 돔 스크린에 가상의 별을 투영시켜 천체를 관람할 수 있다.

시청각 실에서는 3D 입체영상 상영 및 우주관련 영화 상영을 하며, 천문 강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전시실은 우주학습코너1, 2로 구분돼 있다. 우주학습코너1에서는 천상열차분야지도, 우주탐험의 역사와 재미있는 우주 속 현상을 학습할 수 있고, 우주학습코너2에서는 별자리 역사 및 사계절 별자리, 태양계의 행성, 행성의 운동, 케플러의 법칙을 알아볼 수 있다.

천관산.

천관산
기암괴석과 억새평원으로 명성이 높은 천관산(723m)은 1998년 10월 10일 전남도가 지정한 도립공원으로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함께 호남5대 명산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부처바위, 사자바위, 기바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진 정상의 바위들이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고 해서 천관산이라 불린다. 억새밭과 기암괴석, 비단 같은 단풍, 탁 트인 다도해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천관산은 산세가 뛰어나 지제산, 천풍산, 신산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러왔다.

능선에 서면 전남 일원의 산과 멀리 제주도까지 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에는 신록의 신선함과 생동감, 여름에는 기운 넘치는 초원 능선, 가을에는 은빛 찬란한 억새능선으로 바뀌면서 장관을 거듭한다.

동쪽 능선 끝자락은 곧장 바다 속으로 빠져들 만큼 바다와 인접해 있어 천관산 능선 어디서든 시원하게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을 볼 수 있어 언제와도 싫증나지 않는 산이다.

천관산 주변에는 조선시대 실학의 대가 존재 위백규 선생을 비롯해 여러 학자들이 수학하기도 했던 장흥 위씨 제각 장천재, 고려 인종왕비 공예태후 이상 5현조를 배향하고 있는 사당 정안사, 동백 숲과 비자림 숲으로 유명한 천관산자연휴양림, 600여기의 자연석 돌탑과 전국 유명 문학 작가의 문학비로 조성된 천관산문학공원이 있다.

천관문학관
천관산 기슭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에는 소설 ‘녹두장군’의 송기숙, 아동문학가 김녹촌, 차기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이승우까지 장흥 출신 작가들의 전시물이 전시실 벽면을 가득 채운다. 또한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이청준과 한승원 두 작가의 자료들도 전시돼 있어 두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비교하며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작가들이 편안한 집필활동을 위한 집필공간도 마련돼 있다. 사전 예약만 하면 관광객, 방문객 누구나 이용 할 수 있다.

편백숲 우드랜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진 편백. 장흥군에는 100㏊에 40년생 이상의 아름드리 편백 숲이 조성돼 있다.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가 바로 그곳이다.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숲속에서 건강 체험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생태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목공 및 생태건축 체험장, 숲 치유의 장, 산야초단지, 말레길 등이 조성돼 있다. 목재문화체험관 전시관에는 숲과 나무에 관한 내용을, 체험관에는 목재문화 전반에 관한 내용을 체험할 수 있다.

정남진전망대
지하 1층, 지상 10층으로 세워진 장흥 정남진 전망대는 지상 46m 높이로, 광화문의 정남쪽인 장흥군이 대륙의 기운과 해양의 웅비가 조화롭게 교차되는 희망의 상징으로 건설한 랜드마크다. 정남진전망대는 장흥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역사와 문화 콘텐츠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1층 광화문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까지 올라간 후 계단을 따라 1층으로 다시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다. 10층 야외 옥상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되고 8층은 북카페, 7층은 문학영화관, 6층은 추억 여행관, 5층은 축제관, 4층은 장흥 이야기관, 3층 특별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각 층을 잇는 계단은 트릭아트, 장흥의 어제와 오늘, 향기계단 등으로 꾸며져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다. 정남진전망대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득량도와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등의 섬을 조망할 수 있고, 고흥군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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