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기부] 기후스마트농업으로 최빈국의 극빈층 기아 문제 해결에 앞장

2021. 7.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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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선월드와이드
지역과 함께 마켓 가든 조성
우물에 태양광 시스템 적용
영양실조와 빈곤 함께 해결
사막 건조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하사나 마하마두. [사진 컨선월드와이드]

“얼마 전에 홍수가 났어요. 심은 씨앗이 모두 쓸려갔죠. 바로 다시 심었어요. 날씨가 들쑥날쑥해서 비가 언제 올지 알 수 없거든요.” 니제르의 타우아 주에 살며 생계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하사나는 홍수에 좌절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에 간 남편을 대신해 농사를 지으며 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강인함이 넘쳐났다.

니제르는 하루에 1.90달러로 생활하는 극빈층이 인구의 41%(950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최빈국이다. 사하라 사막 지역에 위치해 늘 물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강수 주기가 더 불규칙해지며 가뭄이 심해졌다. 2020년 세계기아지수에 따르면 니제르의 5세 미만 아동의 48.5%가 만성적 영양 결핍으로 인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다. 타우아 주는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지역에 속한다.


마켓 가든 조성해 물·영양 문제 극복
하사나 같은 극빈 가정의 영양 문제를 예방하려면 마을의 물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물과 영양 문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선 마을 단위에서 영양을 돌보는 지속적인 생계 수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역사회와 협의해 마켓 가든을 조성하기로 했다. 마켓 가든은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채소를 기르는 농지로 아마란스·괭이밥·상추·모링가 같은 채소를 키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은 마을 시장에서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를 구하고 농부는 소득을 높일 수 있다.

마켓 가든을 조성하자 자연히 물을 대기 위해 우물과 파이프라인이 필요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대부분의 농부가 여성임을 감안해 물을 길어 나르는 시간을 줄이고자 우물에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결과 농사 생산성이 올라갔다. 빗물로 재배하면 3~4개월 걸리던 농작물이 2주면 수확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초기 2년간은 ㏊당 500~600kg의 작물이 수확됐지만, 3년째 접어들면서 ㏊당 800kg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영양분이 강화된 수수 씨앗 재배와 기후스마트농업 등 개선된 농법을 농부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우물과 파이프라인이 닿지 않는 극빈 가정에는 커다란 채소 백을 제공해 채소로 영양과 생계를 돌볼 수 있도록 별도로 지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하사나는 “컨선월드와이드 식량안보 직원들이 찾아와 농사법을 알려줬어요. 우리가 배운 대로 해서 성공하면 진심으로 축하해주죠. 우리가 먹는 이 모든 것들은 모두 그들 덕분이에요”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식량·소득원 확보 지원

식품기업 케리그룹의 지원으로 니제르 타우아 주에 설치된 태양광 우물 시스템. [사진 컨선월드와이드]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는 1968년부터 최빈국에서 살아가는 극빈층의 기아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에는 내전이나 무력충돌 같은 분쟁이 기아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빈층과 기아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불규칙해진 강수량은 니제르·남수단·소말리아·차드·방글라데시 등에 빈번한 가뭄과 홍수를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어려운 농부와 여성에게 먼저 향한다. 세계식량계획은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까지 1억2200만 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컨선월드와이드는 극빈층이 지역사회 단위로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지속가능한 식량과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기후변화가 최빈국 극빈층의 기아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기 위해 ‘기후, 변화가 아닌 위기입니다’ 캠페인을 론칭했다.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파키스탄에서 오랜 가뭄으로 발생한 신생아 영양실조를 알리고 동참을 호소하고 있으며, 한국능률협회와 상호협력을 체결해 ESG 측면에서의 기후 정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준모 컨선월드와이드 한국대표는 “기후변화는 분쟁과 가난으로 내몰린 극빈층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들이 다시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으려면 개인이 아닌 지역사회 단위로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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