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모기 기피제, 계피와 에탄올만 있으면 '끝'

용인시민신문 2021. 7. 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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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그 속에 소독용 에탄올을 부어 나만의 모기기피제를 만들었다.

다음 달에는 자신들이 만든 모기기피제를 뿌리고 온다고 신나했다.

더위와 모기를 견뎌내고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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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아이들이 모아 온 다양한 풀과 나뭇잎
ⓒ 용인시민신문
날씨는 기온이 높고 습하다. 여름 숲은 친절하지 않다. 덥고 습하고 모기도 많다. 여름 숲에서의 숲 체험은 모기에 물리지 않고 너무 덥지 않게 아이들과 지내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 달은 아이들과 누가 더 많은 종류의 풀과 나뭇잎을 모아 오는지 내기를 했다. 옛날 아이들은 이렇게 풀싸움 놀이를 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대략 10가지 이상의 풀과 나뭇잎들을 찾아 왔다. 모둠 대결이니까 같은 종류의 풀을 한데 모으다 보니 비슷비슷한 풀 종류가 모였다. 이 놀이를 하는 이유는 숲에 얼마나 다양한 종류의 풀이 자라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식물이 많다는 것은 숲에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의미이며, 건강한 숲이라는 뜻이다.

풀을 찾다 보니 우연히 대모벌이 거미를 사냥하는 장면도 목격했다. 대모벌은 7~8월 거미를 사냥해 마취시킨 후 땅 속 집으로 끌고 가 애벌레 먹이로 저장한다. 우리는 그 장면을 목격하고 있던 중이었다. 우리가 너무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어서였을까? 아니면 거미가 벅차서 그런 것이었을까? 대모벌은 끌고 가던 거미를 놓아두고 날아가 버렸다. 대모벌이 사는 곳이 어딘지 궁금했는데, 아쉬웠다.
 
 아이들이 만든 작품
ⓒ 용인시민신문
풀싸움 놀이를 끝낸 아이들과 찾아 온 그 풀들로 작품 놀이를 했다. 그 전에 아이들은 더운 날씨에도 숲을 마구 누비며 놀이를 했다. '얼음땡'은 기본으로 들어간다. 역시 아이들이었다. 술래를 했던 나는 무척 힘들었는데. 어찌 나를 자꾸만 술래로 만들까? 속으로 '이제 그만~~'을 외쳤다. 한참을 하더니 다른 놀이를 했다. 그렇게 실컷 뛰어 놀던 아이들을 돗자리에 앉혔다. 충분히 물을 마시게 하고 남은 물을 쟁반 위에 부었다. 물놀이 그림판이 완성되었다.
그 위에 우리가 찾아 온 풀들로 나만의 작품을 완성했다. 어떤 친구는 접시 가득 풀을 배열했다. 어떤 친구는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또 한 친구는 그냥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 친구들은 뱀딸기 열매를 작품에 넣기를 원했다. "뱀딸기, 뱀딸기…"를 외쳤다. 나는 숲에서 뱀딸기를 찾았다. 그러나 시기가 아니었던가 보다. 그렇게 쉽게 보이던 뱀딸기 열매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을 겨우 설득하고, 있는 재료로 작품을 완성하게 했다.
 
 계피와 소독용 에탄올을 이용해 아이들이 손수 만든 모기 기피제.
ⓒ 용인시민신문
우리들의 멋진 작품을 잠시 뒤로 하고, 숲에서 여름을 나기 위한 필수품을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준비물은 계피와 소독용 에탄올이었다. 우리는 계피를 통에 차곡차곡 담았다. 나의 가위질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몰려 들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빈 통을 계피로 가득 채웠다. 그 속에 소독용 에탄올을 부어 나만의 모기기피제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계피와 같은 색깔이 우러나왔다. 신기했다. 2주 후에 계피는 걸러내고 물을 섞어 사용하면 된다. 다음 달에는 자신들이 만든 모기기피제를 뿌리고 온다고 신나했다.

여름 숲은 조금 힘들다. 더위와 모기를 견뎌내고 만나야 한다. 그래도 아이들의 에너지는 밝고 더 크다. 신나게 숲을 뛰고 더위를 이기고 모기를 견뎌낸다. 그리고 다음 달 숲을 또 기다린다.

※ 수업은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전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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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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