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3 접종 동의율 98%.."백신 안 맞으면 수능 불이익?"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48)씨는 고3 접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젊은 사람일수록 백신 후유증이 세다고 해서 불안하다"며 "아이가 한창 입시에 집중하는 시기인데 맞혀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달 19일부터 고3 학생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가운데 학생·학부모 사이에서는 "꼭 맞아야 하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는 고3뿐 아니라 재수생도 우선 접종하기로 하면서 미접종자는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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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을지 선택 가능…서울 접종 동의율 98.1%
교육부에 따르면 고3 학생은 원하지 않으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을 수 있다. 학생에게 백신 '접종 선택권'을 준 것이다. 선택 접종 방침에 따라 최근 학교 현장에서는 접종 의향을 묻는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생·학부모의 불안감에도 고3 접종 동의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고3 학생의 접종 동의율은 98.1%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 3명을 빼곤 백신을 맞기로 했다"며 "교사 동의율도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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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도 수능 응시…별도 고사장은 검토 중
높은 고3 접종 동의율은 수능 응시에서 불안 요소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준비나 응시에 영향을 미칠까봐 다들 백신을 맞으려 한다"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접종 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부분 고3 학생이 백신을 맞기로 하면서 미접종자의 불이익을 우려하는 반응도 있다. 5일 수험생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접종자도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수능에 응시할 수 있는지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교육부는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도 수능 응시에 아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미접종자도 평소처럼 수능에 응시할 수 있다"며 "백신을 맞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을 수능 응시 조건으로 삼진 않았지만, 교육부는 최대한 응시자 접종률을 높일 계획이다. 5일 교육부는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9월 모의평가의 온라인 접수 인원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9월 모의평가 응시자는 모두 8월 중에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미접종자가 접종자와 다른 공간에서 시험을 치를 가능성은 남아있다. 지난해 수능 때는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이 다른 학생과 격리된 공간에서 시험을 치렀다. 신문규 대변인은 "미접종자 고사장을 따로 만들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 달쯤 수능 방역 대책을 내놓으면서 함께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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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부작용 우려에…정은경 "부작용 드물어"
일각에선 성인보다 감염 가능성이 낮은 고3 우선 접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일부 젊은 남성이 심근염이나 심낭염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우려가 커졌다. 감염 가능성이 낮은 청소년이 당장 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방역 당국은 해외에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났지만, 빈도가 낮다고 보고 있다. 5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젊은 층(접종자)이 심근염·심낭염의 발생이 좀 더 많지만, 발생 확률이 100만건당 4건 정도로 굉장히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입시를 앞둔 수험생의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입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노출이 이뤄진다"며 "학원도 가고, 입시와 관련해 많은 접촉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업·입시 정상화를 위해 접종을 먼저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학교 방역 강화를 위해 화이자 등 일부 백신의 접종 연령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이스라엘 등은 앞서 화이자 백신의 접종 연령을 12~15세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만 16세까지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를 만 12세까지 낮출지 심의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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