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전개·B급 감성, '병맛'이 매력인 삼국지
[이학후 기자]
▲ <신해석 삼국지> 영화 포스터 |
ⓒ (주)미디어캐슬 |
연출은 <변태가면>(2013), <변태가면 2: 잉여들의 역습>(2016), <은혼>(2017), <은혼 2: 규칙은 깨라고 있는 것>(2018),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2020) 등 B급 감성과 병맛 코드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많은 매니아층을 보유한 후쿠다 유이치 감독이 맡았다. 그는 <신해석 삼국지>를 "오래전부터 가슴에 간직해 온 기획 중 하나"라며 "관객들이 이전의 '삼국지'가 아닌, 어디까지나 '신해석'으로 생각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한다.
▲ <신해석 삼국지> 영화의 한 장면 |
ⓒ (주)미디어캐슬 |
자기애로 가득한 조운(이와타 타카노리 분), 깨방정을 떠는 조조(오구리 슌 분), 팔랑귀 예스맨인 손권(오카다 겐시 분), 참수만 외치는 주유(카쿠 켄토 분) 등 '삼국지'의 주요 인물들은 후쿠다 유이치 스타일로 완전히 비틀어졌다. 대화는 말장난으로 가득하다. 극의 중간마다 1980년대 게임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을 넣어 제작비도 줄이고 '삼국지 게임'의 향수도 자극한다. 마치 패러디와 개그로 점철된 <은혼>을 삼국지 버전으로 만든 느낌이다.
가장 재미있게 재해석된 인물은 초선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중국 4대 미인으로 손꼽히는 초선을 가녀린 몸매라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신해석 삼국지>는 뜻밖의 몸무게를 지닌 '시대고증적 미인' 초선(와타나베 나오미 분)을 선보인다. 독보적인 개성으로 일본의 예능과 코미디에서 맹활약하는 와타나베 나오미가 보여주는 초선의 파워댄스는 배우들이 웃음을 참기 위해 고개를 숙일 정도로 포복절도할 장면이다.
<신해석 삼국지>에서 재해석만큼이나 돋보이는 건 화려한 출연진이다. 매사 투덜거리는 유비 역은 <해피 해피 브레드>(2012), <아이 엠 어 히어로>(2015),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2018) 등 다양한 장르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오이즈미 요가 열연했다. 후쿠다 유이치 감독은 <신해석 삼국지>의 기획 단계부터 주인공 유비 역에 오이즈미 요를 염두에 두고 있었음을 밝혔다.
▲ <신해석 삼국지> 영화의 한 장면 |
ⓒ (주)미디어캐슬 |
<신해석 삼국지>에서 역사학자는 두 가지 주장을 펼친다. 하나는 "역사라는 것에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가 남습니다.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요. 오늘 보신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란 주장이다. 이것은 '삼국지'를 접한 관객에 따라 신선한 신해석과 과도한 신해석으로 반응이 갈릴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 이야기로 조금이라도 삼국지에 흥미가 생기셨다면 문헌을 한번 찾아보세요. 그러면 여러분 나름의 삼국지가 탄생할 겁니다"란 주장이다. 여기에 대해선 의견이 나뉘지 않으리라 본다. <신해석 삼국지>가 너무나 황당무계한 전개를 펼치는 통에 '삼국지'를 접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면 도대체 원래 작품에선 인물들이 어떻게 다루었는지 찾아볼 테니까 말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위로 들이박는 이준석, 위축된 청년의 엔터테인먼트"
- 홍준표 복귀 일성 "국정 99%는 검찰 일과 무관"... 윤 견제
-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윤석열, 2주만에 2.8%p 하락... 최재형, 야권 3위 - 오마이뉴스
- 8년만의 한국 방문, 하루 만에 포기했습니다
- 은퇴 후엔 새로운 삶을... 제주에 내 집을 짓다
- 고두심의 고백 "제주4·3 상처, 신 내린 것처럼 연기"
- '탈서울' 하고 두물머리 내려간 두 예술가가 벌인 일
- "대선 출마? '특채 내로남불' 최재형 감사원장 사퇴하라"
- 대법원, '비폭력 신념' 병역거부 첫 인정... "종파 떠난 유의미한 판결"
- '낙동강 취수원 이전'안, 낙동강유역물관리위 심의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