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찍은뒤 "용서 못할 추녀"..여대생 5000명 울린 막장 전시
#화면에는 캠퍼스를 걷는 여대생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4306, 4513, 4532…. 하단에 표시되는 의문의 숫자, 여대생의 외모순위라고 한다.
중국 상하이의 한 미술관이 여대생들을 이른바 '얼평'(외모를 평가한다는 신조어)해 순위를 매긴 비디오아트 작품 전시를 중단하기로 했다. SNS를 중심으로 "작품이라는 이름 아래 여성들을 모욕하고 초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BBC·CNN 등에 따르면 허샤닝 미술관이 운영하는 'OCAT 상하이' 현대 미술관은 '여성비하 논란'을 빚은 중국 예술가 쑹타(宋拓·33)의 작품 '캠퍼스 꽃'(영문명 어글리어 앤드 어글리어, Uglier and Uglier)전시를 중단하고, 관련 전시회장을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쑹타의 작품에 많은 비판이 제기됐고 작가의 설명을 재검토한 결과 작품의 의도와 제목이 여성에게 모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당 작품의 전시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캠퍼스 꽃'은 쑹타가 2013년 만든 비디오아트다. 대학 교정을 걷는 여대생들을 몰래 촬영한 후 외모 순위를 매겨 순서대로 나열한 7시간짜리 영상이다. 5000여명의 여대생이 등장한다. 그는 3명의 조수와 여성의 외모를 분류했다고 한다.
쑹타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외모 순위를 신중하게 매겼고 못생긴 여성의 경우 '용서 가능한 못생김'과 '용서할 수 없는 못생김'으로 분류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작품 속에 외모 순위 1위를 한 여대생은 포함하지 않았는데 '나만 소장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난 2013년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에서 전시됐을 당시에도 큰 논란이 일었지만, 또다시 전시대에 올랐다. 당시 쑹타는 "나에게는 진실을 말할 권리가 있다"며 "팔이나 눈·귀가 없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 그저 못생겨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점이 무서웠다"고 주장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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