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청사부지 아파트 공급 무산..공급 예정 부지 곳곳에서 파열음
경기 과천청사부지에 아파트 4000가구를 지으려던 정부의 계획이 무산됐다. 정부가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수도권 주요 신규택지 중 하나다.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과천청사부지 대신 3기 신도시와 함께 개발 중인 과천과천지구 자족 용지(3000가구)와 대체지(1300가구)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공급 부족 논란에도 줄곧 수요 억제책을 고집하던 정부는 방향을 선회해 지난해 8월 4일 서울 등 수도권의 유휴부지에 13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공공재건축(5만 가구), 공공재개발(2만 가구), 신규택지 발굴(3만3000가구) 등이 공급의 주요 내용으로 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주택으로 짓는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공공재건축은 지난 4월 발표한 1차 후보지는 5곳으로 729가구 추가 공급에 그쳤다. 신규택지도 발표 즉시 “주민 협의 거치지 않은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통보”라며 지자체 및 주민의 반발이 거셌다. 과천의 경우 여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까지 추진되자 결국 정부·여당은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과천시는 “과천청사부지를 지켰다”고 했고 정부와 여당은 기존 계획보다 많은 물량을 공급하게 됐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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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시민 "자족 용지에 아파트, 베드타운 된다" 반발
하지만 바뀐 공급 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과천의 부동산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자족 용지 다 내주고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과천시는 베드타운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3기 신도시를 일자리가 풍부한 스마트 도시로 만들겠다며 자족 용지 확보에 나섰다.
과천지구의 경우 전체 면적의 47%(약 36만㎡)가 자족 용지다. 당초 계획된 7000가구에 이 자족 용지를 헐어 30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방침에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장소를 밝히지 않고 있는 1300가구의 대체지의 경우 지식정보타운 입주예정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지식정보타운 끝자락, 대학 유치 부지라는 소문이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과천지구 추가 공급의 경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66만㎡ 초과 부지라 당해(30%), 경기(20%), 수도권(50%) 거주 비율로 공급된다. 대체지의 경우 규모가 작아 100% 당해 공급이다. 과천 주민 김 모(39) 씨는 “서울에서 시작된 주택난을 과천 과밀 공급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학교나 기존 인프라 추가 없이 1300가구나 늘리겠다고 하니 주민들이 난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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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에 아파트 짓자는 여당
8·4대책의 다른 신규택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부지(1만 가구)의 경우 주민들은 그린벨트 훼손과 교통난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노원구청도 공급량을 5000가구로 축소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다.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도 이전하는데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가 주민 반발도 크다. 이에 정부·여당은 양호한 대안 입지에 공급 물량 확보에 문제없다면 수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정에서는 이달 말까지 추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겠다며 공급 후보지를 마구 늘리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 터에 조성될 예정인 용산공원 부지 일부에 주택을 공급하는 구상과 군 공항인 서울공항 이전, 그린벨트 해제 등도 거론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활용도가 높은 도시의 유휴부지를 모두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고, 지자체의 도시계획 권한을 무시하고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인 공급에 나서니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존 주택 단지의 용적률을 높여 개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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