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 레전더리 워'의 초라한 종영.. 엠넷 혼자만의 잔치?

김상화 2021. 6. 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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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잡음 양산에 변화 없이 안이한 제작.. 차기 시즌 가능할까

[김상화 기자]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CJ ENM
 
엠넷의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 <킹덤 : 레전더리 워>(이하 킹덤)가 3일 스트레이키즈의 우승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월 첫 녹화에 돌입한 <킹덤>은 4월 1일 1회를 시작으로 2개월 동안 비투비, 아이콘, SF9, 더보이즈,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등 총 6개 케이팝 인기팀들의 치열한 경합을 보여줬다. 

매회 화려한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킹덤>의 인기와 화제성은 앞서 진행된 <컴백전쟁 퀸덤>, <로드 투 킹덤> 등과 견줘 미미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강력한 팬덤을 지닌 대표그룹들을 대거 소환했지만 막상 프로그램은 미적지근한 반응 속에 조용히 막을 내렸다.

[최종 순위]
1위 스트레이키즈, 2위 더보이즈, 3위 에이티즈, 4위 비투비, 5위 아이콘, 6위 SF9

엠카운트다운 급 시청률...TV 속 인기몰이 실패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CJ ENM
 
<킹덤>의 시청률은 매회 0.2~0.5%(닐슨 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 수준에 맴돌면서 엠넷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TV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고 젊은 세대의 모바일, OTT 이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킹덤>은 매주 같은 날 방영되는 <엠카운트다운>과 별반 차이 없는 수치를 기록할 만큼, 인상적인 기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각종 경연 영상의 인기도 2년 전 걸그룹 경연 <퀸덤>과 비교했을 때 저조했다. 

한국 이용자 중심의 네이버TV 기준으로 <퀸덤>은 재생수 10만회 이상을 기록한 동영상을 무려 50개나 보유한데 반해 <킹덤>은 고작 2개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물론 해외 케이팝 이용자의 비중이 절대적인 유튜브에선 수백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다수 존재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의 <킹덤> 화제성은 예전 시즌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음원 시장에서도 <킹덤>은 큰 파도를 일으키진 못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최종 경연 음원 <킹덤 THE FINAL : WHO IS THE KING?> 신곡 6곡도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각종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가 그룹 상당수가 음원보단 음반 판매 등에서 높은 인기를 과시한다곤 하지만, 케이팝 정상 그룹들을 모아놓은 결과물이라기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기존 팬덤만 보는 프로그램? 각종 잡음만 양산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CJ ENM
 
2년 전 <퀸덤>이 좋은 평가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프로그램 방영 기간과 맞물려 참가팀을 응원하는 신규 팬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마이걸은 지난해 새로운 음원 강자로 급부상했고 마마무와 (여자)아이들은 음반 시장에서 선전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더불어 폭넓은 인지도를 얻으면서 기존 걸그룹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도 상당부분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왔다.

반면 <킹덤>은 이에 견줄 만한 가시적인 효과, 결과물을 아직까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시작부터 잡음을 양산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키웠다. 초반 빚어진 무대 세트 제작비 불공정 시비는 경연에 대한 불신감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변화 없는 안이한 제작... 차기 시즌 가능할까?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CJ ENM
 
한편 <킹덤> 방영 기간 중에 무대에 참여한 댄서가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서 더 보이즈 주연과 아이콘 동혁, SF9 유태양 등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돌입하면서 활동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당 그룹 팬덤에선 <킹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오기도 했다.

<킹덤>이 미지근한 관심 속에 막을 내리게 된 데엔 앞선 두 차례의 방송 대비 별반 차이 없는 내용물도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몇 차례 경연 치르고 중간에 참가팀 친목 다지는 게임을 중심에 회차 삽입하는 방식은 이미 <퀸덤>, <로드투킹덤>을 통해 봐 온 익숙한 광경이었다. 사람만 달라졌을 뿐 변화 없는 제작이 세 번이나 이뤄지면서 <킹덤>만의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킹덤이 거둔 유일한 성과는 참가팀 사이 친분 쌓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뿐이다"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최정상 그룹들을 다수 동원하고도 찻잔 속 돌풍에만 머문 <킹덤>의 종영은 향후 <퀸덤 2> 혹은 <킹덤 2> 등 차기 시즌 제작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코로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정도엔 방청객들의 열띤 응원 속에 현재보단 좋은 여건이 펼쳐질 수 있다지만, 지금과 같은 특색 없는 구성으로는 시청자, 케이팝 팬들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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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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