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 레전더리 워'의 초라한 종영.. 엠넷 혼자만의 잔치?
[김상화 기자]
▲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 CJ ENM |
엠넷의 보이그룹 경연 프로그램 <킹덤 : 레전더리 워>(이하 킹덤)가 3일 스트레이키즈의 우승으로 10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월 첫 녹화에 돌입한 <킹덤>은 4월 1일 1회를 시작으로 2개월 동안 비투비, 아이콘, SF9, 더보이즈,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등 총 6개 케이팝 인기팀들의 치열한 경합을 보여줬다.
매회 화려한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킹덤>의 인기와 화제성은 앞서 진행된 <컴백전쟁 퀸덤>, <로드 투 킹덤> 등과 견줘 미미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강력한 팬덤을 지닌 대표그룹들을 대거 소환했지만 막상 프로그램은 미적지근한 반응 속에 조용히 막을 내렸다.
[최종 순위]
1위 스트레이키즈, 2위 더보이즈, 3위 에이티즈, 4위 비투비, 5위 아이콘, 6위 SF9
▲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 CJ ENM |
<킹덤>의 시청률은 매회 0.2~0.5%(닐슨 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 수준에 맴돌면서 엠넷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TV시청률이 예전 같지 않고 젊은 세대의 모바일, OTT 이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킹덤>은 매주 같은 날 방영되는 <엠카운트다운>과 별반 차이 없는 수치를 기록할 만큼, 인상적인 기록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각종 경연 영상의 인기도 2년 전 걸그룹 경연 <퀸덤>과 비교했을 때 저조했다.
한국 이용자 중심의 네이버TV 기준으로 <퀸덤>은 재생수 10만회 이상을 기록한 동영상을 무려 50개나 보유한데 반해 <킹덤>은 고작 2개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물론 해외 케이팝 이용자의 비중이 절대적인 유튜브에선 수백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다수 존재하지만, 적어도 국내에서의 <킹덤> 화제성은 예전 시즌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음원 시장에서도 <킹덤>은 큰 파도를 일으키진 못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최종 경연 음원 <킹덤 THE FINAL : WHO IS THE KING?> 신곡 6곡도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각종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가 그룹 상당수가 음원보단 음반 판매 등에서 높은 인기를 과시한다곤 하지만, 케이팝 정상 그룹들을 모아놓은 결과물이라기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 CJ ENM |
2년 전 <퀸덤>이 좋은 평가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프로그램 방영 기간과 맞물려 참가팀을 응원하는 신규 팬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마이걸은 지난해 새로운 음원 강자로 급부상했고 마마무와 (여자)아이들은 음반 시장에서 선전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더불어 폭넓은 인지도를 얻으면서 기존 걸그룹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도 상당부분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왔다.
반면 <킹덤>은 이에 견줄 만한 가시적인 효과, 결과물을 아직까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시작부터 잡음을 양산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키웠다. 초반 빚어진 무대 세트 제작비 불공정 시비는 경연에 대한 불신감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 지난 3일 방영된 엠넷 '킹덤 : 레전더리 워' 최종회의 한 장면. |
ⓒ CJ ENM |
한편 <킹덤> 방영 기간 중에 무대에 참여한 댄서가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서 더 보이즈 주연과 아이콘 동혁, SF9 유태양 등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돌입하면서 활동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해당 그룹 팬덤에선 <킹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크게 터져 나오기도 했다.
<킹덤>이 미지근한 관심 속에 막을 내리게 된 데엔 앞선 두 차례의 방송 대비 별반 차이 없는 내용물도 영향을 끼쳤다. 단순히 몇 차례 경연 치르고 중간에 참가팀 친목 다지는 게임을 중심에 회차 삽입하는 방식은 이미 <퀸덤>, <로드투킹덤>을 통해 봐 온 익숙한 광경이었다. 사람만 달라졌을 뿐 변화 없는 제작이 세 번이나 이뤄지면서 <킹덤>만의 특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킹덤이 거둔 유일한 성과는 참가팀 사이 친분 쌓는 기회를 마련해 준 것 뿐이다"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최정상 그룹들을 다수 동원하고도 찻잔 속 돌풍에만 머문 <킹덤>의 종영은 향후 <퀸덤 2> 혹은 <킹덤 2> 등 차기 시즌 제작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다.
코로나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정도엔 방청객들의 열띤 응원 속에 현재보단 좋은 여건이 펼쳐질 수 있다지만, 지금과 같은 특색 없는 구성으로는 시청자, 케이팝 팬들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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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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