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매입등록임대 폐지와 전월세시장

2021. 6. 2. 12: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매입임대 등록제도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임대주택 등록제도는 서민 전월세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결국 아파트값 급등으로 야기된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으로 채택한 정부정책으로 매입임대주택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다주택자를 과도하게 규제하여 민간임대를 포기하면, 주택 구입 능력이 취약한 비아파트에 살고 있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구, 사글세 및 연세가구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매입임대 등록제도가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임대주택 등록제도는 서민 전월세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정부 초기만 하더라도 임차인과 임대인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2017년 12월에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그러던 정부 정책은 1년을 가지 못했다. 9·13대책(2018년), 12·16대책(2019년)을 발표하면서 임대등록사업자에게 줬던 혜택을 축소했고, 지난해 7·10대책에서는 기존 등록임대의 최소 임대의무기간 종료시 자동 말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임대주택 등록제도의 사실상 폐지를 선언했다. 이는 얼마 전에 국회에서 나온 ‘매입임대 신규 등록 폐지 및 자진말소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서민 전월세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집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매입임대 등록제도를 폐지하면 집값이 안정될까. 지켜볼 일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임차방식으로 살고 있다. 보증금이 없는 월세, 사글세, 연세 등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전세나 보증금이 있는 월세로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여건이 어려운 주거취약계층이다. 이들은 대부분 민간임대주택에서 살고 있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를 분석해보면 총 1994만가구를 기준으로 약 759만가구가 임차가구다. 759만가구 중 86.5%가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이들을 임차방식으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전세가구 94.9%, 보증금이 있는 월세가구 77.8%,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구 99.9%, 사글세 또는 연세가구 99.3%, 일세가구 100%가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그나마 공공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가구는 전세가구 3.6%, 보증금이 있는 월세가구 19.8% 정도다.

이처럼 전체 주택시장의 38.1%를 차지하고 있는 전월세시장은 86.5%를 민간임대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민간임대시장이 무너지면 전월세가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민간임대시장은 등록임대 사업자와 비등록 다주택자가 제공하는 주택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국회의 매입임대 등록 폐지 정책으로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임차가구의 주거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구, 사글세, 연세, 일세가구 대부분이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보증금 없는 월세가구, 사글세, 연세가구가 100%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으며, 이들이 살고 있는 주택유형도 대부분 단독주택, 연립, 다가구와 같은 비아파트가 많다.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되는 주택 중 아파트는 50~70%수준이지만, 비아파트는 95~100% 수준이다.

결국 아파트값 급등으로 야기된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으로 채택한 정부정책으로 매입임대주택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다주택자를 과도하게 규제하여 민간임대를 포기하면, 주택 구입 능력이 취약한 비아파트에 살고 있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구, 사글세 및 연세가구들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민간임대주택시장을 향한 칼끝이 거두어지길 기대해본다.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