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맞은 30대 남성 '희귀 혈전증'으로 입원..국내 첫 사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희귀혈전증 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다행히 현재 상태가 호전 중이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30대 남성 A씨는 AZ 백신을 처음 맞았다. 취약시설 종사자라 접종대상자로 분류됐다. 이후 A씨는 이달 9일 아침 심한 두통증상을 겪었다.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두통은 지속됐다. 급기야 지난 12일 경련이 동반되자 병원에 입원했다. 의료진이 검사를 진행한 결과 뇌정맥혈전증과 뇌출혈, 뇌전증 진단을 받았다. 의료기관은 지난 27일 방역당국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30일 서울시에서 시행한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혈액응고장애자문단 회의를 개최해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사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환자의 상태가 호전돼 큰 문제는 없다”며 “이번 환자에 대해서는 피해보상 절차를 거쳐 신속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질병청이 밝힌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의심증상은 총 4가지다. 구체적으로는 ▶접종 후 4주 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다리 부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심한 또는 2일 이상의 지속적인 두통이 발생하며,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는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접종 후 갑자기 기운이 떨어지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접종 후 접종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이다.
추진단은 “증상을 조기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 가능한 질환이므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 접종과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발생의 연관성이 있다며 ‘매우 드문 부작용 사례’로 안내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선 희귀혈전증 발생 우려로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60세 이상에게만 접종을 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현재 30세 이상에게만 AZ 백신 접종을 하고 있으며 희귀혈전증 사례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외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발생 사례는 100만명 당 ▶영국은 9.5건, ▶유럽은 10건인데 반해 한국은 0.3건 수준이다. 추진단은 “아직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전문학회(대한신경과학회, 한국혈전지혈학회)와 협력 등을 통해 진단ㆍ치료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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