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에디터들이 만든 브랜드 9
2021. 5. 26. 00:01
디자이너들의 옷을 멋진 비주얼로 재창조하고, 트렌드를 분석하며, 패션을 대중에게 전하는 에디터들이 직접 만든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자신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브랜드의 기초를 다지고 이를 발전시키는 과정 곳곳엔 그들의 저널리스트적인 생각들이 녹아 있었다. 그들은 이제 패션 전달자가 아닌, 창조자다.
「 Colville by Lucinda Chambers 」
36년간 영국 〈보그〉의 패션 디렉터를 지낸 전설적인 에디터 루신다 챔버스는 마르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담당하며 깊은 친분을 쌓은 마르니의 전 디자인 디렉터 몰리 몰로이와 함께 지난 2018년 콜빌을 론칭했다. ‘패스트 패션에 대한 저항’이라는 철학을 지닌 콜빌은 1970년대 데이비드 호크니가 즐겨 찾던 런던의 거리 이름에서 영감을 얻었다. 빈티지 피스를 업사이클링한 아이템을 비롯해 과감한 컬러와 다채로운 패턴, 수공예적 디테일, 다양한 믹스매치가 가능한 시즌을 초월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적인 동시에 지극히 실용적인 패션템 이외에 블랭킷, 러그, 카펫과 같은 홈 컬렉션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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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빌은 세네갈, 콜롬비아, 멕시코, 모로코 등 전 세계 여성 장인들이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발현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력을 통해 돕고 있다.
「 La DoubleJ by J. J. Martin 」
〈하퍼스 바자〉 〈WSJ〉 〈월 페이퍼〉 미국판의 패션 에디터를 지낸 J. J. 마틴이 2015년 론칭한 라 더블제이는 본래 그녀가 소유한 개인 빈티지 컬렉션을 판매하고자 설립됐다. 이후 20년째 자신이 거주하는 밀라노는 물론 이탈리아의 감성을 담은 화려한 컬러와 빈티지풍 패턴의 레디투웨어, 액세서리 나아가 홈 컬렉션까지 선보이고 있다. 라 더블제이 홈페이지에는 그녀의 저널리스트적 면모를 보여주는 섹션이 있다. 바로 웹 매거진 형태로 편집된 다양한 콘텐츠! 그녀가 직접 쓴 컬렉션에 관한 스토리를 담은 편지, 이탈리아 여성들의 이야기, 요가와 명상 같은 그녀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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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턴이 매력적인 라 더블제이.
「 Your Life Here by Kim Min Jeong 」
〈얼루어〉와 〈인스타일〉 한국판의 패션 에디터였던 김민정은 ‘유네미’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유어네임히얼을 통해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내추럴하고 페미닌한’ 유네미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그녀는 여자들이 입고 싶은 옷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세컨 브랜드인 유어라이프히얼이 론칭했다. 주말에 입으면 좋을 편안한 위크엔드 룩을 유니섹스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컬러 팔레트로 제안되며 퍼프 소매 스웨트셔츠, 머메이드 스커트와 같이 유네미의 DNA를 이은 디자인까지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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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원마일 웨어를 제안하는 유어라이프히얼.
「 Club Activity by Jung Fwan Wook 」
〈W 코리아〉의 패션 에디터였던 정환욱은 패셔너블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CA, 클럽 액티비티를 만들었다. 시즌에 구애받지 않으며, 다루고 싶은 이슈 또는 아이템이 있을 때 컬렉션을 선보이는 형식을 추구하는 클럽 액티비티는 공통된 취향을 지닌 이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토요일마다 우리가 손꼽아 기다리던 CA 시간에 어울릴 편안하고 활동적인 캐주얼 아이템과 테이프, 스티커 팩과 같은 굿즈 또한 선보이고 있다. ‘San Numer San’, ‘Sanuro Gane’와 같은 위트 넘치는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와 트랙 슈트, 볼캡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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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캐주얼 웨어를 만날 수 있는 클럽 액티비티.
「 Daejoongso by Kim Kyung Min 」
〈하퍼스 바자〉 〈지큐〉 〈에스콰이어〉 한국판의 에디터로 일하며 남녀 패션을 두루 경험한 김경민의 커리어는 성별과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보이는 대중소로 이어졌다. 에센셜 아이템인 셔츠로만 구성된 첫 컬렉션에 이어 점차 스트리트 감성이 더해진 디자인으로 발전된 대중소. 이번 시즌엔 핫한 스포츠 골프의 어원 ‘콜프(Kolf)’를 주제로 컬렉션을 펼쳤다. 피케 셔츠, 니트 베스트, 윈드브레이커, 스웨트셔츠 등 야외 스포츠에 적합한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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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성의 세련된 골프 웨어를 선보인 대중소.
「 Ponytail by Kang Kook Hwa 」
“‘넌 머리 묶은 게 더 예뻐’라며 친구들이 종종 나의 포니테일을 칭찬했는데, 표현은 안 했지만 그 말을 듣는 게 참 좋았다. 그런 기분 좋은 칭찬 같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보그걸 코리아〉 패션 에디터 출신 강국화는 자신의 바람대로 포니테일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가득한 브랜드로 가꿔나가고 있다. 현재 공개된 레디투웨어 이외에 백, 주얼리, 작고 귀여운 빈티지 제품을 차례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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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 ON A TRUE STORY’ 포니테일의 강국화는 자신이 열렬히 사랑하는 빈티지 피스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
「 Hotel Cerritos by Lee Young Pyo 」
맨스 매거진 〈레옹 코리아〉의 패션 에디터였던 이영표의 호텔 세리토스. 제품 카테고리를 보면 맨스 매거진 속 아이템을 살펴보는 느낌이 든다. 라이터, 호텔 객실 키 태그가 연상되는 키링, 새니타이저, 배스 가운, 타월, 룸 슬리퍼 등 휴가지에서 묵었던 호텔 방 안에 놓인 물건처럼 기념품 같은 아이템과 스웨트셔츠, 티셔츠, 펫 스웨트 셔츠와 같은 의류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LA 세리토스 지역의 평화로운 풍경에서 영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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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라이프를 지향하는 호텔 세리토스.
「 Le Sonnet by Jeon Hyo Jin 」
〈보그걸〉 〈누메로〉 〈레옹〉 한국판의 패션 에디터를 지낸 전효진. 백 브랜드 세르쥬포에틱에 이어 최근 골프&테니스 웨어 브랜드 르 쏘넷을 론칭했다.그린 위에서의 건강하고 시적인 인생을 추구하는 르 쏘넷은 ‘Le Sonnet du Vert(초록의 시)’의 줄임말. 실제로 자신이 애정하는 스포츠인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며 느꼈던 여러 가지 니즈를 이번 브랜드에 반영했다. 전형적인 스포츠웨어가 아닌, 편안하고 실용적인 동시에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이 인상적.
「 Sleeper by Kate Zubarieva & Asya Varetsa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에디터로 일한 케이트 주바리에바와 아시야 바렛사가 2014년 론칭한 슬립 웨어 브랜드, 슬리퍼는 같은 카테고리의 브랜드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현재 그 영역을 더욱 확장시키는 중.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깃털 장식 파자마를 비롯해 다양한 디자인의 스타일리시한 라운지 웨어와 드레스, 백, 슈즈까지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들의 공식 쇼핑몰에서 접할 수 있는, 집 안팎에서 두루 참고하기 좋을 다양한 파자마 슈트 스타일링은 에디터로서의 그들의 이력과 뛰어난 스타일링 감각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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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한 슬립 웨어를 선보이는 슬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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