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접긴 아쉬워" 300대 한정 LG 롤러블폰 임직원에 푼다

최현주 2021. 5. 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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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LG폰’이 될 롤러블폰과 레인보우폰이 한정적이지만, 세상의 빛을 본다.

LG전자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인 롤러블폰을 시제품 형태로 일부 생산해 선물로 줄 방침이다. 일명 '레인보우 폰'으로 불리는 LG 벨벳 2 프로 3000여 대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정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에서 롤러블 폰 시제품과 레인보우 폰을 내놓는 데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CES 2021에서 LG전자가 공개한 롤러블폰. [사진 LG전자]



빛보는 롤러블 폰, 약 300대 제작해 배포
롤러블 폰 시제품은 얼마나 제작할지와 누구에게 배포할지 등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300대가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롤러블 폰 개발에 기여한 내‧외부 인사에게 선물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한다. LG전자는 “기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만들어진 시제품 외 추가 제작 계획이 없고 시제품도 내‧외부 별도 활용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롤러블 폰은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1’에서 5초 남짓한 짧은 영상으로 공개된 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해당 영상엔 한 남성이 직사각형 형태의 롤러블 폰을 보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마트폰의 뒤쪽에 있는 화면이 서서히 펼쳐지면서 태블릿 PC처럼 넓은 화면으로 커진다.

당시 업계와 외신에서는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관)로는 차세대 스마트폰의 또 다른 대표주자로 꼽히는 폴더블폰보다 롤러블 폰이 더 혁신적이라는 평을 내놨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형태의 폴더블폰은 구조상 두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 주름이 생긴다. 롤러블 폰은 화면을 돌돌 말았다 펴는 방식이라서 주름이 잡히지 않는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폰아레나는 “롤러블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일정한 장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LG 롤러블은 폴더블폰에서 볼 수 있는 어색한 디스플레이 주름을 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롤러블 폰의 경우 계획대로라면 LG전자가 '세계 최초' 출시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 중국 오포 등이 롤러블 폰 개발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안타까움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특허청에 ‘Z롤(Z Roll)’, ‘Z슬라이드’ 등의 상표권을 유럽특허청에 출원했다. 업계에선 롤러블 폰 제품명일 것으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주관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콘셉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사실상 롤러블 폰의 상용화 준비까지 끝낸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가는 것에 아쉬움이 클 것”이라며 “비록 시제품이지만 롤러블 폰의 완성도를 뽐내고 싶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 말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는 LG전자가 마지막 'LG폰'인 LG 벨벳2 프로를 임직원 한정으로 이달말께 출시한다. 사진은 지난해 출시한 LG 벨벳 Q92. [사진 LG전자, 중앙포토]



레인보우 폰은 3000여대 제작해 임직원에 판매
레인보우 폰은 빠르면 이달 말부터 LG 임직원 몰을 통해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1인당 구매 수량은 최대 2대로 예상되며 외부 판매는 금지된다. 가격은 19만9000원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와 상관없는 ‘공기계’ 형태인 자급제폰이다. 다만 사후서비스(AS) 기간은 6개월 남짓으로 예상된다.

레인보우 폰의 경우 휴대전화 사업 철수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지난 1월 이미 3000여 대 물량이 생산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LG전자는 당초 지난 3월 레인보우 폰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LG전자는 지난 4월 휴대전화 사업 종료(7월 말)를 발표하면서 LG폰 사용자를 위한 AS와 운영체제(OS)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AS는 제품 제조일로부터 4년, OS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도 최대 3년간 이어간다. 하지만 레인보우 폰의 경우 임직원 대상인 데다 물량이 적어 AS 기간이 기존 폰보다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3000대를 위한 AS나 OS를 수년간 지속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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