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웅의 인물열전] 호방한 자유인 허균 평전] 금강산에서 지은 '동정부'

김삼웅 2021. 4.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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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장르에 부(賦)가 있다.

그대 금강산에서 지은 시가 동정부(東征賦)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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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회] 감상을 느낀 그대로 적은 시이다

[김삼웅 기자]

 
 강릉 '초당마을숲'과 경포호가 만나는 곳에 있는 다리 장식. 허균의 대표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이 손을 흔들고 있다.
ⓒ 신한슬
 
시의 장르에 부(賦)가 있다. 감상을 느낀 그대로 적은 시이다. 굴원의 초사(楚辭)에서 시작되었다. 서정적인 것도 있으나 대개는 서사(敍事)를 주로 한다. 
허균은 서른 다섯 살에 파직되어 금강산을 거쳐 강릉의 옛 집으로 갔다. 그대 금강산에서 지은 시가 「동정부(東征賦)」이다. 그는 여러 편의 부를 지었다. 「동정부」는 긴 내용이어서 여기서는 두 단락을 소개한다.
 
 강릉 '초당마을숲' 허난설헌·허균 생가터
ⓒ 신한슬
 
   동정부(東征賦)

 정양사에 오르자 벽화 찾아보고
 마침내 동루로 시선 달렸다오
 창공에 묶인 옥다발 빽빽하고
 일만 겹 아름다운 산봉우리 펼쳐졌네
 혹은 하얀 난세 훨훨 날고
 혹은 흰 용이 솟아오르네
 혹은 대사가 염주 두 손으로 받들고
 혹은 산성이 신발 신고 거니네
 혹은 목을 치든 위봉이오
 혹은 갈기 뒤흔드는 천마로다
 혹은 피지 않은 서리 맞은 연이오
 혹은 빨리 달려 세차게 뛰고
 혹은 높이 솟아 웅성거리네
 혹은 쳐들다가 다시 굽어본 듯
 혹은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선 듯
 혹은 옥이 쌓였고 구슬이 섞였으며
 혹은 기울어진 동이요 뒤엎은 삿갓이라
 놀랍구나 온갖 형태 기묘함 다투니
 낱낱이 응접할 겨를이 없었네.
  
유점사 구름 밖에 뒤돌아보며  
내 말고삐 낙가사에 머물렀다오  
동창 열어제쳐 아침 햇살 맞이하고
육합 어루만지며 큰소리로 노래했어라
이 강호의 내 집만이  
만 년 세월 보내기 합당하다네
천 리의 명승 자취 걸어와서 한 골짜기 연하 속에 몸 누그리네 가슴 속 너그러이 스스로 즐기니  세상 생각 단번에 사라지네 저 관록은 근심뿐이라 

환해의 치솟는 파도 두렵도다 생각하면 금시 떨리고 꿈속에서 잠꼬대라 내 가는 길 감히 다시 어긋나랴 만일 오래도록 이 청복 누릴 수 있다면 알지라 내 가장 많이 얻으리  천명 즐거워할 뿐 무엇을 의심하랴 내 적성에 편안하여 그 평화 보전하네  잔나비며 학 짝하여 노닐며 이 맹서를 석과에 부쳐볼까  오늘 그리고 내일 한가로이 보내리라  인생 백년 얼마나 되느뇨  서쪽으로 미인 바라보고  홀연히 서글퍼 깊게 읊노라. (주석 13) 

주석
13> 허균 지음, 『국역 성소부부고(2)』, 민족문화추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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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호방한 자유인 허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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